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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슈퍼히어로들이 모였다, 어벤져스

어벤저스

어떤 영화에도 주연급 배우가 뭉텅이로 출연하는 법은 없다. 스토리가 중심을 잡고 전개되려면 모든 포커스가 주연 배우에게로 향해야만 하는데 주연급 배우가 한꺼번에 등장하게 되면 오히려 산만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작비가 급상승하게 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무릇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그래도 만일 원빈과 현빈 그리고 조인성과 강동원이 동시에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면 어떨까? 감독과의 친분을 이용한 카메오나 특별출연 또는 우정출연처럼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배역이 아니라 네 명이 모두 공동 주연인 영화 말이다. 일단 그들이 작품을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용과 상관없이 대단한 화제작이 될 것이고 그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지대할게 분명하다.

영화 어벤져스가 바로 그런 영화다. 각자 혼자서 지구를 구하던 슈퍼 히어로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아이언 맨’ 토니 스타크가 있고 ‘천둥의 신’ 토르가 있으며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가 있고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와 ‘호크 아이’ 클린트 바튼이 있다. 그리고 또 있다. 그 어떤 히어로보다도 무식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녹색괴물 ‘헐크’ 브루스 배너다.

뻔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혼자서도 훌륭히 나쁜 놈들을 때려잡던 이들이 모인 이유는 오직 하나,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일명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순히 따라준다면 재미없을 테니 적당히 튕겨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튕김질이 좀 길어지다 보니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뭐든지 적당해야 하는데 이 영화는 튕김질 부분에 1시간이나 할애하고 있었다.

남들은 재미있었다고 하는 이 영화를 보고 지루하다거나 졸립다고 느꼈던 사람이라면 분명히 그놈의 튕김질 때문일 것이다. 남녀 사이에도 일명 밀당이라고 하는 밀고 당김의 과정이 지겹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영화에서 그런다면 오죽할까. 최강의 슈퍼 히어로들이 모인다더니 사나이다운 액션은 없고 지지배처럼 말싸움만 하고 있으니 왜 안 그렇겠는가. 본전생각이 날만도 하다.

그리고 또 있다. 최강의 슈퍼 히어로들이라고 하지만 친숙한 이름들인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존재들은 나오지 않는다. ‘아이언 맨’과 ‘헐크’는 전국구 스타이니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겠지만, 나머지는 아는 사람만 아는 이름이라는 것도 허망한 부분이다. 토르도 그렇고 캡틴 아메리카도 마찬가지다. 블랙위도우나 호크아이도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던 인물들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한마디로 과장광고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슈퍼맨이나 배트맨이 아이언맨, 헐크와 어울릴 수 없는 사연은 있다. 아이언 맨과 헐크가 마블코믹스의 만화주인공들인 데 비해서 슈퍼맨과 배트맨은 DC코믹스 만화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마블코믹스 소속의 스파이더맨도 판권문제로 합류하지 못했다. ‘어벤져스’가 반쪽 영웅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고 ‘어벤져스’에서 아이언맨과 헐크의 활약이 다른 히어로들보다 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섹시한 제시카 알바가 연기했던 블랙 위도우가 아니라 캡틴 아메리카였다. 초강력 슈트가 없으면 그저 돈 많은 바람둥이에 불과한 토니 스타크나 인간이 아닌 신이었던 토르 등과 비교할 때 비록 미국의 비밀 병기인 ‘슈퍼 솔져’라고는 해도 캡틴 아메리카는 아이언맨 못지않은 활약으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준다. 게다가 모래알 같은 ‘어벤져스’팀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발휘하기도 한다.

어쨌든 본전 생각이 나는 것은 이 영화를 보면서 졸았던 사람들뿐만은 아닌듯하다. 막판 30분에서야 한바탕 전투를 치른 후에는 속편을 예고하는 장면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하기사 어떻게 불러모은 슈퍼 히어로들인데 이대로 돌려보낸단 말인가. 본전을 뽑고 뽕을 뽑을 때까지 뺑이돌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편은 도입부에 불과할 테니 처음부터 싱거울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셈이다.

어벤져스(The Avengers, 2012)
액션, SF, 모험 | 미국 | 142분 | 개봉 2012.04.26 | 감독 : 조스 웨던
주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토니 스타크/ 아이언 맨), 스칼렛 요한슨(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 크리스 헴스워스(토르), 크리스 에반스(스티브 로저/캡틴 아메리카), 마크 러팔로(브루스 배너/헐크), 제레미 레너(클린트 바튼/호크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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