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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조작이벤트 부당거래

부당거래

절망이란 더 이상 의지할데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때 찾아온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음을 깨닫게 되고 절벽 앞에 서야 비로서 갈때까지 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고 믿는다면 한 줌의 희망이라도 가져보련만 절망은 그 어떤 가능성도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해도 늘 그런 것은 아닐게다.

영화 ‘부당거래’는 절망적인 영화다. 이 사회에 정의가 있는지도 의심스럽고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지도 믿기 힘들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경찰은 죄없는 사람은 범인으로 둔갑시켜 실적을 올리려 하고 스폰서 검사는 건설업자에게 뇌물받아 그들의 편의를 봐주며 건설업자들은 경찰과 검찰에 줄을 대고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넓혀간다. 그야말로 ‘불편한 진실’인 셈이다.

“2010년 4월, 건설업자에게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이른바 ‘스폰서 검사’ 명단이 공개됐다. 2011년 9월에는 후배 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목적으로 고급 차를 받은 ‘그랜저 검사’가 실형을 언도받았다. 이번엔 ‘벤츠 여검사’다. 내연관계인 변호사의 요구로 사건을 청탁해주거나 내부 정보를 전해주고 외제 자동차, 명품가방 등을 받았다고 한다. 둘의 관계가 밝혀질수록 새로운 정황이 속속 드러나, 스캔들을 넘어 법조 게이트로 옮겨가고 있다.”

이 기사는 여성조선의 2011년 1월호에 실린 내용의 일부다. 2010년 4월 스폰서 검사의 문제가 불거진 후 1년 반이 지난 후에도 이 땅에는 스폰서 검사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부당거래’는 그 사이에 존재한다. ‘스폰서 검사’의 문제가 터진 후 2010년 10월에 개봉하면서 많은 이들이들로 하여금 울분을 토하게 했지만 변한건 아무 것도 없는 셈이다. 검찰이라는 권력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짐작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영화 ‘부당거래’는 희망을 주는 영화다. 지난 여름 ‘제7광구’를 시작해서 ‘마이웨이’에 이르기까지 수백억의 제작비를 쏟아붓고도 흥행에 참패한 한국영화의 현실에서 이처럼 잘만들어진 웰메이드 영화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창한 특수효과나 수배억의 어마어마한 제작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스토리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영화를 보고 있을 때는 절망적인 현실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한편의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보았다는 만족감에 가슴이 벅차도록 만든다. 특히 짜임새있는 이야기 구조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와 현실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한다. 영화 ‘부당거래’를 통해서 사회의 절망을 보았다면 동시에 그 영화 ‘부당거래’를 통해서 한국영화의 희망을 보게되는 셈이다.

이 영화를 빛내주는 요소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여진 각본과 함께 스폰서 검사역을 맡은 류승범과 출세를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고보는 형사반장역의 황정민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두명이 있었기에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영화 ‘부당거래’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여기에 조폭 건설업자역의 유해진과 강국장역의 천호진 그리고 마동석, 정만식 등의 성격파 배우들이 가세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부당거래’는 배우 류승범의 형으로 알려진 류승완 감독의 작품으로 극소수의 일부에게만 그 가치를 인정받는 극히 마이너스러운 영화만 만들어왔던 그가 모처럼 홈런을 날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이 영화의 누적관객수가 300만에 못미친다는 점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의 가치를 관객수로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라면 그 이상의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개봉관에서 보지 못하고 특집 TV프로로 보게된 나부터 반성해 본다.

부당거래(The Unjust, 2010)
범죄, 드라마 | 한국 | 119분 | 개봉 2010.10.28 | 감독 : 류승완
주연 : 황정민(최철기), 류승범(주양), 유해진(장석구), 천호진(강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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