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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그래비티를 4DX로 봤더니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그래비티를 4DX로 봤더니

그래비티8

관련 배경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가 있는 반면,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봐야 더 재미있는 영화도 있다. 가령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의 처절한 전쟁에 대한 영화 ‘300’(300: Rise of an Empire, 2014)이나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과 함께 한순간에 지구 상에서 자취를 감춘 도시에 대한 영화 ‘폼페이'(Pompeii, 2014)의 경우에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알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하겠다.

반면 의외의 인물이나 배역이 나올 경우에는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보러 가는 게 더 낫다. 준비하고 맞는 것보다 아무런 대비 없이 받는 충격이 더 쎈 법이다. 그야말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아봐야 더 기억에 남게 된다. ‘겨울왕국'(Frozen, 2013)과 자웅을 겨뤘던 ‘수상한 그녀'(Miss Granny, 2014)의 경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미 알고 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다.

지난 2014년 3월 3일(한국 시간) 열렸던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쟁쟁한 영화들을 물리치고 7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영화 ‘그래비티'(Gravity, 2013)의 경우에는 후자에 가깝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모르면 모를수록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출연 배우도 극히 적고 스토리라고 말할 수 있는 내용도 많지 않기도 하거니와 결론도 뻔하기 때문이다. 많이 알면 알수록 재미가 반감되는 영화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로 또 보기로 결심한 것은 4DX라는 유혹을 떨칠 수 없어서였다. 디지털 2D 버전으로 처음 봤을 때도 상당히 몰입해서 봤던 영화였고 3D 아이맥스(IMAX)로 볼 때는 더욱 몰입해서 봤던 영화였으니 4DX로도 새로운 경험이 되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이미 DVD와 블루레이로 출시되었고 다운로드로도 받을 수 있는 영화 ‘그래비티’를 또 보러 용산으로 향했던 이유다.

초반에는 잠시 어지러웠다. 우주 유영 중인 조지 클루니를 따라 좌석도 함께 움직였다. 약간의 멀미 증상도 있었지만 이내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조지 클루니와 산드라 블록이 나사를 풀기 위해 전동기를 사용할 때는 온몸으로 전해지는 진동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간판을 내린 상태였기에 포기하고 있었는데 4DX로 또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고맙기도 했다.

다만, 산드라 블록이 맡은 라이언 스톤 박사가 우주선 본체에서 멀어질 때 빙글빙글 도는 장면에서는 충분한 회전이 전달되지 않고 다소 밋밋하게 표현되고 있었다. 아마도 심한 현기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라이언이 고립된 상태에서 우주선의 냉기를 느낄 수 있도록 에어컨을 매우 세게 틀어준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낭설이었나 보다.

4DX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물이 튀고 바람이 불며 향기가 난다는 점인데 ‘그래비티’의 경우에는 그런 부분은 상당히 약했다. 물이 튀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고 바람도 두어 번 정도만 잠깐 스치듯 지나갈 뿐이었다. 향기가 풍기는 장면도 한 번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물이 튀어 옷이 젖을까 하는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되겠다. 어차피 이 영화를 4DX로 보기는 힘들겠지만.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한다면 후반부에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부분이다. 혹자는 어차피 주인공이 살 것을 알기에 맥이 빠질 수 있는 결말일 수 있었는데, 하필이면 중국 우주선이어서 끝까지 긴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일명 마데전자(Made in China)에 대한 우스갯소리였다. 라이언이 탄 우주선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엄청난 진동이 시작되는데 영화의 감동을 전신으로 느낄 수 있도록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2013년 10월 17일 개봉했던 ‘그래비티’를 보았던 것은 그로부터 나흘 뒤인 10월 21일 메가박스 동대문에서였다. 디지털 2D로 보고 나서 3D 아이맥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11월 27일 CGV용산에서 두 번째로 보았고, 2014년 3월에 4DX까지 보게 되었다. 이미 간판 내린 지 한참인 이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었던 것은 CGV의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서였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을 테니 사실상 막차를 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비티(Gravity, 2013)
SF,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영국 | 90분 | 2013.10.17 개봉
감독 알폰소 쿠아론 | 출연 : 산드라 블록(스톤 박사), 조지 클루니(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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