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 한 번쯤 캠핑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해먹에 누워 늘어지게 낮잠을 자던가, 릴렉스 체어에 기대어 앉아 석양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던가, 혹은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배경으로 와인 한잔하던가,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숲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감탄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그 과정은 고뇌의 연속이다. 캠핑이라는 게 마음만 먹는다고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캠핑을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챙겨야 할 것도 적지 않다. 그렇지 않다면 낭만은 고사하고 고생만 하다 오는, 그래서 달콤한 캠핑이 아니라 끔찍한 노숙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는 악몽 같은 시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캠핑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그런 캠핑 초보자들을 위해 나온 책이 위즈덤 스타일에서 나온 ‘오케이, 가족 캠핑’이다. 캠핑에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하나에서 열까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캠핑을 처음 시작할 무렵 장비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막막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누군가 속 시원히 캠핑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경험의 산물이라 하겠다.
그만큼 이 책은 친절하고 자세하다. 어렵지 않고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미 캠핑을 나선 사람들에게는 부족할지 몰라도 캠핑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망설이고만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친절하고 꼼꼼한 가이드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들이 두 명의 여성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그들의 상냥한 목소리가 느껴지는 듯하다.
책을 펼치면 첫머리에 ‘한눈에 보는 우리 가족 캠핑장’이라는 그림으로 캠핑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기에 더욱 정겨운 모습이다. 이 하나의 그림으로 캠핑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대강 짐작할 수 있게 되는데 캠핑장비의 종류와 선택방법에 대해서는 그 후에 하나씩 풀어나간다. 옆에 곁들인 사진과 함께 그냥 줄줄 읽어나가기만 하면 되니 부담도 없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캠핑장비 어렵지 않아요’에서는 캠핑장비의 종류와 선택방법에 대해서 말해주고 ‘2장. 오토캠핑을 떠나봅시다’는 준비에서 출발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3장. 도란도란 캠핑요리 즐겨봐요’에는 여러 가지 조리기구와 캠핑에서 해먹을 수 있는 다양한 요리 레시피가 가득하고 ‘4장. 캠핑장 어디가 좋을까요’에는 전국의 캠핑장의 정보와 주변 여행지를 정리해 놓았다.
두 명의 저자 중의 하나인 안영숙은 대학 시절 동아리 MT 때 지리산 중산리 코스 법계사 아래에서 최악의 야영을 경험한 뒤로 비박은 꿈도 꾸지 않았었는데 남편의 ‘장비 몰래 지르기’로 캠핑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고 또 다른 저자 이수진은 한참 일하던 토요일 오후 남편에게 납치되어 떠난 계룡산 동학사 캠핑을 통해서 캠핑의 마력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제 남편 없이도 훌쩍 캠핑을 떠날 정도로 캠핑 매니아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이 만든 책인만큼 이 책만 있으면 더 이상 캠핑은 두렵지 않을듯하다. 언제 어디서고 끔찍한 노숙이 아니라 달콤한 캠핑을 즐길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도 여전히 망설여지는 것은 캠핑 장비가 상당히 고가이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장비들을 다 구비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젠가 떠날 날을 대비해서 한 권쯤 준비 두는 건 어떨까 싶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