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아침 6시경 기상해서 면도와 세수를 하고 6시 55분에 galley helper를 하러 내려갔다. 하늘은 맑았고 미풍이 뱃전을 찰싹였다. 8시 30분에 crew meeting이 있었고 9시 10분에 main engine이 stand-by되었고 Main Sail을 설치했다. 9시 40분 port anchor가 끌어 올려졌고 Blue watch는 fore deck에서 출항준비를 했는데 나는 C-man과 함께 chain locker에서 anchor chain을 정리했다. Masa가 Blue watch 중에서 leader를 지원하라고 해서 하루 동안 내가 하기로 했다. 9시45분 Inner Staysail, Inner Jib 그리고 Main Staysail이 설치되었다.
10시에 동경 129도 7분 10초, 북위 35도 3분 30초 위치에서 주기관의 사용이 종료되었고 10시 15분에 Lower Topsail과 Upper Topsail, Top Gallent가 설치되었는데 Blue watch는 Upper Topsail을 설치하기 위해서 yard 위로 올라가서 gasket을 풀고 갑판에 내려와서 Masa가 leader인 나에게 부원들에게 Upper Topsail 설치에 대해 order를 내리게 했다. 먼저 bridge의 당직사관에게 “Ready to set Upper Topsail!”이라고 외치자 ”Please Set Upper Topsail!”이라고 허락이 내려졌다. “On the Upper Topsail!, Stand by Upper Topsail Buntlines, Leech line and Sheet line, flake Buntlines and Leech line!”라고 지시하고 Upper Topsail Buntlines과 Leech line의 flake 상태를 확인한 후 1명을 배치하고 Sheet line에 각각 좌, 우현 2명씩의 인원을 배치한 후, “On the Upper Topsail!, In on Sheet line, Out on Buntlines, Leech line, Haul away!”라고 외치자 모두 “Haul away!”하고 복창한 후 “Two-six-heave!, Two-six-heave!” 외치면서 구령에 맞추어 rope를 당겼고 ‘DORAEMON DREAM VOYAGE’라고 그려진 Upper Topsail이 거의 다 펼쳐진 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Hold!”하고 외치자 부원들은 “Hold!”하고 복창한 후 rope를 belaying pin에 왼쪽으로부터 한 번 걸어서 고정한 채 대기하였다. 나는 다시 sail 상태를 확인한 후 “Firm up!, Haul away!”라고 외치자 모두 “Haul away!”라고 복창하고 다시 “Two-six-heave!, Two-six-heave!” 외치면서 구령에 맞추어 rope를 당겼고 sail이 충분히 팽팽하게 설치된 것을 확인한 후 내가 다시 “Belay!”라고 외치자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Belay!”하고 복창한 후 “Take a weigh!”, “Got to the weigh!”하면서 rope를 단단히 pin에 고정시켰다. pin에 아래위로 3번씩 8자형으로 엇걸어서 고정을 시킨 부원이 “Belay!”하고 외치자 “Belay!”하고 복창한 후 rope에서 손을 떼었다. 그리고 시계 방향으로 rope를 coil 형태로 사려서 pin에 make up line을 하였고 Buntlines과 Leech line도 사려서 pin에 정리했다. 맑은 하늘 아래 미풍이 온몸에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기분 좋은 한낮이었다.
점심 식사 후 오후 3시까지 siesta time(낮잠 시간)이 있었고 3시 30분부터 main deck(중갑판)에 모여서 KAISEI race를 했는데 watch 별로 6명씩 나와서 허리에 엉덩이 쪽으로 못이 늘어뜨려진 끈을 매고 달려가서 fore mast에 달린 KAISEI bell을 친 후 돌아와서 입구가 좁은 호리병에 엉거주춤 앉아서 못을 넣는 게임이었는데 Blue watch가 우승해서 과자 한 봉지를 상품으로 받았다. 침로가 대마도를 스쳐지나갈 정도의 145도여서 저 멀리 송도와 하이얀 고신의료원 건물이 아스라이 멀어져 갔다. 나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수평선 근처를 가리키며 저곳이 내가 사는 곳이며 아주 아름다운 바닷가라고 설명했다.
저녁 무렵 본선은 대마도(對馬島)의 Izumi Wan(泉 灣) 부근을 지나고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의 거실에서 이른 새벽이나 밤중에 송도의 수평선을 바라보면 대마도의 등대를 볼 수 있었는데 그곳이 부산 쪽을 향한 항구일 것이라고 추측했으나 아마도 그 등대는 Sao Saki(棹 埼)나 Ina Saki(伊奈 埼)의 등대였던 것 같았다. 그쪽 항구는 어떤 모습일까? 막연한 상상을 하게 하던 대마도도 거제도의 저녁과 유사한 섬 마을 풍경이었으며 Mitsu Shima(三 島)의 등대와 해안도로의 가로등만이 어둠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18시부터 20시까지 Blue watch가 항해당직을 섰고 내가 먼저 helmsman을 했고 각각 lookout, messenger, bilge checker, log-book keeper를 분담시켰다. 배가 유지하고 있는 방향을 침로(the course)라고 하는데 침로는 나침반(compass)의 각도에 의해서 표시된다. 본선에서는 gyrocompass는 해도실(chartroom)에 있고 magnetic compass는 해도실 상부에 설치되어 있으며 두 개의 gyro repeater중 한 개는 bridge의 helm 앞의 나침의함(binnacle)에 설치되어 있어서 조타를 할 때 이 compass casing에 있는 노란색의 Lubber line이 본선의 선수와 일치하므로 이 Lubber line이 침로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helm의 조작에 의해 결정된 rudder의 각도는 helm 앞의 main mast에 걸려있는 Helm Indicator에 나타나게 되어 있었다. helmsman은 대개 20분마다 교대로 하게 되는데 교대를 할 때는 먼저 선교에 올라가서 당직 중인 helmsman에게 “What was the last change order?”라고 물어서 먼저 현재의 침로를 확인하게 되는데 당직 중인 helmsman이 “The last change order was one four zero(140).”라고 답하면 교대자는 다시 당직사관에게 “The last change order was one four zero(140).”라고 보고하고 당직사관이 “OK, thank you”라고 하면 helmsman 당직을 교대하고 이전의 helmsman은 “The last change order was one four zero(140).”라고 당직사관에게 보고하고 당직을 마치게 된다. 그리고 침로를 수정하기 위하여 당직사관이 “Alter course to one four five(145).”라고 명령할 경우 반드시 “One four five(145).”라고 복창해서 확인을 해야 하며 그 후 Helm Indicator가 “Starboard 5″를 나타낼 때까지 helm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선수와 Lubber line이 오른쪽으로 돌아서 새로운 침로(145)에 다다르면 Helm Indicator가 ”00″를 나타낼 때까지 helm을 왼쪽으로 돌려서 Midship 상태로 만들고 당직사관에게 “One four five(145) on.”이라고 보고한다. 이때 rudder는 배의 중앙에 위치하며 배는 새로운 침로를 유지하며 똑바로 나아가게 된다. 일시적으로 항로를 수정하는 경우 당직사관은 “Port 5″라고 지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Port 5″라고 복창해서 확인을 한 후 단순히 Helm Indicator가 “Port 5″를 나타낼 때까지 helm을 왼쪽으로 돌리고 “Port 5-on”하고 당직사관에게 보고하면 된다. 배의 선회가 끝나면 당직사관은 다시 “Midship”이라고 지시를 할 것이고 “Midship”이라고 복창해서 확인을 한 후 다시 helm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Helm Indicator가 ”00″를 나타낼 때까지 helm을 오른쪽으로 돌려서 Midship 상태로 만들고 당직사관에게 “Midship-on”이라고 보고한다. 선수와 방위기선(lubber line)과 helm을 잡고 있는 나와 rudder가 일직선상에 있다는 사실이 우주의 중심은 나요 나는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했다. 범선에서는 상선과는 달리 16시부터 18시까지 First Dog이고 18시부터 20시까지 Last Dog이어서 20시에 당직을 마치고 침실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