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 일정한 월급쟁이가 목돈을 쥘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로또에 당첨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으로 대박나는 것이다. 은행 저금으로 목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요즘처럼 제로금리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고. 한 달에 300백만원을 버는 봉급자가 한 푼도 쓰지 않고 8.33년을 모아야 3억짜리 집을 살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강 건너로 가면 집을 사기는커녕 전세집을 얻기도 쉽지 않고.
죽을 줄 알면서도 불꽃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비처럼 많은 사람들이 손실의 우려가 있음에도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현실이 팍팍하면 팍팍할 수록,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으면 없을 수록, 주식에 기대게 되는 것이다. 제한된 정보로 움직이는 개인 투자자는 절대로 기관을 이길 수 없다고도 하지만 자기만은 다르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은 하나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다. 5,000원짜리 주식을 사서 10,000원에 판다면 손쉽게 두 배를 벌 수 있게 된다. 세상 어디에도 이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더구나 주식은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로 움직인다. 5,000원짜리가 상종가를 치면 5,750원이 되고 다음날도 상종가를 치면 750원이 아니라 862원이 올라 6,612원이 된다. 원금의 두 배로 불어나기까지 단 5일만 기다리면 된다.
문제는 급격하게 올라갈 때도 있지만 반대로 내려갈 때도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5일만에 원금의 두 배가 넘는 이익을 가져다 주기도 하나 5일 만에 반으로 꺾이기도 한다. 가짜 백수오 파동을 일으켰던 내츄럴엔도텍의 경우 9일 동안 하한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4월 15일 91,000원이었던 주가는 11,050원(5월 13일 현재)으로 급락한 상태다. 10주만 가지고 있어도 이 기간 동안 잃은 금액은 799,500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주식 투자를 지배하는 100가지 법칙’은 너무 쉬워 실수하는, 그러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주식 투자의 기술’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다. 제목만 보면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 말해줄 것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주식의 기본에 대해서 말한다. 즉, 수학정석이나 성문기본영어처럼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한 번은 꼭 봐야하는 참고서들처럼 주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기본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주식의 원리나, 분석 방법 등을 제시하는 책도 아니다. 주식에 빠져 미쳐 챙기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일종의 잠언서라고 하겠다. 그런만큼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고르듯 주식을 선택하라’거나 ‘잿빛 현재에서 핑크빛 미래를 사라’, ‘백미러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 ‘아우토반을 달릴 때는 뒤를 돌아보지 마라’와 같이 소제목에서부터 가슴에 새겨야 할 멋진 명언들이 난무한다.
저자는 주식시장이란 주정뱅이부터 부호까지 그리고 투자자와 투기꾼이 공존하는 공간이므로 현명한 투자자든, 현명한 투기꾼이든, 현명하지 못한 투기꾼이든 ‘돈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에 충실하라’고 권한다. 그야 투자를 하든, 투기를 하든, 선택을 할 수 있고 잃지 않는 매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은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저자는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고 한다. 하나, 투자 원칙은 세웠는가? 둘, 언제 살 것인가? 셋, 언제 팔 것인가? 넷, 보유할 것인가? 다섯, 손절매를 할 것인가? 저자 역시 너무 쉬워 실수하고, 너무 하찮게 보여 지키지 않은 주식 법칙들을 찾아 기본부터 다시 공부했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법칙들은 머리에 담았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되는 두세 가지의 법칙은 가슴에 새기로 이를 악물고 실천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0가지는 그리 어렵지도 않고 부담스러운 내용도 아니므로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이미 오랫동안 주식을 해온 사람이라면 지극히 당연한 공자님 말씀 정도로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쉬는 것도 투자’라는 말처럼 부담없이 읽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도 좋겠다. 물론 주식 초보자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인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주식 시장은 야구가 아니다.
당신은 공이 들어올 때마다 매번 배트를 휘두를 필요가 없다.
당신에게 알맞은 공이 들어올 때를 기다려 치면 된다.”.
– 워런 버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