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1면은 얼굴에 해당한다. 해당 신문을 상징하는 로고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해당 신문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사를 올린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한마디로 신문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내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광고 단가가 제일 비싼 이유이기도 하다.
2017년 3월 11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나란히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소식을 1면으로 전했다. 대한민국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의 탄생(?)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라는 머리기사 타이틀의 크기를 조금 키웠을 뿐 평소와 다르지 않은 구성이었다. 굳이 좋게 표현하면 요란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반면 중앙일보의 1면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헌법, 대통령을 파면했다”라는 타이틀을 가운데에 놓고 그 아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뒷모습을 넣었으며 그 주위를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요지’를 실었다. 역사적인 소식을 전함에 있어 신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광고도 과감히 포기하기까지 했다.
조선일보는 탄핵 인용에 대한 사실을 전하는 데 충실한 반면 중앙일보는 탄핵 대통령 이미지 전달에 충실했다. 어디가 더 만들었다는 문제를 떠나 개인적으로는 조선일보보다 중앙일보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간직하고자 한다면 조선일보 1면보다 중앙일보 1면이 더 가치 있어 보이는 까닭에서다. 종이로 신문 보는 맛까지 살렸다는 점에서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