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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가성비 최고였던 뮌헨 아트 호텔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가성비 최고였던 뮌헨 아트 호텔

아트호텔

 

싸구려는 원래 다 그런 줄 알았다. 에어컨도 없고 냉장고도 없고 그저 하룻밤 잘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 거 원한다면 돈을 더 들여서 고급 호텔로 가야 한다는 종업원(또는 주인)의 싸가지 없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때까지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날 찾아간 아트호텔(arthotel)은 달랐다. 에어컨도 있고 냉장고도 있다. 그리고도 마르깃 펜션과 단돈 10유로(약 1만5천원 정도) 차이 날 뿐이었다.

그동안 여행에서 숙소는 그리 비싼 곳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실컷 돌아다니다가 어차피 잠만 자려고 들어갈 텐데 그런 곳에다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은 낭비라는 판단에서였다. 일본 후쿠오카에 갔을 때도 침대만 달랑 있는 초소형 호텔 객실에 비교적 만족했던 것도 그래서였다. 그런 개인적인 소신을 무너뜨린 것이 뮌헨 마르깃 펜션이었다.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도록 만들었다.

뮌헨 중앙역을 기준으로 볼 때 아트 호텔은 마르깃 펜션보다 한 블록 앞에 있다. 역에서 거리도 가깝고 각종 편의 시설도 다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아침 조식 뷔페도 훨씬 훌륭했다. 그러니 마르깃 펜션에서 당한 냉대에 수긍했던 나 자신에게 화가 날 지경이었다. 원래 이틀이었던 뮌헨에서의 일정을 사흘로 늘리면서 하루를 마르깃 펜션에서 보낸 것인데 그때 차라리 아트호텔로 하루 더 잡았어야 했다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이미 마르깃 펜션에서 최악을 경험한 탓인지는 몰라도 아트호텔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을 연발해야 했다. 에어컨이 있기에 비교적 상쾌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었고 냉장고가 있기에 시원한 물과 음료수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침대도 억지로 만들어 놓은 마르깃 펜션과 달리 더블 하나와 싱글 두 개로 4인을 맞춰놓았다. 화장실도 으리으리한 규모를 자랑했다. 역시 펜션과 호텔의 차이인가 싶을 정도로 모든 게 완벽했다.

더 놀라운 것은 조식 뷔페다. 그래도 호텔은 호텔이기 때문인지 조식 뷔페 역시 펜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메뉴와 재료를 구비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조식은 간단하게 제공하기 마련인데 아트호텔은 달랐다. 적당히 먹어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가져다 먹게 만든다. 그래도 든든히 먹어야 다음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보니 이렇게라도 챙겨주는 아트호텔이 고맙기까지 했다.

아트호텔은 호텔 예약사이트 익스피디아를 통해서 4인 2박에 457,304원으로 예약했다. 1박당 228,652원인 셈이다. 이에 비해 부킹닷컴에서 예약한 마르깃 펜션은 약 21만원이었다. 단돈 10유로 때문에 아트호텔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독일 여행에서 한인 민박(프랑크푸르트), 펜션(뮌헨), 식당여관 격인 Gasthof(로텐부르크), 야간열차(베를린행) 등에서 묵었지만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숙소는 단연 아트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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