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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포르노라는 그레이의 20가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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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 대해 남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과연 여자들도 야한 동영상(일명 야동 또는 포르노)을 볼까 하는 것이다. 남자들이야 머릿속의 90%가 온통 그 생각으로 가득하다고 하고 남자들이 만나서 주로 나누는 대화 내용도 음담패설이 대부분이니 그럴 만도 하지만 과연 여자들은 어떨까 싶은 것이다.

미국에서 출간 석 달 만에 총 2천1백만 부(시리즈 포함)가 판매되었다는 초특급 베스트셀러를 보면 어느 정도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는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미국에서 2천만 부 이상 팔리기까지 3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대기록이라고 한다. 기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닷컴 사상 1백만 부 이상 판매된 최초의 전자책이고 영화 판권 역시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높은 금액으로 판매되어 3백만 달러로 알려진 ‘다빈치 코드’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5백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러한 흥행 기록은 영국에서도 이어졌다. 그 유명한 ‘다빈치 코드’와 ‘해리포터 시리즈’를 제치고 영국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1백만 부 판매를 달성했는데 종전 최고 기록인 36주를 무려 11주나 앞당긴 엄청난 수치라고 한다. 2012년 4월에 출간된 후 세계적으로 3천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니 말 다한 셈이다. 이 책이 바로 일명 ‘엄마들의 포르노’라 불리는 ‘그레이 시리즈’다. 그레이 시리즈는 ‘그레이의 50가지의 그림자’, ’50가지 그림자 심연’, ’50가지 그림자 해방’등 모두 3부(전 6권)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에서의 엄청난 유명세를 타고 한국에 상륙한 ‘그레이 시리즈’에 대해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하는 호기심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수식어에서 거부감이 들게 만들기도 하지만 허접한 내용이었다면 그토록 열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갖게 만든다. 단순히 많이 팔린 책이 아니라 미국의 출판 역사를 뒤흔들어 놓은 책이 아니던가. 이 책을 집어든 것도 그 ‘설마’ 때문이었다. 포르노란 그저 구미를 당기게 만드는 표현에 불과할 뿐 책에는 그 이상이 숨어있으라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표현조차 아까운 수준이었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그저 ‘쓰레기’에 지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야한 동영상을 줄여 야동이라고 하고 야한 소설을 줄여 야설이라고 하듯이 이 책은 야설 에 불과할 뿐이었다. 다만 이 책을 로맨스로 분류하는 것은 아마도 야설적인 부분보다는 백마 타고 나타난 억만장자와의 관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믿고 싶기 때문일 텐데 그런다고 걸레가 수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찬사로 포장한다고 해도 본질은 바뀌지 않는 까닭에서다.

둘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아마도 여자들이 읽는 대부분의 로맨스가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청년 갑부 그레이를 만나기로 한 사람은 원래 아나스타샤가 아니라 그녀의 룸메이트 케이트였고 케이트가 갑작스러운 감기몸살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자 주인공인 아나스타샤에게 그레이를 만나 학보 인터뷰를 해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그렇게 아나스타샤와 그레이는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고 아나사타샤는 그레이의 변태 성욕을 채워주는 노리개가 되어간다. 소설은 장황했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이게 다였다. 작품성도 없고 문학적 가치도 없었으니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다.

이 책의 표지 상단에는 빨간 박스로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성인으로 확인되어야만 책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지만 책을 둘러싸고 있는 표지를 걷어내면 완벽히 다른 책으로 변신하게 된다. 표지가 부끄러워 들고 다닐 수 없다면 표지를 벗겨서 들고 다니면 되도록 배려(?)해 놓았다. 간혹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완벽하게 속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해서라도 들고 다니며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지에 대한 판단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의 독서량은 심각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 현실에서 이런 화장실 낙서와 같은 내용의 책이 출판가를 휩쓸고 있다는 점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남자 화장실과 달리 여자 화장실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있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상은 아닌 게 분명하다. 아, 그리고 여자들도 야동을 보느냐고? 확인은 해보지 않았지만 이런 책을 보고 재미있어하는 여자라면 분명 남자 못지않게 즐겨 보지 않을까 싶다고 한다면 지나친 일반화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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