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주자를 27m 앞에 두고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무사 1-3루였으므로 안타가 아니더래도 외야 플라이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지난 4월 14일 텍사스 전처럼 끝내기 홈런이 터져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단은 동점이 먼저였다. 이대호라면 충분히 해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볼 두 개에 이어 스트라이크 두 개가 연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다섯 번째 공에 이대호의 방망이가 돌아갔다. 타구는 외야로 날아갔으나 기대했던 만큼 멀리 뻗지는 못 했다. 미네소타 우익수 미구엘 사노는 이 공을 잡자마자 곧바로 홈을 향해 던졌다. 홈에서 접전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3루 주자 션 오말리가 무리하게 홈으로 파고들지 않고 3루로 돌아가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추지는 못 했다.
그래도 여전히 1사 1-3루의 기회는 계속되고 있었다. 역전까지는 어려울 수 있어도 동점은 가능해 보였다. 그때 1루 주자가 2루로 달리면서 경기가 묘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1루 주자를 몰던 미네소타 2루수 브라이언 도저는 3루로 공을 던졌고 3루와 홈 사이에서 갈등하던 3루 주자 오말리가 객사했다.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즈가 던진 공에 1루 주자 카일 시거마저 잡히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고 말았다.
2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맞붙었던 박병호의 미네소타와 이대호의 시애틀의 경기는 미네소타의 한 점 차(6:5) 승리로 막을 내렸다. 5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5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고, 7회말 애덤 린드 대신 대타로 나선 이대호는 2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9회말 결정적인 순간에서 타점을 기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워싱턴과 원정 경기를 치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은 8:4로 앞서던 선발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에 이어 8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첫 타자 마이클 타일러를 삼진으로 돌려세운데 이어 벤 르비어를 중견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한 후 제이슨 워스마저 삼진으로 잡으면서 평균자책점을 2.02로 낮췄다.
볼티모어 김현수는 데뷔 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클리블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선 김현수는 네 번째 타석에서 토미 헌터의 초구를 밀어 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김현수의 타율은 3할 8푼 6리가 되었고, 볼티모어는 4:11로 패했다.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온 김현수가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설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텍사스의 다르빗슈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던 피츠버그의 강정호는 경기에 나서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