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에서 간신히 얻어먹은 전복삼계탕

전복삼계탕

도시에서 밤 9시는 늦은 시간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관광지라면 사정이 다르다. 인파로 넘쳐나는 도시와 달리 정해진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이니 언제 올지도 모르는 손님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에서다. 그런 사정도 모르고 그 시간에 저녁 식사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으니 반겨주는 곳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런 불청객을 유일하게 맞아준 곳이 바로 해남 황토방 횟집이었다.

세상 물정도 모르고 그 시간까지 식사가 늦어졌던 것은 해남 가학산 휴양림에서 1박을 하고 나와 곧장 완도로 건너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완도 장보고 기념관과 완도 타워 및 일출 공원을 들렀다 다시 해남으로 돌아와 땅끝황토나라테마촌에 여장을 풀고 그제서야 식사하러 나선 길이었다. 그나마 그 근처에서는 가장 번화한 땅끝마을 관광지에 가면 식사할 곳이 있으려니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대부분의 집이 문을 닫았고, 그나마 열려있는 몇 집도 문을 닫기 위해 정리하고 있었으므로 손님을 받지 않았다. 그렇게 돌고 돌아 눈에 띈 집이 바로 해남 황토방 횟집이었다. 손님이 없어 야외 평상에 앉으니 조용하고 운치도 있어 보였다. 다만, 칠흑 같은 같은 어둠에 가려 야외임에도 경치를 감상할 수는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일이다. 늦은 저녁식사로 전복해물탕과 전복삼계탕을 주문했다.

전복삼계탕의 가격은 일반 삼계탕보다는 비싸지만, 전복이 들었다고 하니 별미로 생각하고 먹어준다. 전복이라기보다는 오분자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실 전복을 많이 먹어본 입장이 아니다 보니 구별하기 힘들다. 게다가 조명이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는다. 해물탕 역시 맛에 비해서 비싸게 느껴진다. 이게 다 세상 물정 모르고 나선 무지 탓이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안주인과 바깥주인은 저리도 심하게 다투는 것일까. 그러거나 말거나 그저 한 끼 때웠다는데 의미를 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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