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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후궁 그리고 제왕의 첩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후궁 그리고 제왕의 첩

후궁3

보고 나서 출연배우가 못내 안타까워지는 영화가 있다. 쓸데없는 오지랖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배우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게 현실이다 보니 배우에 대한 그러한 평가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을게다. 영화 ‘후궁’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야하네 어쩌네 혹은 재미있네 어쩌네 하는 것들이 아니라 그 영화에 출연한 조여정이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조여정은 왜 그런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일까.

곱상한 외모에 비해 조여정은 그리 크게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다. 1997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이래 그동안 출연해온 작품들을 봐도 예쁘기는 할지언정 조연급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활약이 크지는 못했었다. 그나마 화제작들도 아니었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 만큼 화제작도 아닌데 주연도 아니고 조연에 불과했었다면 작품 운이 없거나 이끌어줄 만큼 그녀를 알아주는 감독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그녀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서였다. 그 코너를 통해서 무명에 가까웠던 조여정이라는 여배우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인지도를 넓혀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여정에게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줄 듯 보였던 ‘우결’은 오히려 파트너(이휘재)를 잘못 만나 그야말로 개고생만 하다 중도에 하차하는 비운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조여정이라는 이름이 배우로서 알려지게 된 것은 2010년작 ‘방자전’을 통해서였다. 성춘향과 이몽룡 위주의 고전을 방자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보자는 취지의 영화라고 주장했었지만 그러한 취지와 상관없이 영화는 B급 에로물에 불과했었다. ‘방자전’을 보고 나서 새로운 해석보다는 오히려 조여정의 농익은 에로장면만 기억에 남았다는 게 바로 그 증거였다.

‘방자전’은 조여정에게 연기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지만 반대로 연기자로서 캐릭터가 확립되기 전에 에로배우에 대한 인상을 너무 강렬하게 남겨놓는 위험도 동시에 안겨주었다. 이쯤 되면 조여정으로서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에로배우로서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거나 오히려 그러한 이미지를 더욱 뚜렷이 하는 것이다. 배우로 살아가려면 어쨌든 자신만의 캐릭터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조여정으로 하여금 어떤 이미지를 남겨줄 것인가.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조여정으로 하여금 에로배우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사신이 많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영화의 문맥과 상관없이 일단 벗기고 보는 3류 영화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 영화다 보니 조여정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사극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지만 80년대 성인영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기데 더 그러하다.

내용도 엉성하기 그지없다. 궁궐 내의 암투를 주된 소재로 했지만 곳곳이 헛점 투성이였다. 그저 궁궐을 배경으로 하는 에로영화로 보일 뿐이었다. 이 영화가 19금 영화임을 자랑처럼 내세웠던 것도 그 때문이었을게다. 홍보를 그런식으로 하다보니 이 영화를 보러오는 사람들도 사실 정사신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고. 안타깝지만 조여정은 이 영화에 출연하지 말았어야 했다. 작품성이나 있는 영화였다면 그녀의 노출을 예술로 이해해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도 않으니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후궁 : 제왕의 첩(2012)
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 한국 | 122분 | 개봉 2012.06.06 | 감독 : 김대승
주연 : 조여정(화연), 김동욱(성원대군), 김민준(권유), 박지영(대비), 조은지(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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