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경기 만에 선발 4번 타자로 돌아온 강정호였지만 방망이에 힘이 없어 보였다. 두 타석 연속 삼진이 그를 증명하는 듯싶었다. 1회초 첫 타석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하이메 가르시아의 패스트볼을 헛스윙하더니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몸 쪽 낮은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헛돌아갔다. 성폭행 혐의라는 믿기 힘든 최근의 사태가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강정호가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출루한 후 조쉬 해리슨과 션 로드리게스의 연속 안타 때 홈을 밟더니 네 번째 타석에서야 분노의 한 방을 터트렸다. 4:5로 뒤지던 7회초 1사 1, 3루에서 세인트루이스 세 번째 투수 조나단 브록스톤의 낮은 슬라이더를 밀어 쳐 우중간으로 보냈다. 올 시즌 9번째 2루타였다.
3루 주자 데이빗 프리즈는 물론 1루 주자 앤드류 맥커친까지 홈을 밟았다. 4:5에서 6:5로 승부를 뒤집는 적시타였다. 공이 홈으로 향하는 사이 3루까지 내달렸던 강정호는 해리슨의 타구를 세인트루이스 유격수 알레디미스 디아스가 흘리는 사이 홈으로 뛰어들었다. 강정호의 4타수 1안타 2타점 2득점 활약에 힘입어 피츠버그는 세인트루이스에게 7:5로 역전승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가 5:7로 뒤지고 있던 9회초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역전을 향한 마이크 메시니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공교롭게도 첫 타자로 강정호와 상대해야 했던 오승환은 슬라이더로 강정호의 방망이를 이끌어낸 후, 94마일(151km) 짜리 빠른 공을 던져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오승환은 나머지 두 타자도 삼진과 중견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냈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 했다.
휴스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시애틀 이대호는 4회초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12호 홈런이었다. 8:9로 뒤지던 9회초 이대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사 2-3루에서 휴스턴이 카일 시거를 고의사구로 내보내 정면 승부를 피하고 이대호와 대결을 신청한 것. 안타 하나면 역전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이대호는 삼진으로 돌아서야 했고 경기도 그대로 끝나버렸다.
LA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던 김현수는 경기가 연장 14회까지 이어지면서 무려 7번이나 타석에 들어섰다. 1회 첫 타석과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연타석 안타로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김현수는 나머지 다석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볼티모어는 연장 14회초 조나단 스쿱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6:4로 승리했다.
전날 보스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허리 통증으로 경기 중간에 교체되었던 추신수는 이날에는 휴식을 취했다. 3개의 실책으로 자멸한 텍사스는 4회까지 보스턴에게 11점을 내주면서 6:11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