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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똥돼지와 흑돼지, 돔베돈

흑돼지

제주도에는 사람의 인분을 먹고 사는 돼지(일명 똥돼지)가 있었다고 한다.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제주 농가에는 변소에 돗통(또는 돗통시)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곳에서 돼지를 한 마리씩 길렀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의 관광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재래식 변소의 추방과 함께 똥돼지를 키우던 돗통도 사라지게 되는 데 그로 인해 오늘날 제주에서는 더 이상 똥돼지를 볼 수 없게 되었다.

그 똥돼지를 지금은 흑돼지라고 부른다. 아직도 제주도 돼지를 똥돼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그 똥돼지라고 부르던 돼지가 바로 흑돼지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재래돼지의 일종으로 제주도 지역에만 서식하는 토착종이다. 그런 만큼 제주의 기후와 풍토 조건에 잘 적응한 대표적인 재래 가축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른 돼지고기와 달리 제주 흑돼지는 비계가 투명하고 살이 탄탄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제주공항에서 멀지 않은 제주시 건입동에는 ‘흑돼지 거리’라는 곳이 조성되어 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지 않아도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가면 흑돼지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그 흑돼지 거리에서 찾은 곳이 바로 ‘돔베돈’이라는 식당이었다. 흑돼지 거리를 알리는 입구 바로 앞에 있으므로 찾기도 쉽고 비교적 깔끔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다. 제주도답게 입구에 돌하르방이 서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관광지 음식점은 몰려드는 손님에 비해 종업원이 적어 정신없이 뛰어다니기 마련이나 이곳은 그렇지가 않아 일단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거니와 종업원들도 친절하다. 가격은 비교적 비싼 편으로 최고 비싼 메뉴가 16,000원(돔베고기, 제주흑도야지, 흑항정살, 흑가브리살)이고 양념흑돼지가 14,000원, 다른 고기는 12,000원(생삼겹살, 대패삼겹살, 생목살)이었다. 어차피 흑돼지를 먹겠다고 들어왔으니 가격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다른 고기집과 달리 고기가 덩이로 나오므로 처음에는 당황스러울만도 하다. 가격에 비해 양이 작아 보이는 탓이다. 하지만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상태. 무게를 달아보자고 할 수도 없는 일. 기분 좋게 나선 여행길이니 기분 좋게 먹는 게 좋겠다. 우리가 갔을 때는 못 봤는데 새로 생긴 메뉴인지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을 보면 돔베고기와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을 총망라한 돔베돈 세트도 있다고 한다.

고기맛은 다부진 편이다. 씹는 맛도 좋고 넘기는 맛도 좋다. 가격이 쌔기에 고기로 배 채우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제주에 왔다면 한 번쯤 먹어줄만 하다. 하지만 이 집은 고기도 고기지만 깔끔한 냉면 맛으로도 기억하고 싶은 집이다. 고기를 배불리 먹지는 못했다 해도 냉면을 먹을 수 있는 배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냉면은 3천원이지만 쿠폰을 지참하면 서비스로 준다. 제주 관광가이드북에 들어있는 쿠폰을 꼭 챙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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