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글 보관함: 생활의 발견

삶에 대한 다양한 견해

삶에 대한 다양한 견해

‘김홍신 인생사용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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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미국 해운회사 소속의 상선에서 근무할 무렵 이 글을 쓰신 분의 ‘인간시장’이라는 소설을 접하면서 매우 강단이 있는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주에 이글을 읽게 되면서 예전의 비판적인 사고의 예리함은 여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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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7장중에서 1장에서는 서울 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의 기현상, 조기 유학 열풍, 최저 출산율과 부부의 절반이 이혼한 상태라는 고발은 작금의 한국의 현실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결국 자신의 생각과 판단은 내팽개친 채 막무가내로 유행을 좇아가는 ‘앵무새 증후군’이라고 지적한 바보들의 행진이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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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에서 큰 방 두 곳과 거실의 책들과, 꽃을 심고 채소를 가꾸던 마당을 포기하지 못해서 26년째 같은 집에 사신다는 작가의 고백에 고개를 끄덕이며 비슷한 집착에 연연해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머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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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에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당당할 때 스스로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나 지금의 많은 사람들은 작가의 지적처럼 욕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추악함과 비겁함에 너무 젖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1909년 9월 4일 간도를 청나라에 넘겨준 것에 대하여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것을 주장하는 작가의 지적은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하루 12시간 이상 집필을 하여 2006년 12월 7일 ‘대발해’를 탈고하기까지 작가가 겪은 우여곡절과 고난을 엿보면서 많은 감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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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에서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소개하고 있는데 약 한달 전 안철수 교수님의 강의에서도 들은 바가 있지만 우리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성실하게 노력하고 일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깊이와 폭을 갖춘 전문성이나 실무 경험보다는 너무 대중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말잔치가 판을 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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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에서 독도를 지키고 유인도화 하기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바 하루빨리 실천에 옮겨서 더 이상 일본이 억지를 부릴 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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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에서 고소영, 강부자로 희화화 되는 현 정부의 실책에 대하여도 언급하고 있는데 부동산 투기, 자녀들의 이중국적, 세금누락 등의 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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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축은행 사태에서도 보듯이 금융권의 비리와 영합한 세력들의 부정부패와 난맥상은

지난 10여년의 사회가 겉으로는 자유와 복지 그리고 정의를 표방하였으나 실제로는 우리들이 얼마나 표리부동하고 후안무치하게 살아왔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우리들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하루 빨리 이러한 잘못들을 뉘우치고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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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8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확률과 통계의 세계

확률과 통계의 세계

‘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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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여름 L.A. Longbeach에 기항했을 때 Disneyland를 가본 적이 있다. 젊은 시절이라 꿈에 부풀어 입장을 했지만 한번 놀이기구를 사용할 때마다 훨씬 더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전체적인 흥겨운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야기를 하다가 손을 내밀자 마침 앞쪽의 아이스크림을 먹던 금발의 아가씨가 아이스크림 통을 건네 주려고 할 정도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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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책을 읽으면서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것도 디즈니의 이미지 공학자들의 많은 노력과 수고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확률과 통계는 고교시절 수학 교과 과정에서 가장 나중에 배우는 다소 난해한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열역학과 현대 물리학 중에 특히 양자역학을 공부하면서 통계와 확률의 중요성과 실용적인 면을 배우고 익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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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매달 임상연구윤리심사를 하면서 항상 통계학적 유의성과 모집단에 대한 표본의 크기 그리고 가설과 검정에 대하여 종종 열띤 격론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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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은행이나 통신회사 등에 전화로 면담을 신청하다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ARS 멘트에 무기력해질 때가 가끔씩 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 고속도로의 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램프 미터링을 제도에 반발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꼭 합리적으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기계문명의 볼모가 되는 듯한 소외에 불편해 하는 모습을 엿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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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대수 법칙이 말해 주듯이 통계학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통상적인 신뢰구간을 벗어나는 비특이적인 사건이나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식품의 오염에 의한 전염병의 원인을 밝히는 역학조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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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러한 통계 자료는 신용평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함으로서 현재의 신용거래 사회를 구축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에서 변이성에 대한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을 경우에 단기간에 걸친 일련의 연속된 플로리다의 허리케인에 의하여 보험회사가 파산할 수 있다는 교훈을 배울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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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의 약물남용에 대한 도핑 테스트와 거짓말 탐지기의 거짓양성과 거짓음성 판정에 대한 딜레마와 선수와 피험자들의 검사결과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고뇌에 대하여 보다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사례는 현재 수행 중인 연구심사에서 다시한번 연구결과의 효용과 성과를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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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동안의 항해와 삶의 사이사이에 30시간 이상 비행을 하는 오랜 여행들을 제법 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비행기 사고에 대하여 별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여행의 즐거움에 들떠 있던 젊은 시절이라 그러 했을 테지만 그때도 운송수단 중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것은 선박이고 그다음이 항공기라는 생각으로 희희낙락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어쩌다 발전용량이 모자라 이륙 시에 에어컨을 켜지 못하는 후진국 비행기를 탈 때는 조금씩 불편함도 느끼고, 무엇보다 간단한 집게칼도 가지고 다니지 못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 보안 검사의 불편함 때문에 이제는 오랜 비행 자체를 꺼리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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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의 복권 사기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무엇보다 사건의 성격상 통계학적인 도구의 적용이 매우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자료의 수집과 처리가 편리하였던 장점과 과학적인 판단이 사건 해결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던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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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예과 시절 통계학 시간에 강의를 듣고 교수님을 따라 나가서 질문을 하면 교수님께서 “자네 질문을 받으면 내가 영감을 받네.”하시던 칭찬이 그립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누구든 일상생활에서 피할 수 없지만 싫어하는 수와 통계학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그리고 피부에 와 닿게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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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15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해박한 학식과 삶의 지혜가 묻어나는 고대 서양문화사

해박한 학식과 삶의 지혜가 묻어나는 고대 서양문화사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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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여름과 1998년 여름 두 번에 걸쳐 그리스를 여행 한 적이 있다. 1990년 7월 18일부터 8월 19일 까지 약 33일 간에 걸친 유럽 여행을 했을 때 런던에서 출발하여 그리스까지 갔다가 다시 파리로 나와서 귀국하는 일정을 잡았었는데 이탈리아는 약 일주일에 걸쳐서 베네치아 밀라노 피사 시에나 피렌체 로마 나폴리 폼페이 쏘렌토 그리고 브린디시를 둘러 볼 수 있었으나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있는 파트라(Patra)에서 시작한 그리스 여행은 일정에 쫓겨서 기차로 코린트를 거쳐서 아테네 수니온 피레우스 그리고 에기나 섬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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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돌아오는 페리보트에서 홍콩에서 온 화가를 한 분 만나게 되었는데 코발트 블루와 화이트가 어울리는 그리스 섬들을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1998년 여름 터키와 소아시아 지방을 둘러보고 사모스 섬을 통해서 미코노스 낙소스 이오스 티라(산토리니)에 이르는 에게해의 섬들을 둘러 보면서 그리스 신화의 배경들을 살펴보면서 지중해의 크루즈를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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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1권은 ‘미궁의 정복자 테세우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테네의 왕인 아이게우스가 트로이젠을 여행하다가 취중에 공주와 밤을 보내게 되면서 태어난 아들이 테세우스인데 아버지를 찾아가는 도중에 코린트의 지협(이스머스, isthmus)에서 ‘시니스’라는 도둑을 죽이는 장면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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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스머스’라는 용어는 지금도 해부학에서 자궁 경부를 뜻하는 cervix와 함께 목처럼 좁은 부위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오니아 해와 에게 해를 가르는 이 지협에는 폭 23m 길이 6343m의 코린트 운하가 건설되어서 배들이 지나다니는 것을 코린트에서 아테네로 가는 기차의 차창에서 까마득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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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게우스의 부인은 약 처방 솜씨가 뛰어난 메데이아였는데 의학을 의미하는 메디신(medicine)은 이 메데이아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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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는 아이게우스의 동생 팔라스의 제안으로 그레타 섬의 미노타우로스를 잡으러 떠나게 된다. 아테네에서 그레타 섬을 지나는 길목에 산토리니 섬이 있는데 절벽 위의 작은 도시 Fira에서 바다 건너편의 thirassia 섬으로 둘러싸인 10km 반경의 해저로 함몰된 석양에 물든 내해를 내려다 보노라면 플라톤의 잃어 버린 도시 아틀란티스를 떠올리게 되고 그 여파로 200m는 족히 되었을 해일에 크레타 섬의 미노안 문명이 폐허가 된 과거를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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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 섬에서 미궁(라브린스, labyrinth)에 갇힌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러 가기 전날 밤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무사히 미궁을 빠져 나와 아테네로 귀국하나 약속과 달리 검은 돛을 달고 오는 귀환선을 보고 아이게우스가 바다에 몸을 던지니 그 바다의 이름이 아이게우스의 바다 즉 에게해(Aegean Sea)가 되었다고 한다. labyrinth는 지금도 ‘내이(內耳)의 미로’를 뜻하는 해부학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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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은 ‘세계의 지배자 알렉산드로스’의 장이 이어진다.

12세의 알렉산더가 명마 부케팔로스가 자신의 그림자에 놀라는 것을 보고 말을 태양과 마주보게 하여 길들이는 장면을 보고 필리포스 왕이 “마케도니아는 아무래도 너에게 너무 작을 것 같다.”고 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가 자식이 자신들보다 훌륭하게 되기를 기원하지만 뛰어난 자식은 부모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도전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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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90 쪽에 실려 있는 세 마리의 뱀이 서로를 휘감으면서 기어오르는 유명한 청동 조상을 실제로 이스탄불의 술탄나흐메트(Sultannahmet) 광장에서 본적이 있는데 이것이 원래 델포이 신전에 있었으며 여기에 델포이의 무녀 퓌티아가 앉아 아폴론 신의 신의를 전해 준다는 것을 이글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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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필리포스’라는 시의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알렉산더의 금도(襟度)도 매우 감동적이다. 알렉산더나 스파르타의 뤼쿠르고스는 과묵하고 매우 간명한 촌철살인의 수사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도 또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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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의 아를을 여행해보면 로마의 유적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이것이 시저의 갈리아 정복에 의한 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모두 시저의 지배 하에서 퍼져간 라틴어의 문화가 결국 천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의학과 과학을 비롯한 서양의 학문의 용어로 건재한 이유를 살필 수 있었다. 남부 이탈리아가 고대 그리스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이나 지중해를 사이에 둔 카르타고 이집트와 패권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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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실은 현지 답사와 학문적 고증을 깊이 있게 시도한 작가의 정치한 식견으로 미루어보건데, 원래 기획하고 계셨던 ‘이스라엘 중심의 헤브라이즘’에 대한 책이 저술되기 전인 지난 2010년 여름에 유명을 달리하신 이윤기 선생님께 심심한 감사와 함께 다하시지 못한 아쉬움에 대한 위로를 전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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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0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감각에 취해 꿈을 쫓는 사람들

감각에 취해 꿈을 쫓는 사람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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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구정 연휴에 뿌렸던 상추가 중순의 서설을 맞으면서 며칠 전 봄비 속에 새싹을 틔운 모습이 앙증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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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하면 21년 전, 햄릿의 무대였던 크론보어성이 있는 덴마크 헬싱괴르에서 Ferryboat를 타고 입항하였던 헬싱보리의 움울한 도시풍경과 암스텔르담으로 떠나기 전날 서울 동생 집에서 보았던 Susan Brink라는 스웨덴 이름을 가진 4 살 때 한국으로부터 스웨덴으로 입양된 소녀가 27 세의 성인이 되어서 한국의 친 엄마를 찾게 되는 모녀의 끈질긴 인연과 함께, 2009년 2월 20일 폐암으로 향년 4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신유숙씨를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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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게 된 Stieg Larsson의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읽으면서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그때의 도시풍경들과 소설의 배경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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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뉴밀레니엄이 시작되는 시기에 스톡홀름을 무대로 사회문제와 부조리를 고발하는 ‘밀레니엄’ 잡지사의 편집장겸 공동소유자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사업가 한스에리크 베네스트룀을 고발하는 기사로 소송을 당해서 명예훼손죄로 3개월의 징역을 선고받고 형이 집행 되기 전에 스톡홀름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가상의 지명 ‘헤데스타트’에 거주하는 방예르 그룹의 헨리크 방예르가 ‘밀레니엄’의 이사로 등장하면서 이 잡지사를 파괴하려는 한스에리크 베네스트룀에 대항하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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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또 다른 등장인물로서 등에 용 문신을 한 24세의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해커이자 보안업체 사설 조사원으로서 청소년기의 일탈로 금치산자 선고를 받아 법적 후견인의 보호라는 미명하에 성적 학대를 받고 있다. 이소설의 저자 Stieg Larsson은 원래 10부작을 구상하고 있었으나 3부를 탈고하고 2004년 11월 9일 심장마비로 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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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정치 경제 법조계에 만연해 있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의 탐욕을 여과 없이 보여 주어서 흥미롭기는 하나 대부분의 서구의 스릴러물이 그렇듯이 개인적으로는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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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현대 사회에서 남녀의 차이를 너무 과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사실 남녀의 차이는 태아의 발생 10주경에 wolfian 관이 발달하느냐 아니면 mullerian관이 발달하느냐의 차이일 뿐이고 오히려 성장하면서 사회적으로 교육받는 역할(gender role)의 차이일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녀가 서로 동등하고 모두가 사회구성원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이성이 착취나 학대 증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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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세계관과 문명을 비판 없이 수용한 우리들의 근대화 과정은 이제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모든 것이 너무 상업주의로 흐른 결과 저녁 시간 가족들이 모여서 보는 soap drama는 너무도 가족이나 인간관계가 왜곡된 막장형의 드라마가 판을 치고 오락 영화들도 인간의 도리나 윤리와는 담을 쌓은 종교나 자유의 가면을 쓴 폭력과 탐욕, 여과 없는 욕망의 발산과 파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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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간의 욕망과 무절제한 과소비는 지구의 자연환경이나 사회적인 환경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학생의 반이 결손가정 출신이고 이들의 양부모와 이복 형제들 간의 갈등과 마찰은 더욱더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단지 내가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차를 끌고 다녀도 된다는 생각이나 돈을 지불할 것이므로 한 테이블 가득 날라온 음식을 먹지 않고 모두 쓰레기로 만드는 철없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도 한심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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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공전의 흥행을 선전하고 있지만 그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이 전부인양 감각에 취해 꿈을 쫓고 있는 우리들의 현실을 보면 착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우리들은 감각을 떠나 감동과 영감을 추구하고 누릴 수 있는 삶의 양식을 택하게 될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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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6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대상과 내가 서로 따른 결과가 인식이다.

대상과 내가 서로 따른 결과가 인식이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틀렸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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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중견교수를 위한 교수법 워크숍에 참석했을 때 한 연자 분께서 모두(冒頭)에 질문을 하셨다.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결론은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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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에 계시는 백 상호 교수님께서 ‘21세기 의학교육의 변화’라는 강의록의 서두에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불확실한 미래사회의 변화라도 거기에는 10년(decade) 단위로 바뀌어 가는 추세(trend)가 있고 추세는 장시간 지속되는 특성이 있어 어느 정도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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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리뷰를 쓰게된 Magnus Lindkvist의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틀렸다.(Everything we know is wrong!)’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은 지금까지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내면화된 생각들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고 평상시에 사물을 보는 시각과도 일치하는 점이 많아서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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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식의 문제와 그에 따른 오류에 대하여 지적하고 있고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놓치기 쉬운 일곱 개의 사각지대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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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능하면 이미 가공된 2차 정보보다 몸소 겪어서 습득한 현장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새로운 창작물은 사실은 어딘가에서 모방하고 복제되어서 다소 변형된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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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간은 타인을 복사하는 동물이며 그러므로 정보는 권력이며 잠재적으로 돈’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을 저해하는 일곱 개의 사각지대를 분류하고 이를 논거로 해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애들은 1. 점진주의의 시각장애, 2. 사소한 변화들로 인한 시각장애, 3. 돌연성의 시각장애, 4. 직선적인 사고방식에 의한 시각장애, 5. 현재주의에 따른 시각장애, 6. 근시안에 의한 시각장애, 7. 비관주의에 의한 시각장애로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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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 인간의 지각능력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의 결과, 어떤 것을 인지할 수 있는 한계는 12초 보다 빠른 변화라고 한다. 그러므로 느린 변화에 대하여서는 우리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 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항도 전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가끔씩 걸음을 멈추고 자기 주변을 돌아보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의 가치관이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지속적으로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 되지 못하고 단단하게 굳어져서 맹목적인 도그마로 변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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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에서는, 인터넷에 의하여 국경선이 무너지고 있는 분화(fragmentation)를 언급하면서 국가라는 것도 유통 유효기간이 거의 다 되어 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경선이란 인간의 마음속에서 인위적으로 창조된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에 의한 초대형 시장은 다양성의 극한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터넷의 환경은 R&D의 의미가 Rip off와 Duplicate의 첫 글자가 되어야 할 정도로 그 의미가 이 세상 어딘가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아이디어들을 훔치고 베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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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에서, 정보는 전염성이 있고 모방은 트렌드 전파의 가장 진지한 형태라고 저자는 기술하고 있다. 어떤 일들이 아주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것일 때, 그런 대상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그러므로 우리들은 그것에 적응해야 할지의 여부도 판단하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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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에서, 트렌드는 흔히 직선형의 움직임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며 오늘날 증권시장은 1000분의 1초 단위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돈 자랑은 이미 신분의 상징이 아니며 오히려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자랑이 신분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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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에서, 우리들의 수명이 증가하는 속도는 평균적으로 하루 다섯 시간이라고 한다. 이 다섯 시간이 축적되는 것의 파급효과는 대단히 크며, 결과적으로 노년층 사람들의 전형적인 견해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며 그러므로 아무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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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비행기 여행은 한때는 호화롭고 영광스럽기까지 했던 것들이 이제는 졸아 들어서 줄이나 길게 서야 하는 것으로 되었다.”는 푸념으로 시작되는 6장에서는 사람의 눈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시각은 거짓말을 한다고 밝히면서 ‘시각이 낳는 위험들’과 ‘인식의 함정’에 대하여 기술하면서 이러한 원인들로서 우리들의 인식 과정에 내재해 있는 세 가지의 유형 즉, 아무런 패턴도 없는데서 어떠한 패턴들을 보려는 경향, 확실한 증거를 찾으려고 하는 경향, 선입관으로 갖고 있던 편견들을 써먹으려고 하는 경향을 들고 있다. 또한 우리가 우리들의 시각을 한정된 시간과 공간으로만 제한할 때에는 현재의 일상생활을 형성하게 된 아주 장기적이고 복잡하면서도 중요한 갖가지 요소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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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에서, 물고기가 물을 발견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당연히 생각하는 것, 일상적으로 여기는 것은 전혀 보지 못한다고 한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손실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지 때문에 (우리는 이득을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손해를 싫어한다.) 일어나는 상황에 대하여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보다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진다고 한다. 또한 인간은 거의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복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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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아는 것은 모두 틀렸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비슬라바 침브르스카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끝을 맺고 있다.

“영감이 무엇이든, 그것은 끊임없이 ‘나는 모른다’로부터 탄생한다.”

잘 요약되고 정리된 글들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다소 난삽하고 뒤죽박죽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책이지만 나름대로는 깊이 있는 안목으로 서양인의 입장에서 오감과 그에 따른 인식의 문제를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오류와 관련 시켜서 조리 있게 잘 설득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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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우리들은 어느 정도의 기준이나 범위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있고 우리들이 이러한 오류를 깊이 인식하고 보정해 갈 때 보다 사실에 가까운 인식과 트렌드의 예측이 가능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노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언자무지(言者無知)요 지자무언(知者無言)이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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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7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요산요수(樂山樂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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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상식 사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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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은 유난히 추위와 폭설이 심한 것 같다. 어제는 오전 동안 옥상의 태양열 온수 난방 시스템으로 가는 급수가 잠시 얼었었다. 그나마 올해는 모과가 풍년이어서 술 담그고 남은 모과로 차를 달이니 겨울 동안 모과향이 끊이지 않을 것 같아 다소 마음이 훈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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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과 해상근무를 하던 약 10여년을 제외하고 평생 산을 떠나 본적이 없으나 따로 등반을 해본 것은 해병대 유격 훈련장에서 낙하훈련과 외줄타기 그리고 수직하강이 전부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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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과 관련된 기억은 약 20년 전 스위스의 융프라우요흐를 둘러 보기 위하여 인터라켄 오스트 역에 도착해서 같은 동양인이라고 내 사진을 찍어주던 같은 또래의 일본 여성이 있었는데 그날 점심을 그른 채로 아이거 북벽을 오를 거라고 말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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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번은 지리산 뱀사골 부근에 사시던 분이 수시로 지리산 산행을 즐겼는데 어느 날 칠선계곡에 혼자 들어갔다가 안개로 길을 잃어서 몇 시간을 헤매다가 탈진해서 이제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포기하고 바위에 앉아 있는데 안개가 걷히면서 길이 보여서 무사히 하산을 할 수 있었다는 경험담을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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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다른 이야기이지만 허 영호 대장이 북극점을 탐험하려고 유빙 위에서 무거운 짐을 끌며 혹한 속에 하루 종일 행군을 했는데 GPS로 찍어 보니 50m를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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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산기슭의 언덕에 살지만 초등학교 가기 전 어릴 때부터 동네 뒷산은 우리들의 놀이터였고 새벽에 약 1시간 정도 등산으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야영도 곧 잘해서 한번은 추석 연휴 때 제대로 챙기지도 않고 산속에 들어가서 밤새도록 떨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혼자 슬그머니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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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마지막 날은 사하구 의사회에서 주최한 가족 동반 등산대회에 참가해서 승학산에서 부산 신항과 을숙도와 낙동강의 낙조를 즐겼었고 11월 마지막 주에는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한일 약리학 세미나에 초대되어서 가족 모두 활화산인 앵도(櫻島, 사쿠라지마)를 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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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이면 언제나 산속을 거닐지만 자연이 언제나 그러하듯이 산속의 기온이나 날씨는 언제나 변화무쌍하여 자칫 방심하다가는 사고로 다치거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용대 교장 선생님의 ‘등산상식사전’은 모든 산행을 줄기시는 분들에게 아주 적합한 길잡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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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많은 등산 용어와 매듭 등이 범선시대에 사용하던 항해용어와 로프 사용법을 원용하는 부분도 많았고 등반에 관련된 하드웨어나 등반 기술이 재료역학이나 물리학적인 지식을 아주 지혜롭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기상학이나 지리학 그리고 지구과학의 지식들도 활용되고 있으며 영어 독일어 불어 이탈리어 등의 다양한 어학적 지식도 습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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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근의 아웃트로(outro) 패션에 대한 지적은 사실 지금 이 시간에도 목이 긴 등산화를 신고 있을 정도로 이미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든 용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도 극세사에 대한 설명의 ‘데이너(denier)’나 나일론의 천의 밀도를 나타내는 T(density)의 정의도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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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탈수효소 저해제인 다이아목스, 고소생리학, 저체온증, 일사병, 동상 등의 의학적인 요소도 매우 간결하게 잘 설명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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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등정을 증명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한 일화에서 1953년 낭가파르바트를 단독으로 오른 ‘헤르만 불’이 등정 시비에 휘말려 46년이 지나서야 남겨두고 온 피켈로 초등정을 인정받았다는 일화도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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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오랫동안 궁금했던 의문이 하나 풀렸는데 베르너 알프스의 Wetterhorn이 왜 ‘마터호른’으로 발음되어야 하는지 몰랐는데 그것은 체르마트의 ‘마터호른’과는 다른 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산을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일독을 꼭 권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2010년 12월26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자신에 대한 재평가와 삶을 되돌아보기

자신에 대한 재평가와 삶을 되돌아보기

’내안에 잠든 긍정의 추진력-MOJO’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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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을도 깊어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향긋한 모과 향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한해가 저물기 까지는 아직 한 달여가 남았지만 지난 시월부터 마치 한해의 결산을 마감하기라도 하는 듯이 바쁜 나날들이 숨 가쁘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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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모조(MOJO)’라는 용어는 ‘원래 원시종교에서 유래된 것으로 주술의식에 사용되는 헝겊 조각이나 조그마한 주머니 또는 부적’을 뜻하는 단어이나 이 책에서는 ‘나의 내부에서 시작해서 밖으로 드러나는,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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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러한 모조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서 ‘자신에 대한 정체성, 일에 대한 성취, 주변의 자신에 대한 평판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자신의 수용’을 들고 있으며 ‘스스로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주변 사람들이 이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들은 모조의 순간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며 결국 모조의 순간이란 어떤 일에 대한 자신의 만족스런 느낌과, 이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인 인식이 동시에 나타나는 때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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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주변을 되돌아보고 지나간 삶을 살펴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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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고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구절들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싶다면 ‘합리적이라는 선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논리를 뛰어 넘어 자신은 물론 함께 일하는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결국 누구가 옳고 그르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현재의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제대로 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는 제안은 매우 실질적인 대안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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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비용(sunk costs: 이미 지출이 완료되어 회수 불가능한 비용)을 다시 돌이킬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매몰비용 때문에 종종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곤 한다.” 모두가 삶에서 한두번은 겪는 딜레마를 잘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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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적 편견(optimism bias), 이 개념은 행동경제학에서 종종 언급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은 남들 보다 비즈니스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고,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이끌어 나가며, 주식투자에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경향이 있다.” 분명히 나에게도 해당되는 아픈 지적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운이 좋았다는 위안을 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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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그타임(ragtime)의 저자 닥터 로우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소설을 쓰는 일은 야간 운전과 같다. 우리는 헤드라이터 불빛이 미치는 곳 까지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일도 이와 마찬가지다. 충분한 정보와 완벽한 상황을 가질 수는 없지만 우리는 하나씩 실천해나갈 수 있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필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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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저녁에 6시쯤 산책을 나서면 숲속에서는 겨우 2m 정도를 분간할 수 있다. 산 전체를 돌아보면 도저히 갈 수 없을 것처럼 짙은 어둠에 싸여 있으나 산속에 들어가서 단지 한 발자국 앞만 바라보고 거닐다 보면 한 시간 동안 산중턱을 한 바퀴 돌아 나오게 된다. 이러한 진리는 삶에 있어서도 똑같이 원용해 봄직 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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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여러분이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브랜드가 가져다주는 후광효과를 마음껏 누릴 것이다. 그러나 이 후광효과는 여러분이 아니라 여러분이 속한 조직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을 떠나는 순간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오라도 함께 사라지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 대기업에서 일하는 수많은 엘리트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 참으로 냉정한 지적이지만 우리 모두는 이러한 점을 다소는 잊고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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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러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종신사면권을 주었는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렇게 물어보자. 그 수가 너무 많은가, 아니면 너무 적은가?”

각박하게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 그래도 몇몇의 오랜 친구들과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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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초까지 삼성의료원, 가톨릭의과대학, 고려대 구로병원 등지로 거의 매주 출장을 갔었다. 지하철에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분들의 피곤한 모습을 마주하면 깊은 연민을 느낀다. 나는 많은 분들이 이 책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지혜를 얻기를 바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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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18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초보자를 위한 주식투자 입문서

초보자를 위한 주식투자 입문서

‘주식투자 독하게 하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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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고교 동기생 친구들을 만났다. 시내는 PIFF로 제법 붐비고 있어서 송도에서 광안리까지 약 1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정형외과를 개업하고 있는 친구의 부인이 처남과 광안대교가 지척에 보이는 방파제 끝에 카페를 열어서 축하해주러 모였다. 그 중에 양산에서 피부과를 하는 친구가 선친의 유산 중에 주식이 좀 있어서 2008년 봄에 정리를 하면서 그 돈으로 삼성전자를 44만원에 사놓고 지금도 잊고 있다고 했다. 그럭저럭 1억 정도는 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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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불경기이고 어렵다고 하는데 어쩌다 주식투자 입문서에 대한 서평을 쓰게 되어서 조금은 조심스러운 기분이 든다. 내가 주식을 시작한 것은 2004년 쯤 모 바이오 회사에 기술 자문을 해주고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주식을 좀 사라고 권하는 말을 듣고 망설이다가 그 당시 1억을 정기예금으로 두면 1년에 72만원이 손해라는 글을 읽고 정기예금을 털어서 계좌를 개설하고 1주일 정도 투자대상을 물색하다가 한 회사의 주식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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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정도 약간 손실을 보다가 어느 날 상한가에 도달했는데 게으른 성격 탓이라 하루를 넘겼는데 다음날 다시 상한가에 도달했다.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만주를 팔았다. 순식간에 팔렸다. 경험이 있었으면 좀 더 기다렸을 것인데 이것 봐라 웃기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남은 만주를 또 내놓으니 다시 순식간에 팔렸다. 약 25%정도 수익을 남겼는데 문제는 그 후에도 3일을 더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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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으로 첫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할 때가 되어서 집을 하나 사기로 하고 계약을 했다. 남은 돈으로 다시 들어가 볼까? 망설이다가 결국 망설임으로 끝나고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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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동안은 쉬고 있다가 필립 피셔(Phillip A. Fisher)의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Conservative Inverstors Sleep Well & Developing an Investment Philosophy)’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1955년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주식을 14달러에 매수 했는데 1999년 약 40여년 만에 16만 달러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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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모두 첫 경험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일까? 나는 지금도 주식의 매도에는 매우 게으른 편이다. 얼마 전 모 주식을 사고 일 주일 만에 1억 넘는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게을러서 그냥 두었다가 이제 8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나는 지금도 주식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특히 2007년 11월부터 올해 초반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손해를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 회사가 발전하고 수익을 내야 나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운 덕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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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 선생님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봉차트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추세선과 이동평균선에 대하여 보다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투자한 회사의 EPS와 PER를 다시 계산해 보았고 HTS에서 30분봉 차트와 Bollinger bands를 선택해서 사용하기로 했다. 매우 친절하고 세세한 설명이 매우 고마웠다. 나 같은 초보에게는 아주 유용한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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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술적인 분석은 뛰어나나 투자회사에 대한 나름대로의 깊이 있는 분석이 미흡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으로 파악해야 할 문제일 것 같다. 이것은 사적인 견해인데 어쨌든 오랜 기간 조금씩 저축해서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하면서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투자를 한다는 것은 다소 무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투자를 하려면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고 또한 오래 두어도 마음이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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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내가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고 특허도 등록하고 있는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내가 부산의 변방에 살면서 별탈 없이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결국 내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종목을 선택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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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절대 타인에게 투자를 일임하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또한 독하게 투자하는 것은 좋으나 너무 집착하면 삶의 즐거움을 해치게 된다. 나는 신중히 결정하되 결정했다면 최소한 1년 정도는 느긋하게 기다리는 넉넉함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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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13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물결의 흔들림이 나의 모습이다.

 

물결의 흔들림이 나의 모습이다.

-‘Real Life’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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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은행에서 만기된 예금을 찾아가라는 전화를 받고 통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은 무통장으로 2년간 정기예금을 하고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전에 예금을 찾아서 즐거웠던 기분은 점심때 집 앞에 가스 배관 공사를 하면서 차고 문을 부수어 놓고 도망간 것을 알고 화가 났고 일을 수습하고 오후에 시내 모 병원의 임상시험윤리위원회에 심사를 해주러 가다가 병원 현관에서 현곡 신명섭 선생님께서 가훈을 써주시는 것을 보고 가훈을 받아 들고는 다소 마음이 좀 누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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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비교적 한적한 삶을 살고 있는 나의 경우도 이러할진대 “번잡한 도시에서 출퇴근과 비좁은 사무실 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의 고뇌와 어려움은 얼마나 심각할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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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저자인 Phil Mcgraw의 어린 시절 일주일에 10달러를 벌면서 신문 배달을 하던 때의 이야기를 다시 훑어보게 되었다. “10달러면 별것 아닌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10달러와 0달러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 돈이 없으면 고픈 배를 움켜쥔 채 잠자리에 들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중략) 눈보라가 치는 밤에 외출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현관을 두드렸고 그들은 나에게 수금하러 나온 돈을 줬다. 그러면 나는 그 돈으로 그날의 저녁거리를 샀다.” 이것이 우리들의 꾸밈없는 삶의 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비록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세상의 온갖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과 지혜가 갖추어져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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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의 많은 부분이 “현대사회에서 삶의 속도는 지나치게 빠르고 또 문제는 너무도 복잡하고 우리의 참모습과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하는 것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갖는 일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며 “열심히 노력하는 고전적인 방법, 즉 정보를 고루 갖추고 대비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전략들을 생각해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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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70년대 중반에 커피 믹스 한 봉지의 맛이 너무 쓰서 주전자에 타서 마셨던 기억이나 90년 중반에 노트북 화면을 바로 읽기가 너무 눈이 부셔서 항상 출력해서 읽었던 것을 돌이켜 보면 불과 30여 년 동안의 변화이지만 어마어마한 외부 자극에 우리들이 노출되어 왔으며 또한 그러한 자극과 정보의 홍수에 순치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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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에서 약리학을 강의하고 있어서 일까,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요인을 설명하는 저자의 기술에서 약리학적인 부분을 설명하는데 매우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역서 85페이지의 ‘스트레스가 당신을 죽이고 있다.’라는 제목의 내용에서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약리학 총론에서 임상 각론으로 전이해 가는 교량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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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율신경계 약리’를 강의할 때 다루게 되는 용어로서 나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예를 든다. “아프리카의 사바나에 우기가 되어서 사흘 동안 음식을 먹지 못한 치타(cheetah)가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임팔라(impala)를 한 마리 잡아서 막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사자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오고 있었다. 이러할 때 치타는 ‘저놈과 한번 붙어봐(fight), 아니면 아쉽지만 이 먹이를 포기한 채 달아나야 할까(f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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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극도의 갈등상태가 바로 자율신경계 중에서 교감신경계가 극도로 흥분된 생리 상태를 나타내게 되고 그에 따라 우리들의 신체 내부에서는 혈압이 증가하고 심박동수가 상승하며 비장에 저장 되어있던 적혈구가 순환계로 쏟아져 나오고 혈당이 증가한다. 그리고 소화기능은 억제되고 사지의 근육으로 혈류가 증가하게 된다. 또한 부신수질에서 에피네프린이 분비되고 부신 피질에서는 부신피질 호르몬이 분비되어서 몸이 비정상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버티도록 지원해 주지만 이러한 상태가 만성적으로 가면 소화기능의 장애와 면역 기능의 장애로 질병이 유발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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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학생들이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교실에 들어가서 갑자기 “지금부터 시험을 칠테니까 책을 모두 넣으라.”고 한 후에 각자의 생리적학인 반응을 학생들에게 묻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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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저자의 주장 중에 흥미를 끄는 구절이 있는데 49페이지의 ‘실적과 성과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믿었던 앤의 경우’라는 제목의 내용에서 “나는 실체란 없고 오로지 인식만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불가의 오온(五蘊: 色受想行識)을 체득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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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자는 ‘세상이 바라보고 평가하는 나의 모습’인 ‘허구적 자아(fictional self)’와 ‘자신의 절대적인 핵심에서 발견되는 자아상’인 ‘본래적 자아(authetic self)’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러한 접근은 우리들의 다양한 스트레스와 갈등을 분석해서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접근방법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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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상기의 두 요소를 가지고 마치 “옷장으로 가서 문을 열어라. 그리고 네가 입을 외투를 꺼내 입어라. 그런 다음 문 앞에 가서 기다려라. 내가 지금 갈 테니까.”라고 지시하듯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스트레스, 상실, 공포, 적응성 붕괴, 질병과 사고, 정신질환, 약물중독 그리고 존재의 위기 등에서 오는 다양한 문제와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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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읽었던 Dale Carnegie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해가 져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오늘 하루만 어떻게든 열심히 살자. 그러면 편히 쉴 수 있으므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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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31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보살피고 교감하는 삶

보살피고 교감하는 삶

-’Mandela’s Way’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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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톈무(天母)가 부산을 지나간 지 세 시간쯤 지난 6시 경에 저녁 산책을 나섰다. 아직도 건너편 영도 쪽의 남항 입구 방파제에 부딪히는 파고는 3m가 넘어 보였고 하얀 포말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부서지고 있었다. 산책길 곳곳에 태풍이 할퀴고 간 상흔이 역력했고 특히 남쪽 해안, 산 사면의 약 50년은 족히 된 아카시아 나무 한그루가 줄기가 꺾인 채 부러져 있었으며 그 건너편의 아카시아는 한쪽 가지가 찢어져 있었다. 1시간쯤 걸리는 산책로의 약 2/3 지점의 전망대가 있는 곳인데 긴 의자에 누워서 하늘을 보면 5월의 향을 뿌렸던 하얀 꽃 위로 여객기가 지나가던 바로 그 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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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에 대한 이야기는 언젠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주의와 흑인들의 가난한 삶을 고발한 기록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그러나 ’Mandela’s Way’를 읽게 되면서 넬슨 만델라가 27년이라는 긴 시간을 감옥에서 억울하게 억류되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의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삶이 파괴되지 않고 온전하게 유지 될 수 있게 하는 저력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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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왕의 자문관이었던 부친이 “아버지가 만델라가 처음 학교 가던 날 자신의 승마복을 잘라 바지 한 벌을 만들어 주었다.”고 기술하는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부친의 사후에 아프리카 왕족 마을에서 자랐기 때문에 유년 시절부터 귀족과 같은 태도를 지녔던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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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년 시절 소 떼를 모는 방식에서 아프리카식 리더십의 전통을 익혔고 어린 시절 오래된 개미굴에 불을 붙여 검게 탄 옥수수를 먹던 시절을 회상하며 일찍부터 자연과의 대화에서 많은 위로를 받는 지혜를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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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벤섬의 감옥에서 “적은 양의 배식과 고된 육체노동의 세월”을 보내면서도 그는 자신의 텃밭을 가꾸면서 삶의 위로와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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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옷차림을 비롯한 겉모습의 중요함과 상징의 힘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분노를 삭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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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료 수감자가 아파서 자신의 요강을 닦을 힘도 없었던 때에 자신의 닦은 요강을 바꿔 주는 따뜻함도 있었다. 그는 요하네스버그의 알렉산드라 흑인 거주 지역에서 주인 가족의 식사에 초대 받았을 때 나이프와 포크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아서 손으로 먹는 대신 식사를 포기할 정도로 자존심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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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비트바테르스탄트 대학교에서 법률을 공부하면서 그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법은 단지 조직화된 폭력이었으며 그는 법이 평등한 정의를 실현시켜 주는 불변의 도덕적 원칙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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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볼 때 서양은 개인적인 야망으로 가득찬 곳이며 사람들은 남들보다 앞서려고 싸운다. 개인주의라는 르네상스적 개념과는 달리 아프리카의 리더십 모형은 우분투(ubuntu)라는 개념으로 잘 표현되는데 이것은 권위는 다른 사람에 의해 부여받는 것이라는 개념이다. 우분투는 사람을 개별적인 인간으로 보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맺어진 무한하고 복잡한 관계망의 일부로 본다. 우리는 모두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 나는 항상 우리에 종속된다, 어떤 사람도 섬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담고 있다. 만델라의 관점에서는, 우리 모두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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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는 ‘인종, 계급,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평등한 권리’라는 단 하나의 원칙만을 분명히 지켜온 사람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남아공의 고귀한 목표는 단 하나였다. 그것은 아파르헤이트 체제의 전복과 인종에 관계없이 1인 1표를 행사할 수 있는 민주주의 확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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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흑인들의 권리를 부정하고, 흑인들의 가치관과 꿈에 대해 적대적이었던 그런 세상에서 1994년 5월 넬슨 만델라의 집권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은 철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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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는 말한다. 자연을 가까이 하고 산책하면서 문제를 충분히 심사숙고 하시오. 그리고 자신만의 텃밭을 가꾸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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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12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