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 세이브 후 승리 투수가 된 오승환 (메이저리그 소식 4/3)

오승환

 

1사 1루와 2루. 선발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8회초 실점 위기에 몰리자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의 이름을 불렀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 팀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아닌 수호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승환이 지켜내야 할 점수는 1점이었다. 하지만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았다. 오승환이 잡아야 할 아웃카운트가 무려 5개였기 때문이다. 개막전에 대한 부담감과 승리를 지켜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었다. 상대는 지난 시즌 월드 시리즈를 거머쥐었고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는 시카고 컵스였다.

첫 타자 카일 슈와버와 7구까지 승부를 벌였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슈와버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사 만루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1점을 지키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자칫 역전까지 허용하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안타 하나면 승부가 뒤집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개막전부터 오승환의 어깨에는 무거운 짐이 올려져 있었다.

그나마 다음 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타구가 멀리 뻗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3루 주자 윌슨 콘트레라스가 홈으로 파고들기에는 다소 짧았다. 3번 타자 앤소니 리조의 타구가 멀리 뻗어 나가기는 했지만 우익수 스티븐 피스코티가 우측 담장 가까이로 따라가서 처리해냈다. 1사 1, 2루와 1사 만루 그리고 2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오승환은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안도의 손인사를 나눴다.

8회말 세인트루이스 공격에서 8번 타자 랜달 그리척의 투런포가 터졌다. 1:0으로 살얼음을 걷던 경기가 석 점 차로 벌어졌으니 오승환으로서는 다소 여유가 생겼다고 할 수 있었다. 실점을 하더래도 2점 안으로만 막아낸다면 디펜딩 챔피언을 꺾고 개막전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오승환 어깨에 올려져 있던 무거운 짐이 치워진 기분이었다.

결과론이지만 점수 차가 3점까지 벌어질 줄 알았다면 오승환은 9회에 나왔어야 했다. 조기 등판으로 8회에 14개의 공을 던지고 9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벤 조브리스트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고 말았다. 에디슨 러셀을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제이슨 헤이워드의 타구를 1루수 맷 카펜터가 더듬는 실책성 수비가 나오면서 1사 1, 2루의 실점 위기를 맞아야 했다.

한두 점은 괜찮았다. 실점을 하더래도 2점까지는 내줘도 괜찮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의 4번째 공을 받아친 7번 타자 콘트레라스의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고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오승환으로서는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 세이브의 주인공이 된 것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패전의 멍에까지 짊어지게 될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오승환이 존 제이와 하비에르 바에즈를 삼진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후 이어진 9회말 공격에서 세인트루이스는 그리척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개막전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해야 했던 오승환이 쑥스럽지만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야말로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서 돌아온 날이었다.

 

mlb0403

2 Comments

  1. 김수남

    2017년 4월 4일 at 6:26 오전

    네,오승환선수의 반가운 소식 감사합니다,올해의 메이저리그 소식이 시작되었네요.많이 기대가 됩니다.저희 아이들들도 좋아하는 메이저리그인데 함께 나눌 이야기가 또한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 journeyman

      2017년 4월 4일 at 4:26 오후

      이번 시즌은 한국인 선수들이 많이 빠져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오전에 메이저리그 경기 살피고 저녁에 한국 프로야구 보는 재미가 쏠쏠했었는데 말이죠.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