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가 애인과 함께 차를 몰고 가다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강력범 검거에 나선 경찰은 남자에게 검문을 위해 차 트렁크 열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남자는 안된다며 버텼다. 뭔가 수상하다고 느낀 경찰은 권총을 꺼내 들고 재차 트렁크를 열라고 했다. 체념한 듯한 남자가 트렁크를 여니 그 속에 가득했던 풍선이 바람에 날렸다. 여자에게 청혼하러 가는 길이었지만 검문에 그만 김이 새고 만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수고를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청계천에 마련된 ‘청혼의 벽’ 덕분이다. 일부러 교외까지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고, 청혼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 마음을 전할 멘트만 있으면 된다. 청계천 청혼의 벽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낮에는 아무나 할 수도 있지만, 형식을 갖추려면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는 정도의 성의는 필요하다.
왕십리에서 용두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왼쪽으로 하트 모양과 청혼의 벽이라는 글자가 보일 것이다. 이곳이 바로 청계천 청혼의 벽으로 신청만 하면 누구나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청혼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다리 저쪽 하트를 배경으로 다리 이쪽 하트 불빛에서 청혼을 하면 두물 다리 전광판에서 메시지도 나와준다. 그 아래 황금마차에서 기념 촬영까지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포즈는 미혼 남녀의 청혼을 의미한다. 하지만 청계천 ‘청혼의 벽’은 그런 자격 제한도 없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다. 결혼을 앞둔 미혼 남녀는 물론이고 꼭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더래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이벤트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미 결혼한 커플은 고마움의 표시일 수도 있고, 프로포즈가 부족했다고 생각한 커플은 다시금 프로포즈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청혼의 벽 프로포즈 이벤트는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40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청혼의 벽 홈페이지(propose.sisul.or.kr)에서 청혼 신청을 클릭하고 원하는 날짜와 내용을 입력한 후 관리자의 심사를 기다려야 한다. 심사 통과 승인이 나면 청혼 일정에서 지정일과 시간을 확인하고 현장에 10분 전에 도착해서 정해진 시간에 청혼 이벤트를 진행하면 된다. 시간이 되면 신청자가 제작한 UCC를 보여주면서 이벤트가 시작된다.
산고수장
2016년 12월 20일 at 8:41 오전
그런 곳도 있군요.
말도 많던 청계천이 요즈음에 젊은이에게는 젊게
늙은이게도 옛추억을 살리고 너무나
사랑 스럽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행복한 년말되세요.
journeyman
2016년 12월 20일 at 9:56 오전
청계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기는 합니다만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가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산고수장님도 즐거운 성탄과 행복한 연말연시가 되시기 바랍니다.
초아
2016년 12월 20일 at 11:22 오후
이런 곳도 있었네요.
가난한 연인들에겐 최고의 장소가 되겠네요.
journeyman
2016년 12월 21일 at 2:00 오후
이벤트 장소로는 괜찮아 보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우연을 가장해서 거기까지 데리고 갈 것인가 하는 것인데…
뭐 제가 걱정할 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