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편리함을 알지 못한다. 이어폰으로도 충분한데 굳이 돈 들여 블루투스 헤드셋을 장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 때문일게다. 게다가 블루투스 헤드셋은 몇만 원을 훌쩍 넘어서기 마련이다.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블루투스에 한 번 맛 들이게 되면 이어폰은 거추장스러워서 더 이상 쓸 수가 없게 된다. 무선이 주는 자유로움이 이토록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사실에 새삼 감탄하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음질 저하를 우려하기도 하는 시각도 있지만 편리함에 비하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겠다.
시중의 여러 가지 블루투스 헤드셋 모델 중에서 모토로라 S10-HD를 선택한 것은 이전에 썼었던 S9 모델에 비교적 만족했기 때문이었다. S9 이후 S9-HD가 후속 모델로 나왔었는데 두 모델의 차이는 통화가 모노냐 스테레오냐의 차이일 뿐 생김새는 동일했었는데 S10-HD는 디자인까지 바뀌어서 나온 모델이다.
일단 모양새는 S9 버전보다 S10 버전이 훨씬 세련되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물론 머리 뒤로 돌려쓰는 형식은 동일하기 때문에 이전의 문제점은 그대로 계승될 수밖에 없다. 가령 귀를 압박한다거나 외투의 깃에 걸린다거나 의자에 기댈 때 장애요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S9을 쓸 때는 큰 불편이 없었기에 구매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S9을 쓰면서 또다시 S10-HD가 필요했던 것은 S9의 배터리가 약 1시간 정도밖에는 버티지 못하는 이유에서였다. 다른 브랜드의 모델(가령 노키아 블루투스 헤드셋)을 써보고도 싶었지만 10만 원 내외였던 S10-HD의 가격이 최근 들어 소셜커머스에서 6만 원대로 풀리다 보니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매를 후회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S9에 비해서 지나치게 타이트해서 귀에 상당한 통증을 주고 S9이 머리 뒤로 걸치는 형식이었던데 비해서 이 모델은 머리 아래로 쳐지는 통에 귀 비롯한 머리 전체를 압박하고 옷깃의 간섭도 큰 편이었다. 게다가 버튼이 뻑뻑해서 이전 곡이나 다음 곡을 선택하기 위해 누르게 되면 귓속으로 파고들기까지 한다. 구조적 결함이 분명해 보인다. 이유 없이 싸게 팔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