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맞을까 하느님이 맞을까?

뮌헨교회

 

같은 존재를 가리키면서 서로 다르게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 서로 자신들이 부르는 이름이 맞는다고 더 나아가 자신들과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상대방이 잘못되었다며 손가락질까지 하기도 한다. 아무리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는 해도 지나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확한 이름은 아무도 모르기에 더욱 그렇다. 아니 이름 자체가 아예 틀렸으면서 그 난리들이다.

기독교에서는 절대자의 존재를 ‘하나님’으로 부른다. 그에 비해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칭한다. 들리는 바대로 그 의미도 같다. ‘하나님’은 세상에서 유일하다는 의미이고 ‘하느님’은 하늘에 계신 분이라는 의미다. 기독교와 천주교 모두 유일신을 섬기고 그분은 하늘에 계시니 따지고 보면 둘 다 맞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독교 쪽에서는 ‘하느님’이라는 단어가 ‘하늘님’에서 유래하였기에 샤머니즘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부인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사용된 단어이므로 유일신을 지칭하는 말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하나님’만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The ONE’의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둘 다 틀렸다. 신의 이름은 기독교가 주장하는 ‘하나님’도 아니고 천주교에서 쓰는 ‘하느님’도 아니기 때문이다. 신의 이름이 ‘하나님’인지 아니면 ‘하느님’인지는 전 세계적인 것이 아니라 유독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분란이다. 만일 ‘하나님’이나 ‘하느님’ 둘 중에 정답이 있다면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논란거리여야만 한다.

출애굽기 3장에는 모세가 호렙산에서 신을 처음 만나고 그에게 이름을 묻는 장면이 나온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개역개정 출애굽기 3:14)

“God said to Moses, “I AM WHO I AM. This is what you are to say to the Israelites: `I AM has sent me to you.'” (NIV Exodus 3:14)

영어권에서는 신을 가르켜 God 또는 the LORD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하면 ‘신’ 또는 ‘주님’에 해당한다. 위에서 보다시피 출애굽기의 내용은 “나는 곧 나”(공동번역) 또는 “나는 스스로 있는 자”(개역개정)라고 번역되었으며 NIV 성경에는 “I AM WHO I AM”으로 되어 있다. 히브리어까지 거론하고 싶으나 능력 밖이라 안타깝다.

기독교의 ‘하나님’과 천주교의 ‘하느님’의 원래 이름은 야훼다. 야훼(야웨, 히브리어: יהוה, 영어: Yahweh)는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인들이 하나님을 부르던 고유 명사로 ‘나는 나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절대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없었기에 ‘야훼’ 대신 아도나이(Adonai, 나의 주) 또는 엘로힘(Elohim)이라는 호칭을 써야 했다. 이에 따라 영어 성경에서는 굵은 볼드체로 ‘the LORD’라 하고 한국 개신교에서는 여호와(영어: Jehovah)로 발음하고 있다

창세기 1장 1절부터 ‘God’이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이를 기독교에서는 ‘하나님’,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으로 번역하고 있다. 창세기 2장 4절에는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표현이 나오며 NIV 성경에서는 ‘the LORD God’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것이 천지가 창조될 때에 하늘과 땅의 내력이니 여호와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에” (개역개정 창세기 2:4)

“This is the account of the heavens and the earth when they were created. When the LORD God made the earth and the heavens” (NIV Genensis 2:4)

희한한 것은 공동번역의 경우 ‘여호와’ 대신 ‘야훼’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NIV 성경은 ‘the LORD God’으로 표현하고 있음에도 개역개정은 ‘여호와 하나님’으로, 공동번역에는 ‘야훼 하느님’으로 번역하고 있는 것이다.

“땅에는 아직 아무 나무도 없었고, 풀도 돋아나지 않았다. 야훼 하느님께서 아직 땅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땅을 갈 사람도 아직 없었던 것이다.” (공동번역 창세기 2:5)

이런 들쭉 날쭉한 용어 선택은 초기 성경 번역가들의 과욕이 빚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호와면 여호와, 야훼면 야훼, 그도 아니면 ‘God’이나 ‘the LORD’를 그냥 써도 될 것을 굳이 한국식으로 번역하려다 생긴 해프닝인 것이다. 이슬람교에서 절대신을 ‘알라(Allāh)’로 통일해서 부르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해진다.

헨드릭 빌렘 반 룬이 지은 ‘명화로 보는 성경 이야기’의 역자 한은경 서울대학교 언어연구원 선임연구원은 ‘God’을 기독교식인 ‘하나님’이 아니라 ‘하느님’으로 번역하고 있다. 집안 대대로 개신교 신자였기에 ‘하나님’으로 배워왔으나 “많은 고민과 기도 끝에 이 책에서 ‘하느님’을 사용하기로 하였다”고 ‘옮긴이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부르려면 많은 고민과 기도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라 하겠다.

‘하나님’으로 부르건 ‘하느님’으로 부르건 개인의 자유다. 어차피 둘 다 정확한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부른다거나 ‘하느님’을 ‘하나님’으로 부른다고 해서 불경스럽다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최순실이 최서원으로 개명했다고 해서 최순실이 아니지는 않은가. 정 신경 쓰인다면 이슬람교의 ‘알라’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단일 이름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여호와’라는 이름이 있고 ‘아도나이’와 엘로힘’이라는 명칭이 있는데도 굳이 ‘하나님’이 맞네, ‘하느님’ 맞네를 따지고 있으니 그 또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마는 어쨌든 자신들이 부르는 이름이 맞다는 독선과 아집은 이제 그만 부려야 하지 않을까.

“여호와(야훼)라는 이름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마함마드는 ‘알라’라는 이름이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누누이 강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성경은 ‘여호와(Yehovah)’ 하나님을 말한다. 하나님을 칭할 때 영어로 God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엘로힘을 사용했다. 엘로힘(Elohiym)은 엘로와(Elowahh)의 복수형이다. 엘로와는 ‘Strength, Mighty, Deity’의 뜻을 가진 ‘El’이라는 명사에서 파생하였다. 즉 ‘Elohiym < Elowahh < El’의 단계로 파생한 것이다. 따라서 엘로힘은 ‘gods, God’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서도 우리는 하나님이 복수로 존재하시면서 하나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유추할 수 있다. 엘로힘 ‘하나님’은 창세기 1장에서부터 사용되었다. 그러나 성경에는 다른 어떤 신이 아니라 바로 그분 하나님을 칭할 때 ‘Yahovah’ 또는 ‘Yehovah’를 사용한다. 성경에는 ‘주님(the LORD)’라고 번역되기도 했는데 유대인들은 ‘주님’이라는 의미에서 ‘Yehovah(여호와)’라고 칭했다.” (최한우 저 ‘이슬람의 실체’ 중에서)

4 Comments

  1. 초아

    2017년 2월 1일 at 11:50 오후

    하나님, 하느님 같은 뜻이지요.
    단어하나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믿음이 중요한거겠지요.

    • journeyman

      2017년 2월 2일 at 2:52 오후

      천주교에서는 민감하지 않은 문제인 듯한데 기독교 쪽에서는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입니다.
      천주교에서 믿는 신과 기독교에서 믿는 신이 달라 보일 정도니까요.

  2. 데레사

    2017년 2월 2일 at 4:42 오전

    아무래도 연세 많이 드신분들은 하나님, 젊은 사람들은 하느님으로 부르는것
    같던데요. 저는 어느쪽이냐구요? 하느님이에요. 젊거든요. ㅎ

    • journeyman

      2017년 2월 2일 at 3:13 오후

      애국가에 나오는 ‘하느님’을 ‘하나님’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문제는 문제에요.
      데레사님의 왕성한 활동을 보면 젊다는 말씀에 공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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