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는 없었지만 김현수에게 24일(한국시간)은 뜻깊은 하루였다. 이날이 바로 ‘김현수 데이’였기 때문이다. 구단에서는 김현수 데이를 맞아 오렌지색 티셔츠를 준비했고 앞에는 오리올스, 뒤에도 김현수라 적었다. 모두 한글이었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 역시 김현수 티셔츠를 입고 훈련을 소화하며 김현수 데이를 즐겼다.
김현수는 한국계 미국인인 유미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과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난 4월 7일 유미 여사는 홈 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등 팀 내 입지가 무척 좁아진 상황에 처한 김현수에게 “기죽지 말고 열심히 뛰어라”며 격려하기도 했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김현수의 입지는 180도로 달라져 김현수 데이까지 치를 수 있게 됐다.
볼티모어가 특정 선수의 이름으로 행사를 진행한 건 올해만 두 번째다. 마크 트럼보와 김현수로 트럼보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특급 스타플레이어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신인으로서 시즌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테이블세터로 구단 안팎에서 인정받고 있는 뜻으로 김현수 데이에 대한 의미를 해석했다.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1회 볼넷을 얻은데 이어 7회에도 볼넷을 골라냈다. 2회와 5회에는 각각 유격수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났고 9회말 타석에서 대타 마이클 본과 교체됐다. 0:2로 뒤지던 볼티모어는 8회말 페드로 알바레즈의 솔로포와 9회말 맷 위터스의 동점포, 그리고 연장 12회말 트럼보의 결승포로 애리조나에게 짜릿한 한 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워싱턴과 홈에서 만난 피츠버그 강정호는 4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볼넷 2개와 1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3개의 볼넷을 얻어냈던 강정호는 이틀 동안 무려 5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강정호는 2:3으로 뒤지던 3회말 무사 3루에서 시속 150km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3루 주자 앤드류 맥커친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시즌 56번째 타점이었다.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8회초 대타로 나와 삼진으로 물러났고 시애틀 이대호는 출전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가 시카고 컵스에게 영봉패(0:5) 당했으므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