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로 뒤지고 있던 9회초 9번 타자 놀란 레이몰드 대신 선발 명단에서 빠졌던 김현수가 대타로 나섰다. 우중간 안타로 1루에 나가있던 조나단 스쿱이 2루를 훔쳐 주자는 1사 2루가 됐다. 안타 하나면 승부를 원점으로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현수는 2B2S 이후 세 개의 공을 걷어냈고 결국 풀 카운트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토론토 마무리 로베르토 오주나는 아홉 번째 공으로 95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몸 쪽으로 낮게 들어오는 공이었다. 그와 함께 김현수의 방망이도 힘차게 돌아갔다. 높이 뜬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향해 날아갔고 그대로 볼티모어 불펜에 꽂혔다. 마지막 공격에서 단 한 번 타석에 들어서 승부를 뒤집은 짜릿한 투런홈런이었다.
김현수의 역전 홈런으로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디트로이트에게 1경기, 시애틀에게 2경기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와일드카드 위기였던 볼티모어의 상황이 김현수의 홈런으로 변했다”며 김현수의 활약을 전했다. 또한 “올해 봄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한 김현수는 현재 볼티모어의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하나로 발전했다”고 호평했다.
김현수도 볼티모어 지역 언론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KBO리그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쳤던 홈런들 가운데 넘버 원이다”라며 흥분했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가 홈런 한 방으로 팀을 구했다”면서 “김현수가 토론토의 마무리 투수 오주나의 95마일 직구를 우측 담장으로 넘겨 44,668명의 관중들을 모두 침묵하게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은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 네 번째 투수로 나와 1.2이닝 동안 삼진 두 개를 잡아냈다. 1:2로 뒤지고 있던 8회초 1사 3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스티브 셀스키와 토니 렌다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셀스키와 렌다의 삼진은 오승환이 빅리그 데뷔 후 기록한 99번째와 100번째 삼진이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라몬 카브레라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후 다음 타자 이반 데 헤수스 역시 범타로 처리했다. 헤수스의 타구가 오승환의 글러브에 맞고 2루로 굴절되면서 2루수 그렉 가르시아가 처리했다. 호세 페라자의 타구 또한 비슷했다. 그러나 타구를 처리하던 오승환이 몸에 불편을 느끼면서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잭 듀크에게 공을 넘겼다.
9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긴 세인트루이스는 9회말 공격에서 동점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콜튼 웡이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3루타로 출루한 것. 하지만 디아즈, 가르시아, 저코가 각각 3루수 땅볼, 좌익수 팝플라이, 3루수 땅볼에 그쳤고 세인트루이스는 신시내티에게 1:2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와일드카드 경쟁 상대인 샌프란시스코가 콜로라도에게 0:2로 패함에 따라 두 팀의 승차는 여전히 1을 유지했다.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오클랜드와의 홈경기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가 8회말 대주자로 출전했다.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마이크 트라웃 대신 1루 주자로 나선 최지만은 C.J. 크론의 타석 때 힛앤런으로 2루를 밟았다. 크론이 삼진으로 물러남에 따라 최지만은 시즌 두 번째 도루를 기록하게 됐다.
어제 패전으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탈락한 피츠버그는 시카고 컵스를 8:4로 제쳤지만 강정호는 출전하지 않았다. 강정호의 동료인 1루수 존 제이소는 2회 좌전 안타, 4회 3점 홈런, 5회 2루타에 이어 7회에 3루타를 추가해 피츠버그 소속으로 PNC 파크에서 처음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시애틀의 이대호도 휴스턴과의 원정 경기에 결장했다. 시애틀은 휴스턴을 12:4로 꺾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자인 볼티모어와 2경기 차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