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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결혼실을 깨야 하는 하트 브레이커

하트브레이커

결혼하고 후회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한다. 이런 인간인 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결혼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진작에 알았더래도 상황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이미 눈에 콩깍지가 낀 상태이기에 좋은 점만 보이고 나쁜 점은 보이지 않는 까닭에서다. 사랑에 눈이 멀었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남들은 다 보이는데 혼자서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충고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랬다간 사랑하는 사람을 이유 없이 험담한다는 이유로 서로 등을 돌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남이 보기엔 바람둥이 같아 보여도 당사자가 보기에는 잘난 남자로 보이고 남이 보기엔 개념 없는 된장녀 같아 보여도 당사자가 보기에는 깐깐한 차도녀로 보일 뿐이다. 많은 경우 너무 늦지 않게 본인이 깨닫기를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만일 둘 사이를 갈라놓을 수만 있다면? 결혼하고 나서 후회하기 전에 미리 손을 써서 없던 일로 만들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겠는가? 그렇다면 이 시대 최고의 연애조작단 ‘하트 브레이커’에게 맡겨보자. 100% 성공률을 자랑하는 이들은 평생 후회하며 살게 될지도 모를 여인들에게 접근해서 멀었던 눈을 뜨도록 만들어준다. 그 과정이 다소 막장스럽기는 하지만 어쨌든 너무 늦기 전에 후회를 막는 게 목적이 아니던가.

영화 ‘하트 브레이커(L’arnacoeur, Heartbreaker, 2010)’는 연애조작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을 떠올리게 만든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연애문제에 전문가들이 개입한다는 점에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전문가들의 역할이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개입하고 ‘하트 브레이커’에서는 사랑을 깨기 위해서 개입한다는 점이다. 출발은 같지만 결과는 180도로 전혀 다른 셈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연인들을 10일 만에 헤어지게 만들고 결국 금기를 넘어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뻔한 소재를 영화화했으므로 결과도 뻔한 영화가 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이는 이 영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가지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눈감기로 하자. 다만 그 과정이 어떠한가에 촛점을 맞추어야 하리라.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 대한 평점도 극과 극을 달린다.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상투적인 전개가 지루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귀엽고 달달했다는 의견도 있다. 돈 아깝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신나게 웃고 왔다는 의견도 있다. 평점만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이 영화의 정체가 무엇일까 싶기까지 하다. 하지만 내 의견은 충분히 재미있었다이다.

프랑스와 모나코가 합작으로 만든 영화지만 전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산통깨기 전문가로 열연한 남자주인공 알렉스(로망 뒤리스)와 앞니가 심히 벌어진 게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여자주인공 줄리엣(바네사 파라디)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미션을 성사시키기 위해 사전 조사는 물론 순간적인 감정 몰입에 이르기까지 프로다운 근성(?)을 배울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특히 이 영화는 ‘써니'(2011)와 ‘위험한 상견례'(2011)처럼 복고풍의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다. 줄리엣이 좋아하는 가수가 조지 마이클이고 좋아하는 영화가 ‘더티댄싱(Dirty Dancing, 1987)’이다 보니 컨버터블 스포츠카를 타고 해변을 드라이브 할 때는 WHAM의 노래 ‘Wake me up before you go go’가 흐르고 줄리엣과 마지막 밤을 보내던 카페에서는 ‘Time of my life’에 맞춰 ‘더티댄싱’ 춤을 함께 추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줄리엣의 아버지가 돈 많고 직장 좋고 잘 생긴 엄친아와 함께하려는 줄리엣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자유로운 줄리엣의 성격상 답답해할 거란 생각에서다. 그리고 줄리엣은 결혼하는 순간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조지 마이클의 매력도 모르고 더티댄싱의 재미도 모르는 남자와 함께 평생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영화에 불과하지만 “당신은 배우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하트브레이커(L’arnacoeur, , 2010 )
코미디, 멜로/애정/로맨스 | 프랑스 , 모나코 | 105분 | 개봉 2012.04.19 | 감독 : 파스칼 쇼메유
주연 : 로망 뒤리스(알렉스), 바네사 파라디(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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