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에는 다소 독특한 이름의 바위가 있다. 아들바위 공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름만으로도 사연이 있음 직해 보이는 이곳은 동해의 특성에 맞게 바다 공원이어서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지난 1999년에 지금과 같은 공원으로 정비되었다고 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자욱한 바다 안갯속에서 둘러보니 마치 태고의 신비가 느껴지기도 했다.
아들바위라는 이름은 옛날에 노부부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여 아들을 얻은 후 자식이 없는 부부들이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쥐라기 시대인 일억 오천만 년 전에 지각변동으로 인하여 지상에 솟은 바위라는 설명에 더 놀라게 될 것이다.
아들바위공원 주차장에서 입구로 향하면 바다 쪽으로 펼쳐진 바위들을 볼 수 있다. 사실 바닷가의 바위들이 다 멋있기도 하지만 이곳은 공원답게 여러 가지 조형물을 준비해 놓았고 산책길도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기 좋다. 아들을 낳고 싶다는 소원이 아니라도 말이다.
아들바위 공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들바위가 아니라 노래비였다. ‘파도’라는 노래의 노랫말이 적혀져 있는 ‘파도노래비’는 1960년대 가요계를 풍미하다 요절한 가수 배호의 히트곡 가운데 하나인 ‘파도’를 기리기 위해 세운 노래비로 그 옆에 있는 노래 불러주는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바로 배호의 ‘파도’다.
그런데 지금까지 둘러본 것은 아들바위가 아니다. 아들바위는 입구 중앙에서 왼쪽으로 돌아가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들바위’에 대한 설명을 듣기 까지는 왜 이름이 아들바위인지 이해하지 못할게 사실이다. 매처럼 생겼다는 제부도의 매바위처럼 아들바위도 엄마와 아가의 형상처럼 생겼나 추측해볼 뿐이다.
억지라고 할지는 몰라도 아들바위를 직접 보니 마치 엄마와 아기의 형상인 듯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게 사실이었다. 바위 아래에 적힌 이름의 유래를 읽고 아들바위라고 불리게 된 이유를 알고 나서야 굳이 엄마와 아들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비슷해 보이기는 했다.
아들바위는 주문진항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간단히 들를 수 있는 곳이다. 날씨가 좋다면 넓은 바다에 펼쳐진 바위들을 감상할 수도 있을 텐데 이날은 바다 안개가 자욱해서 바다와 함께 감상하지는 못 했다. 공원 입구에 횟집들이 있으므로 주문진항에 가지 않고도 회를 맛볼 수도 있다. 실제 아들바위공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회를 먹는 커플들도 있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어쨌든 부러운 청춘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