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답지 않게 한화에게 쩔쩔맨 두산

두산한화

 

2017 시즌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1강 8중 1약을 예견했었다. 홀로 독주할 정도로 강한 팀 하나와, 고만고만한 전력으로 중위권에서 혼선을 벌일 8개 팀, 그리고 최약체로 분류되는 1팀이었다. 1강은 전년도 우승 팀 두산이고 1약은 전년도 꼴찌팀 KT였다. 나머지 8개 팀 중에서 누가 치고 올라갈지는 몰라도 맨 위의 팀과 맨 아래 팀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된 2017 시즌은 파란을 예고하고 있었다. 꼴찌가 예상되던 KT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SK를 3일 연속으로 잡았고, LG 역시 만났다 하면 혈투를 벌였던 넥센에게 3연승을 거뒀다. 개막전에서 NC에게 패하면서 NC전 15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했던 롯데는 주말 2경기를 모두 잡아 718일 만에 NC에게 위닝시리즈를 거두기도 했다.

문제는 두산이다. 지난해 내홍을 겪었던 한화를 맞아 비교적 손쉽게 승수를 쌓을 것으로 예상됐던 두산이었지만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서 3일 내내 가슴 졸이는 승부를 펼쳐야 했다. 전년도 우승 팀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다른 팀들이 범접할 수 없는 1강이라는 예상이 무색할 정도로 실력보다는 요행으로 점수를 얻어냈다.

개막전에서 두산은 한화를 3:0으로 눌렀으나 내용면에서는 창피한 수준이었다. 안타는 4개에 불과했고 득점은 상대 실책의 덕을 크게 봤다. 이날 한화는 4개의 실책을 쏟아내면서 자멸했고, 그 실책을 발판 삼아 두산은 점수를 쌓아갔다. 에이스 니퍼트를 내세워 무실점으로 막아낸 두산은 1승을 거저주워 담다시피 했다.

2차전은 두산에게 악몽에 가까웠다. 표면적으로는 연장 11회까지 이어지는 접전이었지만 안타 수는 16:9로 크게 뒤졌다. 크게 무너지지 않은 것은 수비의 힘이었으니 어쩌면 그게 바로 두산의 힘이라고 해야겠다. 한화 8번 타자 김원석은 5타수 4안타 3타점으로 곰 사냥 선봉장이 되었고 5회말에 쏟아진 소나기와 함께 갑자기 흔들리기는 했어도 한화의 메이저리그 출신 선발 투수 오간도의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3차전은 한 편의 영화였다. 0:3으로 끌려가던 두산은 8회말 한화 1루수 로사리오의 실책으로 힘겹게 1점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1:3에서 3번 타자 에반스의 동점 투런포가 터지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연장 11회에 터진 신성현의 솔로포로 다시 패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다시 에반스의 거짓말 같은 동점포가 터졌다. 두산은 12회말 민병헌의 끝내기로 또다시 힘겹게 1승을 추가할 수 있었다.

144경기 중에서 이제 3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KT가 SK에게 스윕을 거둔 것만 봐도 올 시즌의 판도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넥센은 힘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3경기 모두 LG에게 무릎을 꿇기도 했다. 만만한 상대는 하나도 없다. 전년도 우승 팀이라고 해서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지고 이기는 것은 병가에서 흔하게 있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내용은 만족할 수 있는 경기여야 한다.

2017 시즌 개막 3연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두산이 2승을 챙기기는 했어도 경기 내용이 좋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어쩌면 두산 선수들이 이겨야 하는 것은 상대 팀이 아니라 자기 자신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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