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4번 타자 강정호가 3회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 제프 사마자를 맞아 강정호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바 있었다. 피츠버그는 1회 존 제이소의 솔로포와 맷 조이스의 적시타 그리고 2회 그레고리 폴랑코의 3점포로 넉 점을 앞서고 있었지만 경기 초반이므로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노볼 투스트라이크에서 강정호의 방망이가 돌아갔다. 아웃코스로 빠지는 88마일짜리 슬라이더였다. 높이 솟은 타구는 우중간을 향해 날아갔고 그대로 관중석에 꽂혔다. 강정호의 시즌 10호 홈런이자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자축하는 축포였다. 지난해에는 100경기 째였던 8월 19일 애리조나 전에서 10번째 홈런을 기록했던 강정호는 올 시즌에는 39경기 만으로 단축시켰다.
이번 홈런으로 강정호는 팀 내 홈런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맥커친과 폴랑코가 각각 277타수와 256타수만에 이룬 성적을 불과 127타수만에 달성한 것이다. 또한, 이날까지 기록한 35개의 안타 중에서 홈런과 2루타가 18개에 달한다. 절 반 이상이 장타인 셈이다. 강정호는 장타율(.575) 면에서도 맥커친(.104)과 폴랑코(.523)를 압도한다. 강정호의 성장세는 눈이 부실 정도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솔로포로 다섯 점까지 점수 차를 벌렸지만 이후 4,5,6회에 각각 1,2,3점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7회말에는 강정호가 3루 강습 타구로 2사 2루의 기회를 잡은 후 3루까지 훔치면서 동점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으나 후속 타자 조이스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피츠버그는 6:7로 패했다.
신시내티와 홈경기를 치른 텍사스 추신수도 홈런을 추가했다. 시즌 2호포다. 신시내티 6번 타자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에게 3점포를 허용하며 5:4로 쫓기고 있던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토니 싱그라니의 96마일짜리 패스트볼을 밀어 쳐 좌측 담장으로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홈런으로 신시내티의 추격을 물리치고 아메리칸 리그에서 최다승인 47승째를 수확했다.
시애틀의 이대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4번 타자로 나섰다. 디트로이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1회 첫 타석부터 우중간 안타로 2사 1-2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후속 타자 카일 시거가 1루 땅볼에 그치며 홈을 밟지는 못 했다. 3안타 빈타에 허덕인 시애틀은 디트로이트에게 1:5로 패하면서 5연패에 빠졌다.
샌디에이고와 홈경기를 가진 볼티모어 김현수는 안타 2개를 추가했다.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1루 땅볼과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던 김현수는 5회 우중간 안타를 시작으로 6회 좌전 안타까지 뽑아내면서 멀티히트를 완성시켰다. 시즌 11번째 멀티히트였다. 샌디에이고를 7:2로 꺾은 볼티모어는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한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길에 나선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가 일찌감치 7점을 뽑고 앞서감에 따라 출전하지 않았고, 세인트루이스는 7:2로 승리했다. 타율 2할 3리로 멘도사 라인으로 추락한 미네소타 박병호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고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를 기록한 미네소타는 필라델피아에게 6:5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