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도사 라인(Mendoza Line)이라는 야구 용어가 있다. 규정 타석을 모두 채우고도 2할대 초반을 맴도는 타자의 타율을 말한다. 통산 타율 2할 1푼 5리였던 마리오 멘도사(Mario Mendoza)에게서 유래한 이 말은 타자로서의 능력을 평가하는 일종의 커트라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시에 멘도사 라인에 머문다는 것은 최하위 권 타율에 속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박병호의 타율은 6월 22일 현재 2할 3리(.203)다. 전날까지 2할 6리였으나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를 치른 22일(한국시간)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3리가 더 떨어졌다. 규정 타석을 채운 169명의 타자 중에서 168위로 꼴찌에서 두 번째에 해당한다. 그보다 더 낮은 선수는 2할 타율에 빛나는(?) 템파베이의 코리 디킨슨과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토드 프레이저뿐이다.
지난 30경기에서 박병호의 타율은 1할 7푼 4리(109타석 19안타)였다. 지난 15경기로 좁히면 1할 7푼(53타수 9안타)으로 떨어지고, 지난 7경기만 놓고 보면 8푼 9리(25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지난 19일 경기에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홈런으로 연결할 때만 해도 부진 탈출의 신호탄으로 보이기도 했으나 여전히 타격감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박병호는 5회말 볼넷을 골라 커트 스즈키의 홈런으로 홈을 밟기도 했지만 나머지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1회), 삼진(3회), 3루 땅볼(7회)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2사 3루의 득점 상황을 맞았던 8회에는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로 교체되고 말았다. 필라델피아에서 막스 케플러와의 승부를 고의사구로 피한 후 박병호와의 승부를 선택한 다음이었다.
박병호 대신 타석에 들어선 에스코바가 우전 안타를 쳐냄으로써 3루 주자 마우어가 홈을 밟을 수 있었고, 계속된 2사 1-3루 기회에서 스즈키의 좌전 2루타가 터짐으로써 미네소타는 3점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11:10이던 한 점 차 경기는 순식간에 14:10으로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박병호 대신 대타를 내세운 것은 적절한 교체라고 할 수 있었으니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는 일인 셈이다.
샌디에이고와 홈경기를 치른 볼티모어의 김현수는 4타수 1안타에 1타점과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에 그쳤던 김현수는 1:1이던 3회말 내야 안타로 3루 주자 애덤 존스를 불러들여 전세를 뒤집었다. 10:6으로 뒤지고 있던 9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해 페드로 알바레즈의 안타 때 홈을 밟기도 했다. 하지만 추가 득점을 뽑아내지 못한 볼티모어는 7:10으로 샌디에이고에게 패했다.
친정팀 신시내티에 상대한 텍사스 추신수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 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추신수는 1루 땅볼(3회)과 유격수 땅볼(6회), 중견수 플라이(8회)에 그쳤고 2할 3푼 3리였던 타율은 2할 1푼 3리로 떨어졌다. 신시내티 1번 타자 잭 코자트와 4번 타자 제이 브루스에게 각각 3타점과 4타점을 허용한 텍사스는 2:8로 패했다.
시애틀 이대호는 2:4로 뒤지던 9회초 투아웃 상황에서 대타로 기용됐다. 이대호는 디트로이트 마무리 투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를 맞아 시속 132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후 시애틀은 케텔 마르테까지 우전 안타를 쳐내 2사 1-3루의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아오키 노리치카가 2루 땅볼에 그치면서 전세를 뒤집지는 못 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를 가진 피츠버그 강정호는 5회말 대타로 출전했으나 2루 땅볼에 그쳤고, 피츠버그는 샌프란시스코에게 4:15로 대패했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은 한 점 차 승부에도 등판하지 않았고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에 뒤를 이어 조나단 브록스톤과 케빈 시그리스트, 트레버 로젠탈이 차례로 던져 시카고 컵스에게 4:3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