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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4번의 크리스마스가 남긴 것은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4번의 크리스마스가 남긴 것은

4번의크리스마스2

크리스마스라고 누구나 행복한 것은 아니다. 도망가고 싶을 만큼 끔찍한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평소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강하게 외치는 사람들도 이날만큼은 어쩌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1년 중에서 하루를 지울 수 있다면 아마도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싶다. 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와는 상관없이 그저 우울하기만 한 블루 크리스마스라고 할 수 있겠다.

케이트(리즈 위더스푼)라고 다르지 않다. 또다시 혼자서 쓸쓸하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라니. 락풍으로 편곡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흥겹게 울려 퍼지는 파티장에 있어도 그다지 즐겁지가 못하다. 다른 커플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도 그저 무미건조할 뿐이다. 빨리 시간이 흐르던가 누군가 나타나 처량하게 자리만 지키고 있는 자신을 구원해 주었으면 좋겠지만 시답잖은 놈팽이만 달라붙을 뿐이다.

“펜팔 상대로는 당신만한 사람도 없을 거에요. 밤새 채팅해도 시간 가는 줄도 모를걸요. 근데 난 지금 친구를 찾는 게 아니거든요. 난 당당하게 내 가슴을 주무를 수 있는 남자가 필요해요.” 외로움에 지친 케이트는 브래드(빈스 본)를 향해 도발적인 메시지를 남기고 돌아선다. 그런 케이트를 향해 짐승같이 달려드는 브래드. 외로움에 지친 두 사람은 화장실에서 진한 정사를 나누며 회포를 푼다.

‘4번의 크리스마스(Four Christmases, 2008)’라는 영화는 시작부터 막장스럽지만 이 두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은 다소 색다르다. 원 나잇 스탠드를 위해 만난 남녀가 아니라 몇 년째 동거하는 연인 사이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이들은 솔로 행세를 하면서 그렇게 색다른 연애를 즐겨오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 사랑하기는 하지만 결혼할 생각도 없고 가정을 이뤄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이 그저 인생을 즐길 뿐이다.

그들은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올해에도 몰디브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그 여행의 목적이 다소 특이하다. 크리스마스를 근사하기 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란다. 서로에 대한 별다른 애정도 없이 단지 크리스마스라는 이유로 마음에도 없는 웃음을 짓기가 싫었던 탓이다. 그래도 양심에는 찔리는지 해외 여행을 떠나면서 가족에게 내세우는 이유는 해외 봉사활동이었다.

영화 ‘4번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가족에게 상처받은 두 연인이 가족과 만나 네 번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다. 몰디브로 떠나는 날 하필이면 짙은 안개로 모든 항공편이 결항되고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들의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히면서 꼼짝없이 들통 나고 말게 된다. 케이트와 브레드는 어쩔 수 없이 브레드 아버지를 시작으로 케이트 엄마, 브레드 엄마, 케이트 아빠의 순으로 찾아가서 이 영화의 제목 4번의 크리스마스처럼 네 번의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했다.

예상했겠지만 결론은 뻔하다. 그렇게 증오했던 가족이지만, 그래서 만나서도 으르렁대고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지만, 결국에는 가족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고야 만다. 그리고 사연 많은 네 번의 크리스마스를 통해서 그들이 얻은 교훈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랜 동거를 끝낸 후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는 해피엔딩으로 이어즌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또다시 만나게 되는 건 함정.

로맨스 코미디라는 쟝르의 한계로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런 부분에 살짝 눈감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다. 게다가 케이트 역을 맡은 리즈 위더스푼도 사랑스럽고 브래드 역을 맡은 빈스 본도 보기와 달리 깜찍하다. 크리스마스에 달리 갈 데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다면 ‘4번의 크리스마스’로 외로움을 달래보기 바란다. 언젠가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생기길 기대하면서…

4번의 크리스마스(Four Christmases, 2008)
코미디 | 미국, 독일 | 82분 | 감독 : 세스 고든
출연 : 빈스 본(브래드), 리즈 위더스푼(케이트), 로버트 듀발(하워드), 존 보이트(크레이그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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