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니 더 잘 보이던 밤송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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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돌아가려 했다.

아무리 찾아도 속 빈 밤송이만 보이던 터라

미련 없이 일어서려 했다.

미련도 후회도 없었다.

1만 원 내고 받아든 양파망에는

이미 주워 담은 밤들로 가득했다.

본전치기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기본은 한 셈이었다.

그러나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찾아다녀도 보이지 않던 녀석들이

마음을 비우고 나니

오히려

눈에 더 잘 들어온 탓이다.

그것도 상하지 않고 제대로 영글진 녀석들이었다.

하나를 주우니 다른 녀석도 눈에 들어왔다.

그마저 주우니 또 다른 녀석이 버티고 있었다.

가야 하는데

이제 그만 일어서야 하는데

자꾸만 그 녀석들이 눈에 밟힌다.

자꾸만 그 녀석들이 발목을 잡는다.

자꾸만 그 녀석들이 발길을 가로막는다.

이런 게 바로 사람의 욕심이라는 건가.

6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10월 1일 at 5:44 오후

    아, 반갑습니다.
    오늘 산소 가면서 보니까 밤 줍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가을에 밤 줍는 재미도 좋지요.

    • journeyman

      2017년 10월 2일 at 11:56 오전

      돈 내고 주우니 본전 생각 때문에 쉽게 일어서지 못하겠더군요.
      욕심 때문이겠지요.

  2. 최 수니

    2017년 10월 1일 at 6:10 오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위블에 로빈님이 안계시니
    우리는 고사 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로빈님이 다시 글 올리시는 건
    위블에 좋은 소식이지요?

    • journeyman

      2017년 10월 2일 at 11:58 오전

      저도 이제는 관리자가 아닌 블로거로 참여하는 입장이기에 위블의 앞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해 송구스럽네요.

  3. 참나무.

    2017년 10월 2일 at 10:26 오전

    정말 반가워요
    다시 관리해주셔서
    위블 썰렁하지않게 해주시길바랍니다
    눈에 밟히는 밤송이들이 우리 위블러같은 생각이듭니다
    저도 순이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믿어도 되겠지요

    • journeyman

      2017년 10월 2일 at 11:59 오전

      위블이 이렇게 방치 상태로 있게 된 것이 다 제 탓인 듯해서 죄스러운 마음 그지없습니다.
      제가 힘은 없으나 글이라도 올려서 썰렁하지 않도록 작은 힘을 보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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