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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보이: 사형수의 편지

2014092299

이성에 대한 취향은 저마다 다양하기 마련이다. 정해진 답은 없다.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향할 뿐이다. 진정한 사랑일 수도 있고 단순한 호기심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스스로 선택한 결정이라면 최대한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라 해도 다르지 않다. 취향이 다를 뿐이지 틀리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싶다. 평범한 남자도 많은데 하필이면 사형수라니. 억울하게 누명 쓴 사람도 있을 텐데 하필이면 살인범이라니. 취향이 독특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유별나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좋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영화 ‘페이퍼보이: 사형수의 편지(The Paperboy, 2012)’에서 니콜 키드먼이 맡은 샬롯 이야기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들과 편지로 펜팔을 주고받던 샬롯은 힐러리(존 쿠삭)라는 죄수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감정은 스스로도 정리되지 않는 것이기에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뿐이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강렬한 감정으로 변하게 되었고 끝내 그의 여자가 되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잭(잭 에프론)은 그런 샬롯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녀 정도의 미모라면 충분히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텐데 하필이면 왜 그런 사형수에게 자신의 인생을 걸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누군가 나락에 빠진 그녀를 구해주어야 한다면 자신이어야만 할 것 같은 묘한 의무감을 느끼기도 한다. 샬롯과 힐러리의 위험한 사랑과 샬롯을 향한 잭의 안타까운 사랑의 종착역은 도대체 어디일까.

영화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밤 살해된 보안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살인 용의자로 악어 사냥꾼 힐러리 반 웨터가 잡히고 사형을 선고받지만 어딘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남아있는 상태. 뭔가 구린내가 나 보이는 이 사건의 취재를 위해 도시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는 워드(매튜 맥커너히)가 그의 파트너 야들리(데이빗 오예로워)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여론을 달래기 위해 억울한 사람을 성급히 살인자로 몰아갔다는 확신을 갖고.

워드가 취재로 나선 대는 힐러리의 아내를 자처하는 샬롯의 투고가 발단이 되었다. 억울하게 누명 쓴 사형수가 있으니 진실을 파헤쳐 달라는 부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힐러리라는 인간은 상종할 가치가 없다는 점이었다. 정의를 위해 시작한 취재였지만 설사 누명을 썼다 해도 저런 인간을 구명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만 들 뿐이었다.

힐러리를 면회갈 때마다 불쌍해 보이는 건 샬롯이었다. 어쩌다 저런 놈팽이한테 엮여서 막장 인생으로 들어서게 되었을까 싶은 생각에서다. 그녀는 분명 악몽을 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워드의 동생으로서 조수이자 운전수 역할을 하고 있던 잭이 샬롯을 보호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 것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악몽을 꾸고 있을 샬롯을 깨워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엇갈릴 것만 같았던 세 사람의 운명은 힐러리가 풀려나오면서 반전된다. 폭행 시비로 워드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이 야들리가 힐러리와 관련된 증거들을 조작해서 그의 무죄를 기사화한 탓이다.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힐러리는 샬롯을 찾아가고 야생마처럼 그녀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마치 그녀와의 잠자리를 위해 세상으로 나온 것처럼. 그리고는 늪지대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샬롯을 데려간다.

어차피 해피엔딩을 기대할 만한 스토리는 아니었다. 그렇듯 샬롯은 사랑이라 믿었던 자신의 감정에 무참히 짓밟히게 되고 잭은 자신이 지켜주고 싶었던 여인을 잃고 만다. 금지된 사랑이 불러온 잔혹한 댓가인 셈이다. 이 영화는 비교적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고 있지만 메이저 극장에 걸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흥행성적도 그리 신통치 못하다. 니콜 키드먼이 출연했음에도 불과 3,074명의 관객만을 불러모았다.

영화적인 재미도 그리 크지 못하다. 어쩌다 니콜 키드먼이 이런 영화에 출연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니콜 키드먼이 아니었다면 그 정도의 흥행수입도 올리기 힘들었을 거 같다. 그러고 보면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Stoker, 2013)’도 그의 첫 헐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의미보다 니콜 키드먼의 출연이 더 이슈화되지 않았던가. 이 영화도 그녀의 섹시한 매력에 마음껏 취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40대 후반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섹시한 매력이라니… 다만 그녀에게 낚였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은 기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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