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고 싶지 않은 제주 체험장, 동부레저

동부레저

제주도에 가면 누구나 한번은 하고 돌아가는 체험 중에 하나가 바로 승마일 것이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도는 옛부터 말의 고장이기도 했거니와 어디를 가든지 승마를 위해 말이 준비되어 있으므로 호기심에라도 한 번쯤은 말 위에 올라타 보기 마련이다. 도시에서라면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겠으나 제주에 왔으니 한껏 기분을 내보는 것이다.

오래전 제주에 갔을 때는 이병헌과 송혜교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섭지코지에서 아이들을 말에 태운 적이 있었다. 처음부터 예정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지나가다 대기 중인 말을 보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번 타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다소 충동적인 결정이기는 했으나 그 충동을 억누르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충동적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승마를 일정에 넣었다. 이유는 단 하나. 유명 관광지가 아닌 승마 전용 목장에서라면 체험의 질이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동부레저라는 곳이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몰랐다. 직접 방문하기 전까지는 단순히 승마 전용 목장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곳은 온갖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었던 것이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대형 버기카였다. 짜릿한 오프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차량으로 규모에서부터 보는 이를 압도하는 녀석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초콜릿 체험장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레저와 초콜릿이라. 언뜻 보기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되지만, 체험이라는 성격으로 보면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었다. 그렇다. 이곳은 레저뿐만 아니라 체험까지 아우르는 곳이었다.

기념품 판매장으로 연결된 입구로 들어가면 그제서야 동부레저의 시설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면으로 승마장이 있고, 왼쪽으로 카트장도 있으며, 한쪽의 작은 호수에는 전기보트도 있다. 단순히 승마만 하는 곳이 아니라 말도 타보고, 카트도 타보고, 전기보트도 탈 수 있었다. 버기카나 ATV처럼 오프로드 시설도 있다. 이런 시설들을 한가지씩 단품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여러 시설들을 묶어 패키지로 이용할 수도 있다.

어쨌든 미리 예약한 내용은 승마였으므로 일단 승마를 하기로 한다. 알에 타기 전 구명조끼와 승마용 헬멧 착용은 필수다. 물에 들어가지 않음에도 구명조끼를 입는 것은 낙상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용도로 보이는데 그로 인해 모양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승마모자 역시 충격방지용이지만 오히려 기념촬영에는 더 그럴듯해 보인다. 예전 섭지코지에서는 그 어떤 장비도 없었다.

가격에 따라 코스가 다르지만, 기본 코스인 11,000원짜리는 목장을 한 바퀴 돌아오는 것이었다. 말에 올라타면 담당 직원이 고삐를 잡고 이끌어 준다. 전문 목장이니 다른 관광지와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부질없었다. 말도 피곤하고 이끄는 사람도 피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섭지코지에서처럼 말 등에 한번 앉아봤다는 데 만족할 뿐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다른 시설들은 그런 아쉬움을 달래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역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2만원짜리 전기보트를 타기로 했다. 예정하지 않았던 추가 지출이 생긴 것이다. 전기보트는 오리배에서 페달을 빼고 전기동력을 넣어 힘들지 않게 만들었지만 그만큼 심심하다. 잔잔한 호수(?) 위를 유유히 떠다닐 뿐이다. 이 역시 한번 타봤다는 의미만 있을 뿐 그리 큰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다. 제주 체험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냐고 하면 할 말은 없고…

1 Comment

  1. 초아

    2016년 7월 6일 at 9:28 오후

    거의 모든 체험장이 그런것 같아요.
    기대를 가졌던 만큼 실망도…
    기대하지 않고 간 곳에서 오히려 만족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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