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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무척이나 길게 느껴지던 터키 카파도키아에서의 하루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무척이나 길게 느껴지던 터키 카파도키아에서의 하루

터키무스타파

 

터키 그중에서도 카파도키아에서의 하루는 무척이나 길게 느껴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무려 12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와서는 쉬지도 않고 곧바로 하루의 일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터키 시간으로 새벽 5시에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 도착 → 입국심사 후 오전 8시까지 대기 → 오전 8시 20분 국내선 탑승 → 오전 10시 카이세리 공항 도착 → 오전 11시 버스 타고 카파도키아로 출발 → 오후 12시 30분 빈달르 식당에서 점심 식사 → 오후 1시 반경 괴레메 야외박물관 견학 → 오후 3시경 로즈벨리 방문 → 오후 4시경 파사바 지구 탐방으로 일정이 이어졌으므로 그야말로 알차게 하루를 보냈다고 할 수는 있겠다.

그렇게 길었던 하루를 보낸 데다가 하루 종일 폭설을 뚫고 다녔으니 터키에서의 첫날밤을 지낼 무스타파 호텔에 도착할 즈음에는 모두들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그러니 따뜻한 온수로 샤워하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종일토록 눈밭을 걸었기에 수분에 절어있는 발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런 상태에서 호텔 로비에 들어서니 비로소 긴장이 풀리기도 했겠지만 호텔 측에서 제공하는 화이트 와인을 한잔 마시니 정신이 몽롱해지는 게 일종의 환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튼 첫날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베이스캠프로 귀환한 듯 노곤한 몸을 이끌고 객실로 향했다.

호텔은 아담했다. 몇 년 전 하룻밤 묵었던 런던의 줄리스 호텔과 비슷한 규모인듯싶다. 런던 줄리스 호텔은 시내에 있어서 저녁에 시내를 산책할 수도 있었지만 터키 무스타파 호텔은 시골에 있는 호텔이어서 무척 조용했고 바깥으로 보이는 경치라고는 건너편에 있는 산이 전부였다.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후 별달리 할 일도 없고 해서 침대에 누워있었더니 그만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 그런 탓에 새벽 3시에 잠에서 깨었다. 창밖을 보니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밤새도록 내린 눈은 창밖에 가득 쌓여 있었다. 한국에서는 그토록 보고 싶었던 눈이었지만 터키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내일 또 이 눈을 맞고 다녀야 하나 하는 걱정과 터키에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면 오전 10시였을 그 시간에 노트북을 켜보니 희미할망정 무선랜이 잡혔다. 기대하지도 않았었는데 막상 신호가 잡히니 너무도 고마웠었다. 수도인 이스탄불이라면 몰라도 오지에 가까운 카파도키아에서 인터넷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 했던 부분이었다. 힘들게 힘들게 사진을 올리고 글을 추가해서 드디어 터키에서의 첫 글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줄은 그때는 미쳐 몰랐다. 이스탄불에서는 아예 접속조차 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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