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에서 선재대교를 지나면 왼쪽으로 보이는 작은 섬이 있다. 목섬이란 이름의 섬이다. 섬 안의 섬인 셈이다. 제부도처럼 목섬도 물길이 열려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작은 섬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삼아 한바퀴 돌아 나오기 좋은 곳이다. 특히 이른 아침에 상쾌한 바다 공기를 마시며 돌아보면 더없이 좋다.
목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제부도처럼 시멘트가 아니라서 더욱 운치 있다. 인위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좌우로 벌어진 갯벌에서 뛰노는 바다게들을 구경할 수 있는 건 덤이다. 그러고 보니 섬으로 나 있는 길이 질퍽한 뻘이 아니라는 점도 신기하다.
목섬은 무인도다. 작은 섬이니 무인도인 게 당연하지만 섬에 있는 팻말에 따르면 도서지역의 생태계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특정도서로 지정되어 섬 안에서는 건축물의 신축이나 개축, 중축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는 흙-돌-광물의 채취나 지하수 개발, 도로의 신설도 할 수 없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만큼 이 섬에서 사람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인공시설이라고는 특정도서를 알리는 비문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섬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마치 도시에서 멀리 떠나온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바로 코 앞에 도로가 있고 차들이 다니지만 섬 뒤로 돌아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되는 것이다.
특히 섬에는 젊은 남녀가 밀애를 즐길 수 있는 은밀한 공간도 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바다를 바라보기 좋은 곳이다. 더불어서 그 앞으로는 또 다른 바닷길이 열려있는데 그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바다 한가운데까지 이어져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섬은 돈 천원에 순결을 잃은 상태다. 입장료라는 명목으로 돈 천원을 받고 있는데 그로 인해 버스 정류장 앞에 있던 산책길 입구를 자물쇠로 굳게 잠가놓아 아무 때나 들어갈 수도 없게 만들어 버렸다. 한참을 걸어가서 전용 출입구로만 드나들 수 있을 뿐이다.
입구에서는 받는 천원은 명목상으로는 시설이용료다. 화장실과 청소비용, 어장정화비용, 세족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갯벌체험이 아닌 목섬 출입자들을 겨냥한 요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갯벌 시설이용료가 아니라 목섬 입장요금이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동안 선재도와 그 옆에 있는 영흥도는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던 곳이었다. 멀리 가지 않고 바다를 찾게 된다면 선재도와 영흥도를 먼저 떠올릴 정도였다. 그만큼 하지만 이번에 선재도에 다녀오면서 윈드빌(바람의 마을)이라는 펜션에 실망하고 그 순수성을 잃은 목섬에 실망하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고 말았다.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초아
2016년 6월 13일 at 10:31 오후
자연은 자연그대로일때가 가장 아름다운것 같아요.
편리를위해 돈벌이를 위해 욕심을 채우기위해 하는
어떤 이유를 붙여서도 용납될 수 없는 자연파괴 뿐이지요.
journeyman
2016년 6월 15일 at 9:50 오전
오다가다 가볍게 둘러볼 수 있다는 게 목섬의 장점이었는데
접근 자체를 제한하니 답답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