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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보다더좋은순없다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또한, 나면서부터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면서부터 밉상인 사람도 있다.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의 벨빈 유달로 말하자면 후자에 속한다. 혼자서 깨끗한 척하는 강박증만으로도 충분히 재수 없는 인간인데 입에 걸레라도 물었는지 내뱉는 말들이 온통 독설뿐이다. 사랑할래야 사랑할 수 없는, 사랑받을래야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인 셈이다.

그런 멜빈에게 있어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 자주 찾아가는 식당의 여종업원 캐롤이다. 다른 종업원들은 자신을 벌레 보듯 쳐다보고 함부로 대하지만 캐롤만은 그렇지 않았다. 별종이라며 멜빈을 차별하지도 않거니와 무심한 척해도 그가 원하는 대로 적당히 비위도 맞춰준다. 캐롤이 있기에 한 끼 식사라도 얻어먹을 수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멜빈에게 캐롤은 절대적인 존재와 같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As Good As It Gets, 1997)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작가 멜빈과 그 작가의 이웃 사이먼, 그리고 멜빈의 단골 식당 여종업원 캐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는 멜빈이 이웃 사이먼의 애완견을 내다 버리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사이먼이 강도 피해를 당하면서 억지로 강아지를 떠안게 되는데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변화를 느끼게 된다. 어느덧 강아지가 사랑워진 것이다.

첫 번째 변화는 바로 강아지로 인한 것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그 강아지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고 결국 그토록 혐오하던 음식물 쓰레기(?)를 담아오기에 이른다. 자신이 먹다 남은 음식 중에서 베이컨을 비닐봉지에 담아 하나씩 건네주는 것이다. 사료에만 익숙해져 있던 강아지로서도 그런 호강이 결코 싫지 않았는지 결국 원래 주인인 사이먼보다 멜빈을 더욱 따르는 반전의 상황을 맞게 된다. 진심이 통한 것일까.

당연한 일이지만 두 번째 변화는 캐롤로 인한 것이다. 항상 캐롤이 식당을 지키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캐롤이 없는 식당에 앉아있다 보니 자신이 그토록 처량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멜빈은 캐롤을 자신의 곁에 있게 하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자신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영화 말미에 멜빈이 캐롤에게 고백하는 부분에서 멜빈은 “당신은 나로 하여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든다”는 말을 한다. 이는 캐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과도 같다. 지금까지는 괴팍하게 살아왔을지라도 앞으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다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강박장애 진단을 받고도 약물치료를 거부해 왔었지만, 그녀를 잡기 위해서 약을 먹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다.

그런데 이 영화에 숨은 한가지 불편한 진실이 있다. 바로 여자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던 캐롤의 아들을 위해 일류 전문의를 고용해야 하고(물론 영화에서는 돈이 들지 않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게다) 고급 오픈카를 타고 좋은 식당에 데려가서 기분 전환이라도 시켜줘야 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어쨋든 돈은 있고 볼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결과다. 어쨌든 여자의 마음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던가.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결코 아깝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니 그보다는 그 돈에 담겨있는 진심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잭 니콜슨(멜빈 유달 역)의 재수 없을 정도로 천덕스러운 악동 연기와 헬렌 헌트(캐롤 코넬리 역)의 사랑스러움이 더해지면서 한편의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가 완성되었다. 두고두고 보아도 기분 좋은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1997)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38분 | 개봉 1998.03.07 | 감독 : 제임스 L. 브룩스
잭 니콜슨(멜빈 유달), 헬렌 헌트(캐롤 코넬리), 그렉 키니어(사이몬 비솝), 쿠바 구딩 주니어 (프랭크 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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