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에게 9월 3일은 악몽과도 같은 날이었다. 케빈 시그리스트에 이어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오승환은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3개에 볼넷 하나를 내주고는 1실점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짊어져야 했다. 9회초 신시내티 선두 타자 잭 코자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4번 타자 아담 듀발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6번 타자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말았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전도 비슷하게 흘러갔다. 4:3으로 앞서던 9회초 시그리스트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선두 타자 도밍고 산타나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키웠다. 한 점으로 승부가 갈리는 상황에서 선두 타자의 출루는 의미가 남달랐다.
그날과의 차이가 있다면 오승환의 상태가 좋아 보인다는 점이었다. 산타나를 1루로 내보낸 후 오승환은 다음 타자 올란도 아르시아와 매티 피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오승환의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에 아르시아와 피냐의 방망이가 헛돌아가고 말았다. 라이언 브론마저 2루 땅볼로 처리한 오승환은 시즌 17세이브를 챙겼다.
디트로이트와 원정 경기를 치른 볼티모어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좌측 담장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좌익수 저스틴 업튼이 점프 캐치로 타구를 낚아채 홈런 하나를 도둑맞고 말았다. 8회에도 김현수의 타구가 업튼에게 걸릴 뻔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안타가 되었고 재빨리 2루로 내달려 2루타로 바꿔놓았다. 김현수가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볼티모어는 디트로이트에게 3:4로 아깝게 패했다.
2경기 연속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었던 강정호는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 1몸에 맞는 공으로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마감했다. 피츠버그는 신시내티에게 3:4로 무릎 꿇었다. 시애틀의 이대호는 주전 명단에서 빠졌고 시애틀은 오클랜드에게 3:2로 승리했다.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텍사스와의 경기에서 1:2로 뒤지고 있던 9회말 대타로 나와 볼넷을 얻어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