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앞 트리, 서울 시청 앞 트리 –
해마다 성탄을 맞이하는 12월이 되면 서울 시청 앞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다. 비록 우리나라가 기독교가 국교인 나라는 아니지만 세계인의 축제에 동참하는 의미도 있고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 바람직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종교적인 의미와는 관계없이 그저 장식품일 뿐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각 가정에서도 가족이 함께 모여 크리스마스 트리 만드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집에서 트리를 만들 때면 먼저 나무에 반짝이를 두루고 전구를 설치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다양한 액세서리로 장식한 후 마지막 코스로 나무 꼭대기에 별을 올린다. 별은 너무 커서도 안되고 너무 작아서도 안된다. 나무의 크기와 맞춰서 적당한 사이즈가 필요하다. 별이 너무 크거나 작으면 균형이 맞지 않아 보기에도 흉하기 마련이다. 일 년 만에 모처럼 만든 트리가 별 하나 때문에 망칠 수는 없지 않은가.
여기에서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서’라는 말은 ‘종교에 얽매이지 말자’는 뜻이지 그렇다고 ‘종교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기에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별의 의미는 남다르기 마련이다. 그 별은 아기 예수가 태어났을 때 세 명의 동방박사들을 ‘베들레헴으로 인도했던 별’의 의미가 있다. 크리스마스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듯 크리스마스 트리와 별은 아기 예수께로 인도했던 새벽별을 기념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의미를 모른다고 크리스마스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종교에 얽매이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 앞 광장에는 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 트리에 별 대신 십자가가 올려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예수의 탄생’을 ‘예수의 구원’이라는 개념과 연결 짓고 싶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탄생의 기쁨과 함께 구원의 기쁨을 같이 떠올리는 것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아기 예수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하여 이 땅에 태어났다는 의미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것도 좋게 해석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시청 앞 트리에 올려진 십자가는 아무리 생각해도 억지스럽기만 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크리스마스 트리와 별은 아기 예수의 탄생과 가장 어울리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로 세워진 트리라면 그 의미에 최대한 맞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십자가로 인해서 종교적인 시비에 휘말릴 필요도 없다. 크리스마스는 종교와 관계없이 기쁜 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청 앞 트리에 별을 돌려주자. 일의 잘잘못을 떠나 이제는 원래대로 돌릴 때가 되었다. 큰 결심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본연의 뜻과 의미를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바로 그게 순리다.
초아
2016년 12월 22일 at 11:15 오후
별이든 십자가든 아기예수 태어남을
축하하는 뜻으로 트리 위에 세우는 것이잖아요.
전 별도 좋고 십자가도 좋지만
모든 사람들이 보고 함께 즐길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 되었던 좋다 생각합니다.
journeyman
2016년 12월 23일 at 10:31 오전
종교인으로서는 둘 다 무방하겠지만
성탄절이 종교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누구나 함께 즐기는 날이라면
분명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트리 위의 십자가는 한국 종교인들의 삐뚤어진 고집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추민호
2018년 12월 27일 at 7:03 오전
오잉?
김 수남
2019년 1월 9일 at 2:32 오전
선생님! 평안히 잘 지내시지요? 새해에는 글 가운데서 더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며 즐겁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