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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에게 외면받는 이유도 모르는 마이웨이

마이웨이

“이 영화에서 재미를 못찾으면 아마 그 사람은 삶에서도 폭 좁게 재미없이 살고 있을거라 나는 추측한다. 음식도 자기가 좋아하는 한 두가지만 편식하며 음식은 그래야한다고 주장하며 살고있을 것으로 나는 추측한다”

​영화 ‘푸른소금’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은 280억의 거액을 들이고도 관객몰이에 애를 먹고 있는 ‘마이웨이’에 대해 관객들의 수준을 비난하고 나섰다. 영화는 잘 만들었는데 관객들의 질이 낮아서 좋은 영화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같은 영화판에서 먹고사는 동료로서 다른 감독 영화의 흥행부진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의 말은 도가 지나치다 못해 차라리 발악에 가까워 보인다.

“영화는 눈물을 흘리게 해줘야하는가? 영화는 웃음을 줘야 하는가? 영화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줘야 하는가? 아니 그 모든 걸 다 줘야 하는가? 영화의 재미란 도대체 무엇인가? ‘마이웨이’ 노르망디 전투신의 비주얼은 압도적이다. 스토리? 나중에 장동건하고 오다기리 조하고 배다른 형제로 밝혀지면 만족할까?”

이쯤되면 막가자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현승 감독의 말은 옹호 수준을 넘어서서 아예 작심하고 도발하듯이 뱉어내는 수준으로 보이는 탓이다. 특히 그의 말에는 가시가 아니라 독이 묻어있다고 해도 될만큼 편협하고 악의적이다. ‘마이웨이’를 보고 재미있었다고 한 관객은 안목이 높은 사람이고 그렇지 않은 관객은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이분법 자체가 불쾌하기 그지없다. 도대체 그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와 좋은 관객은 무엇이란 말인가.

최근들어 거액을 들여 개봉한 한국영화는 겉멋만 잔뜩 들은 얼치기와 다를바 없는 신세다. 2011년 여름 개봉했다 무참하게 무너진 ‘7광구’만 봐도 그렇다. 천만관객을 자랑하는 영화 ‘괴물’과 ‘해운대’를 뒤섞어놓은 수준으로 여기저기에서 짜집기 해논 영화에 불과하건만 감독과 제작사측에서는 천만관객을 자신했던 영화였다. ‘괴물’이나 ‘해운대’가 운이 좋아 천만관객을 동원했는지는 몰라도 ‘7광구’에게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이는 관객들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수준이 낮아서이고 영화를 평가할 줄 모르고 관객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제작사측의 오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이때도 감독과 제작사측에서는 영화는 좋은데 네티즌들의 일방적인 까대기 때문에 망했다고 핑게를 돌린 적이 있었다. 그렇다. 현재 ‘마이웨이’를 두고 벌어지는 상황과 똑같다.

물론 이현승 감독 자신도 ‘마이웨이’를 바라보는 관객으로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틀리다는 식으로 매도해서는 곤란하다. 그는 영화의 내용은 보지않고 영화 외적인 부분, 즉 특수효과나 스케일에만 관심있게 보았는지 모르지만 자신이 그렇다고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래야만 하는 법은 없다. 같은 영화를 보고나서 각인각색으로 저마다 의견이 다른 것도 그 이유에서다.

이현승 감독은 지난해 여름 최고의 흥행코드인 송강호와 신세경을 출연시키고도 흥행에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 2011년 8월 31일에 개봉했던 ‘푸른 소금’은 100만이 안되는 769,188명의 관객만을 들인채 간판을 내렸던 쓰라린 아픔이 있었던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영화에 대해 “‘소금’을 안 넣은 북어국 같은 영화”라고 할 정도로 영화적 완성도가 부족한 작품이었다.

그러니 이현승 감독은 나름대로 할 말이 많았을 것이다. ‘마이웨이’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는 자신의 영화 ‘푸른 소금’을 외면한 관객들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감독이 영화판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한국영화의 앞날을 암울하게 만든다는 사실에 대해서 본인은 모를 것이다. ‘해운대’의 흥행이 ‘7광구’의 비극을 낳았고 ‘태극기 휘날리며’의 성공이 ‘마이웨이’의 참극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일테니 말이다.

감독은 영화를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극장에 걸린 후에는 관객의 것이된다. 영화가 좋다 나쁘다 혹은 재미있다 재미없다하는 판단은 전적으로 관객의 몫이라는 것이다. 만일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을 찾아 관객과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감독으로서 해야할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제2의 ‘7광구’와 ‘마이웨이가’ 계속될 것이고 결국 한국영화는 끝없는 벼랑으로 굴러떨어질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걱정되서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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