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아주 약간의 시간만 남았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아마도 대부분은 바다를 보러 가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생각으로 찾아간 곳이 바로 정방폭포다. 바다는 바다대로 폭포는 폭포대로 모두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방폭포는 높이 23m, 너비 8m, 폭 5m 규모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양에서 유일하게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해안폭포로 유명하다.
정방폭포는 천지연폭포와 천제연폭포와 함께 제주의 3대 폭포이면서 영주십이경(瀛州十二景)의 하나로 꼽힌다. 여름에 서귀포 바다에서 배를 타고 멀리서 바라보면 더욱 아름답다고 하여 ‘정방하폭(正房夏瀑)’이라 불렸다고 한다. 폭포의 수원은 정모시)라는 못이며, 폭포수가 떨어지는 못에서 북과 장구를 두드리면 거북이들이 물 위로 올라와 장단에 맞춰 춤을 추었다고 전한다.
또한, 중국 진시황 때 황제의 사자인 서복이 불로장생초를 구하기 위하여 동남동녀 500쌍을 거느리고 한라산을 찾아 헤매었으나 캐지 못하고, 정방폭포를 지나며 폭포 벽에 ‘徐不過此(서불과차)’라는 네 글자를 새기고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기도 하다. 이 전설에서 서귀포(西歸浦)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서불과차’는 ‘서불이라는 사람이 이곳에 왔다가 사냥을 즐기다가 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방폭포 입장료는 2천원으로 입장료를 내고 폭포로 향하면 멀리서부터 웅장한 폭포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소리에 이끌려 가까이 다가가면 멀리서 보던 것과는 또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와 함께 적지 않은 물세례를 받게 되므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와 같은 전자제품은 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근처에 서북전시관도 있으므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들렀다 가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