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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리필 스테이크, 홍대 이뜰

이뜰

한때 많은 사람들이 소고기나 실컷 먹어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던 시절이 있었다. 궁핍하던 시절에 선택받은 소수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메뉴였기 때문일 게다. 그때보다는 살림살이가 나아졌고 호주와 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 소고기도 흔해졌다지만, 소고기는 여전히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는 아니다. 그러니 저렴하게 배불리 먹을 수만 있다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 볼만하지 않겠는가.

강북지역에는 ‘소한마리 정육식당’이 나타나 소고기 가격파괴에 앞장서고 있다. 이 집에서는 600g에다 600g을 더 얹어 총 1,200g에 43,000원이다. 근으로 따지면 두 근에 해당한다. 100g 단위로 환산해 보면 단가가 3,583원에 불과한 셈이다. 그래도 이게 무슨 소 한 마리냐고 항의할 사람이 있을런지도 모르겠으나 적은 양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소고기가 아닌가. 등심, 안창살, 갈비살, 차돌박이가 골고루 섞여서 나온다.

홍익대학교 정문 바로 앞에 있는 ‘이뜰’은 ‘소한마리 정육식당’과 달리 스테이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집이다. 똑같은 소고기를 재료로 하지만 ‘소한마리 정육식당’이 한식이라면 ‘이뜰’은 양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소 비용 문제로 비싼 스테이크에 군침만 삼키며 비교적 저렴한 돈까스만 먹어왔던 사람들의 눈을 번쩍 띄게 하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가격도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스테이크를 무제한 먹을 수 있음에도 29,700원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평일 점심에 가면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그 금액으로 샐러드 바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샐러드 바만 이용한다면 9,900원(저녁과 공휴일은 13,900원)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인테리어나 실내 분위기까지 저렴한 것도 아니다. 웬만한 경양식집이 부럽지 않고 테라스에 앉으면 홍대 앞 거리를 감상할 수 있기도 하다.

‘이뜰’에서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29,700원짜리는 ‘블랙 앵거스 스테이크(Black Angus Steak)’이고 49,700원짜리는 ‘와규 스테이크(Wagyu Steak)’다. 100% 블랙앵거스 품종은 일반 앵거스보다 품질이 우수하며 소고기 맛과 육질이 세계적으로 질 좋은 스테이크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뜰’에서는 MB 3등급의 로스트 비프 부위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와규에 대해서는 일본 소의 품종으로 부드러운 맛과 뛰어난 마블링이 일품이며 불포화 지방산의 함유가 높고 섬유질이 풍부 그리고 단백질의 공급원으로 일반 소와 다르게 MB3-5 등급의 고급 품종으로 최고급 호텔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고기라며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기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와규를 선택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성비를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맛도 맛이지만 가격이 가장 큰 무기일 테니.

주간 ‘한경비즈니스’에는 “이 집의 브라질식 그릴 스테이크는 다른 스테이크와 달리 철저하게 호주산 냉장 쇠고기로 만들어진다. 냉장 쇠고기만 사용하기 때문에 늘 신선한 고기 맛을 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다른 스테이크와 달리 따로 소스나 양념을 하지 않고 천일 돌소금만으로 참숯 그릴에 직접 구워내기 때문에 훨씬 담백하면서도 연하고 감칠맛 나는 그릴 스테이크 맛을 즐길 수 있다”라는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다. 제706호 (2009년 06월)

‘블랙 앵거스 스테이크(Black Angus Steak)’는 로스트 비프스테이크와 허브 스테이크로 나뉜다. 먼저 로스트 비프스테이크가 나오고 그다음에 허브 스테이크가 나오는데 그 두 가지 스테이크를 맛본 후에는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계속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로스트 비프스테이크는 두 덩이가 나오고 허브 스테이크는 한 덩이만 나온다.

샐러드 바도 괜찮은 수준이다. 찹스테이크도 있고 바베큐 요리만 해도 서너 가지는 된다. 가볍게 먹을 생각이라면 샐러드 바만 이용해도 될 듯하다. 다만, 스테이크를 주문한 후 샐러드를 너무 많이 먹으면 스테이크에게 미안하니 야채 위주로 가져오는 것도 방법이겠다. 요즘에는 와인 증정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아쉽게도 바로 쓸 수는 없고 다음 방문에 사용해야 한다. 쿠폰의 유효기간은 1개월.

페이스북에 식사 모습을 올리고 좋아요를 클릭하면 음료나 와인 1잔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웬만한 곳에서는 테이블당 응모할 수 있는 수량을 제한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는 참여만 하면 모두에게 음료를 제공한다. 대략 1인당 6천원 정도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하겠다. 밀맥주도 있어 반가운 마음에 주문해 보았지만, 가격은 8천원으로 다소 쎈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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