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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그 고소한 유혹

콜레스테롤, 그 고소한 유혹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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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Mississippi) 강 하구의 삼각주에 있는 Pilottown에서 강을 거슬러 10시간 정도 항해를 하면 New Orleans에 닿게 되고 그곳에는 1910년부터 새우 요리로 유명한 요리집이 있었는데 대개 30분쯤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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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한국을 떠나 낯선 이국땅에서 10개월간 근무할 상선의 기항지까지 여행을 하는 경우에 메뉴에 자신이 없으면 새우나 바다가재 요리를 자주 시켰었다. 얼마 전까지도 많이 먹던 새우와 게를 언젠가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높다는 검사결과를 보고 조금은 절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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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와 조니 보든이 쓴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는 번역서는 거의 한달 동안 열심히 정독할 정도로 유익한 정보가 가득했고 의학과 영양학 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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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심장학에서 고지혈증과 관련된 약물들에 대하여 지난 10년 동안 강의한 경험이 있어서 이전의 주장들과 책에서 읽게 된 새로운 내용들을 비교 대조해 보는 재미와 그윽함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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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할 무렵 생물학에서 다루는 세포막의 기능은 단순히 세포내의 소기관과 내용물을 싸서 보호하는 보자기와 같은 개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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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90년부터 제한효소와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기법의 발달에 따른 분자생물학의 발전은 결국 세포막의 표면과 세포질 내에 산재하는 수용체와, 약물, 호르몬, 신호전달물질 등을 통칭하는 리간드(ligand)의 결합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신호전달경로를 밝혀내게 되었고 그 결과 면역학이나 약리학에 대한 방대한 량의 지식이 축적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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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은 식이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간장에서 Acetyl Co A(아세틸 코 에이)가 두 개 결합하여 Acetoacetyl Co A(아세토아세틸 코 에이)가 되고 다시 Acetyl Co A 한 분자가 결합하면 β-hydroxymethylglutaryl Co A(베타하이드록시메틸글루타릴 코 에이, β-HMG Co A)가 되며 이것을 Mevalonate(메발로네이트)로 환원시키는 효소가 β-HMG Co A reductase(환원효소)인데 이 효소에 엉터리의 기질로서 결합하여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 statins 계열의 약물이 작용하는 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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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이 Mevalonate가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에서 ATP를 생성하는 전자전달계에서 보조효소로 작용하는 ‘코엔자임 Q10’이라고 하는 조효소와, 다양한 수용체 단백질이나 신호전달경로에 작용하는 분자들을 세포막에 달아매어서 고정하는 geranyl pyrophosphate(제라닐 파이로포스페이트)나 farnesyl pyrophosphate(파네실 파이로포스페이트)의 생성에도 꼭 필요한 전구물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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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statins를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근육경련, 전신쇠약, 근육쇠약, 보행문제, 근육량 감소, 손발 저림, 근육 연축 등의 다양한 부작용과 함께 역설적으로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까지 초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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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는 지질단백질은 크게 다섯 종류로 분류되고 이중 HDL과 LDL의 비를 중요하게 진단의 근거로 사용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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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도 영양학이나 의학 관련 기사에서 환자들이나 일반인들을 오도하는 내용을 가끔씩 접하고 있는데 가장 큰 오류 중의 하나가 cholesterol과 cholesterylester를 혼용하거나 아예 구분하지 않고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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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L과 LDL은 결국 전기영동 상에서 전하에 대한 분자의 이동거리를 결정하는 밀도에 따라서 붙여진 이름인데, cholesterol분자가 독립된 형태로 존재해서 규칙적인 배열을 해서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은 것이 HDL이 되고, 이에 비하여 cholesterol의 3번 –OH에 인지질(phospholipids)과 ester 결합을 형성하여 불규칙적인 배열을 하여서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것이 LDL을 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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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cholesterol보다 오히려 인지질(phospholipids)을 구성하는 재료가 되는 중성지방(triglycetides, TGs)이 더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그 결과 cholesterol보다는 중성지방(triglycetides) 합성의 재료가 되는 당의 섭취, 그중에서도 특히 과당(fructose)이 많은 설탕, 시럽, 밀가루로 만든 빵 등이 더 건강을 해치고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된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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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다양한 소제목과 주제들이 있는데 그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하나는 당이 혈관 내에서 존재할 때 혈액의 밀도를 높여서 혈관의 내벽에 대한 전단력(shearing force)과 마찰력을 증가시켜서 내피세포의 손상과 함께, 심장의 수축에 대한 일 량을 뜻하는 후부하(after load)를 증가시켜서 심장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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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내피세포의 손상으로 발생한 틈을 따라 LDL이 빠져 나가서 조직에 축적되고 산화되면 대식세포의 먹이가 되고 그것을 과량 포식한 대식세포가 죽으면서 유출된 소화효소나 사이토카인의 환경이 결국 죽상경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한 당이 물속에 용해된 자체가 우리들이 흔히 보는 문방구용 물풀 같은 작용을 할 수 있으며 이것이 혈액 내에서 다양한 혈구세포나 혈소판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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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의학적인 지식을 모두 이해하기는 일반인에게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저자는 매우 친절하게 의학적인 정보와 함께 실제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식품과 영양학적인 자료들도 함께 싣고 있어서 일반인들도 의학적이나 영양학 그리고 건강을 유지하고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영양학이나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은 명저라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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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8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