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은 장보고다. 그의 고장답게 완도의 어디를 가든지 장보고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장보고를 빼고는 완도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완도읍 청해진로 1353-22에 세워진 높이 31.7m의 장보고 동상은 멀리서도 눈에 띄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니 완도에 가서 장보고 기념관을 들르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완도에서 빼먹으면 서운할 필수 코스라 하겠다.
장보고 기념관은 한적한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장보고 기념관에 거대한 장보고 동상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장보고 동상과 기념관과는 약 2km 정도 떨어져 있다. 장보고 기념관 앞으로는 장도라는 섬이 보이는데 다리로 이어져 있으므로 걸어서 들어가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장도 청해진 장보고 유적이 있기도 하다. 멀찍이 바라보는 장도는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기념관 입구로 들어서면 해상왕답게 장보고 무역선이 맞아준다. 1/4 크기로 축소한 모형으로 길이가 약 7.9m이고 돛대 높이는 약 7m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의 배가 출토되지 않아 그 형태를 정확하게 밝힐 수 없으나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목선과 완도 약산면 어두리에서 출토된 고려 배, 그리고 일본과 중국의 배와 문헌을 통해 신라 배를 추정해서 학자들의 고증을 거쳐 만들었다고 한다.
LED로 표현한 갈대 길을 따라가면서 장보고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데 출토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 투명 유리를 밟고 지나가면서 유적을 감상할 수 있게 꾸며놓았다. 또한, 당시의 시대상을 모형으로 만들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기도 하다. 신라 제42대 왕인 흥덕왕릉비에 새겨져 있는 ‘무역지인간’은 ‘무역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흥덕왕이 장보고를 지칭하는 표현이었다고 한다.
청해진은 당나라의 해적들이 신라의 변방민을 잡아다가 노비로 팔거나 분탕질을 일삼는 것을 막기 위하여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설치되었다. 장보고는 군사 1만을 얻어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적들을 소탕하였다. 이후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신념으로 청해진 본영을 중심으로 한민족의 기상을 떨치며 해양을 개척하였다. 장보고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연결하는 장대한 해상항로를 개척하였으며, 청해진을 본거지로 중국과 일본을 잇는 중계무역을 실시하고, 이슬람 세계와도 교역한 아시아 최초의 민간 기업인이자 세계적 무역 왕이 되었다.
지난 2004년 11월부터 2005년 5월까지 방송되었던 KBS 2TV 드라마 ‘해신’은 장보고 신드롬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10여 년이 지난 드라마이지만 아직도 장보고 기념관에서는 ‘해신’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데 장군복을 입고 해신의 주인공들과 기념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더불어 간이 국궁장에서는 다소 허접하기는 해도 말에 올라타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아볼 수도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완도와 장보고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한 상설전시실 외에도 특별전시실에는 세계의 해양영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중국의 정화와 이탈리아의 콜럼버스, 포르투갈의 마젤란 등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아무래도 임진왜란 당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승을 이루어낸 이순신 장군이 아닐 수 없다. 좁은 수로에서 장군이 펼친 학익진의 모습도 모형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장보고 기념관의 관람시간은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고 동절기(11월~2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한다. 관람요금은 어른 1,000원, 청소년(만 13세~만 18세) 700원, 어린이(만 7세~만 12세) 500원이다. 기념관에서 나와 정원을 거닐고 바다로 난 길을 걷다가 장도까지 다녀오는 코스도 괜찮겠다. (장보고 기념관 changpogo.wando.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