재미도 없고 내용도 없는 더 파이브

더파이브

치밀한 두뇌게임인 줄 알았다. ‘오션스 일레븐(Ocean’s Eleven, 2001)’이나 ‘범죄의 재구성(The Big Swindle, 2004)’ 또는 ‘도둑들(The Thieves, 2012)’처럼 통쾌한 사기극이라도 펼쳐지리라 기대했었다. ‘다섯이 있어야 가능한 완벽한 복수’라는 카피 문구도 그렇고 ‘더 파이브(The Fives, 2013)’라는 제목도 그러한 기대감을 높여 주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이 영화가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므로 이미 웹툰을 본 사람이라면 대략적인 흐름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메가폰을 잡은 정연식 감독 역시 웹툰의 원작자이자 이 영화 대본의 각색자이고 연출자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미 그의 웹툰을 접한 사람이라면 얼마나 소름 끼치는 내용인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입장에서는 영화의 전개가 상당히 당혹스럽기만 하다. 치밀한 두뇌게임과는 거리가 한참 먼 것도 그렇지만 끔찍한 범죄와 그로 인해 파괴된 한 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개운치가 못하다. 이런 내용인 줄 알았다면 아무리 볼 영화가 없었더래도 선택하지 않았을 게다. 싫어하는 영화일망정 차라리 ‘친구2(Friend 2, 2013)’를 봤을런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 대해서 이처럼 혹평하는 것은 소재가 지나치게 끔찍하기 때문이고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잔인한 상상력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흉악 범죄가 횡횡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소재의 영화를 접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폭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영화를 보고 좋은 영화라며 박수 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기분 나빠하며 찝찝한 기분으로 나서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인 이유에서다.

연쇄살인마가 등장하고 그에게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가 있으며 정의라는 이름으로 복수한다는 스토리 라인은 다른 스릴러 영화나 소설 또는 만화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더 수위 높은 자극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영화(또는 웹툰)에서는 매춘부(또는 직업여성)를 살해해서 그 유골로 인형 작품을 만들어 소장한다는 엽기적인 상상을 설정으로 하고 있다. 그래놓고 작가는 대단히 독창적이라며 감탄을 했겠지.

스토리 전개도 엉성하기 그지없는데, 복수를 위해 모인 다섯 명의 면면이 허술하기만 하고 그들의 역할 또한 빈약하기만 하다. 엽기적인 범인은 젊은(또는 어린) 나이에 노련한 외과의사처럼 일을 처리하고 불사조처럼 죽지 않고 살아난다. 범인을 제압했으면 끈으로든 무엇으로든 묶어놓고 담배를 피워야 할 텐데 그러지 않고 방심하다 역습을 당한다는 점도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영화와 만화가 다른 것은 기본적으로 스크린과 지면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종이에서는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지만, 스크린에서는 어느 정도 현실과 맞닿아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웹툰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영화화되었을 때 대부분 참패를 맛보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종이로 볼 때는 쫄깃쫄깃했어도 스크린으로 볼 때는 그 맛이 살지 않게 된다. 웹툰을 영화화하기 전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더 파이브(The Fives, 2013)
스릴러, 드라마 | 한국 | 123분 | 2013.11.14 개봉 | 감독 : 정연식
출연 : 김선아(은아), 온주완(재욱), 마동석(대호), 신정근(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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