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도대체 독일철도패스가 뭐길래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도대체 독일철도패스가 뭐길래

독일철도패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독일에 도착해서 철도패스를 살 때부터 한바탕 난리를 치러야 했다. 철도패스는 독일로 출발하기 전에 구매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만큼의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했다. 대행으로 구매하면 적지 않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우편으로 받아야 하는데 분실의 우려도 있겠다 싶었으며 기한 내에 도착하지 않으면 낭패일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개시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개시라는 것은 지금부터 사용을 시작하겠다는 일종의 선언 같은 행위인데 이용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독일 철도사무소인 DB오피스에서 담당자의 승인을 받아야만 했다. 어차피 DB오피스를 찾아가야 한다면 굳이 미리 살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그랬기에 도착하자마자 DB오피스부터 찾고자 했던 것인데 문제는 공항 입국장에서 DB오피스나 독일철도패스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었다.

하는 수 없이 셔틀버스를 타고 일단 제2터미널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곳에 가면 뭔가 뾰족한 수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곳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인포메이션이나 항공사 창구에서는 생전 처음 듣는다는 식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게 우왕좌왕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말을 듣고 가보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서성이다 프랑크푸르트 카드를 살 수 있는 데스크를 발견한 것도 우연이었다.

이렇게 생고생하게 된 이유는 DB오피스가 무려 지하 3층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우연히 아주 우연히라도 발견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멘붕에 빠져 아노미 상태에 접어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쩌면 자기 나라 철도티켓도 모를까 싶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외국인에게만 판매하는 기차표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독일철도패스를 현지에서 구매할 경우 개시까지 동시에 할 수 있다. 이 말은 어차피 서울에서 샀어도 DB오피스를 찾아 헤맸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독일철도패스는 크게 1등석과 2등석 그리고 유스로 나뉜다. 유스의 경우 만 12세 이상에서 26세 미만에 해당하는데 1등석은 없고 2등석만 있다. 3일권을 기준으로 1등석은 247유로, 2등석은 188유로인데 비해서 2등석 유스는 150유로이니 혼자서 여행하는 청년들에게 안성맞춤이지만 가족 단위의 여행자들에게는 그다지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2명을 묶은 패키지인 트윈이 더 싸기 때문이다.

3일권을 기준으로 1등석 성인 2인은 494유로이지만 1등석 트윈은 381유로이고 2등석도 성인 2인은 376유로이지만 트윈은 278유로다. 이는 동반 1인은 50%로 할인해 준다. 즉 4인 가족의 경우 1등석으로 하려면 트윈 2매(381유로 * 2매)로 끊어야만 한다. 2등석의 경우에도 일반(376유로) 2매 + 유스(150유로) 2매보다는 트윈 2매(278유로 * 2매)가 더 싸게 먹힌다.

1등석과 2등석은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좌석이 좋고 나쁘고는 둘째 문제다. 철도패스의 경우 지정석이 아니므로 빈자리에 앉아야만 한다. 그에 비해서 1등석은 상대적으로 빈 좌석이 많으니 아무래도 앉아서 갈 확률이 높다. 특히나 여행객이 많은 성수기에는 더하다. 1등석을 사고도 빈자리가 없다면 낭패일 수도 있지만… 만일 좌석을 지정하고 싶다면 예약비를 별도로 내야 한다.

우리나라 기차의 경우 예약한 좌석 주인이 나타나야만 빈자리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되지만 독일 기차에는 해당 주인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표시되므로 그 구간만 피해서 앉으면 된다. 예약자가 오기 전에 미리 일어나는 약간의 매너만 지킨다면 서로 얼굴을 붉힐 필요도 없게 된다. 좌석에 아무 표시도 없다면 예약자가 없는 빈자리이므로 목적지까지 마음 편히 가도 된다. 상당히 재미있는 제도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가족의 경우 1등석 4일권 트윈 2매(399유로 * 2)로 구매했다. 총 9일 중에서 첫날과 마지막 날은 필요가 없으니 7일이 남게 되는데 이 중에서 3일은 바이에른 티켓을 이용하기로 했다. 여유를 가져도 되는 상황이지만 굳이 공항에서 헤매가며 철도패스를 사려고 했던 것은 당일 베를린행 밤기차를 예약했기 때문이었다. 자칫 DB티켓사무소 직원들이 퇴근이라도 해버려서 철도티켓을 구매하지 못한다면 낭패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 독일철도패스 구매하는 방법 정리

1. 독일철도패스는 독일철도청(DB BAHN)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2. 온라인으로 구매 후 현지에서 사용하려면 DB티켓오피스에서 개시 신청을 해야 한다.
3. 개시 신청을 할 때는 구매할 때 사용했던 신용카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4. 현지에서 철도패스를 구매하면 개시 절차까지 마칠 수 있다.
5. 공항 DB티켓사무소는 제2터미널 B사이드 지하3층에 있다.
6. 철도패스는 지정석이 아니므로 빈자리에 아무 데나 앉으면 된다. (빈자리가 하나도 없으면 서서 가야 한다)
7. 2등석 위나 1등석 입구에 예약자 행선지가 표시되므로 그 이외의 구간에는 앉아도 된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