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오승환이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으로 새로운 수호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장 안정적인 구위의 오승환이 마무리로 낙점되었고, 처음으로 세이브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오승환이 상대해야 할 타자들은 밀워키의 중심 타선인 4번 타자 조나단 루크로이와 5번 타자 크리스 카터, 그리고 6번 타자 커크 뉴웬하이스였다.
1B 2S에서 오승환은 루크로이를 향해서 88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던졌다. 루크로이가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러 보았지만 맞지 않았다. 커터에게도 83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던져 2루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까다로운 타구였으나 2루수 콜튼 웡의 호수비가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누웬하이스와는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82마일짜리 체인지업으로 방망이를 끌어내 삼진으로 처리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한 두 번째 선수이자 첫 번째 한국인 선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3일(한국시간) 밀워키 전에서 감격적인 빅 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오승환은 지난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해 2013년까지 통산 277세이브를 기록했고, 2014년부터 일본 한신에서 활동하면서 80세이브를 올렸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끝판왕으로 불렸던 오승환은 이제 미국에서 파이널 보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참고로 한미일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첫 번째 선수는 다카쓰 신고였다.
볼티모어와 홈에서 만난 시애틀 이대호는 황당한 일을 겪어야 했다. 6회말 1사 2루에서 좌측 구석으로 흐르는 타구를 날린 이대호는 열심히 달려 2루에 안착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볼티모어 2루수 조나단 스쿱의 글러브에 밀려 발이 떨어지면서 아웃 판정을 받고 말았다. 2루타가 단타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2루심에게 억울함을 호소해 보았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대호는 “처음에 세이프가 되고 (2루수가)미는 바람에 중심을 잃었다. 그것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민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했다”면서 “힘이 좋더라. 일어나면서 중심을 잃은 상황에서 밀리니 더 많이 밀렸다”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전날 무안타에 그쳤던 볼티모어의 김현수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벤치를 지켜야 했다. 홈런 5개를 포함해서 장단 16안타를 집중시킨 시애틀이 볼티모어에게 12:6으로 승리했다.
미네소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텍사스 추신수는 7회초 미네소타 두 번째 투수 마이클 돈킨의 95마일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우측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지난 1일 뉴욕 양키스 전 이후 이틀 만이자 시즌 5호 홈런이었다. 하지만 텍사스는 박병호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미네소타에게 5:17로 대패했다.
오클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피츠버그 강정호도 안타를 신고했다. 9회초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던 강정호는 오클랜드 네 번째 투수 라이언 매드슨의 93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피츠버그는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오클랜드에게 4:2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