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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한라산보다 1000m나 더 높은 독일 추크슈피체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한라산보다 1000m나 더 높은 독일 추크슈피체

추크슈피체1

 

독일에서도 알프스에 오를 수 있다?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옆에 있는 추크슈피체가 알프스(알프슈피체 2628m)보다 더 높다는 점이다. 해발 고도가 무려 2964m다. 한라산이 1947m니 그보다 1000m가 더 높은 셈이다. 그러니 전문산악인이나 올라야 할 것 같지만, 산악열차와 케이블카가 마련되어 있어서 누구나 손쉽게 올라갈 수 있다. 마치 덕유산 향적봉처럼 말이다.

길지 않은 여행 기간 동안 도시 여행만 해도 빠듯하다 보니 추크슈피체 방문은 일정에서 제외되기 쉽다. 하루를 꼬박 보내야 하고 도시보다는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여행에서 알프스를 빼놓을 수 없듯이 독일에서도 추크슈피체를 빼놓게 되면 곤란하다. 빼어난 경치와 벅찬 감동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추크슈피체가 있는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까지는 뮌헨에서 RB로 약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뮌헨 편에서 누누이 얘기했듯이 바이에른 티켓만 있으면 교통비에 대한 부담 없이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다른 열차와 다르게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열차에는 자전거를 가지고 타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마도 자전거인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코스인 듯싶다. 열차에도 자전거 칸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열차는 목가적인 분위기의 시골길을 달린다. 끝없는 초원만 펼쳐지던 남프랑스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기차를 타고 가던 보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나도 내려서 자전거로 달리고픈 생각이 들게 만든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기차 창밖으로 손을 내밀거나 얼굴을 내밀면 위험하다며 혼나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 심지어 차장도 슬쩍 보고 그냥 지나간다.

추크슈피체로 가려면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역에서 내려 별도의 등산 철도를 이용해야 한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추크슈피체 등산 철도역이 있다. 성인 두 명과 학생 두 명의 비용으로 113유로가 들었는데 여기에는 추크슈피체 입장료와 곤도라(또는 로프웨이) 사용료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약 16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은 1936년 제4회 동계올림픽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추크슈피체로 향하는 등산 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등산 열차 승강장 바로 앞에는 올림픽 스케이트 경기장이 있어 당시를 증언하고 있다. 도시는 역을 끼고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는데 서쪽이 가르미슈이고 동쪽이 파르텐키르헨이다. 서쪽의 가르미슈와 동쪽의 파르텐키르현을 합쳐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이 되었다.

추크슈피체 등산 철도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아이프 호수역까지만 운행한다. 이 구간은 산악지대가 아니라 일반 평야이기에 아기자기한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잔잔한 풍경은 덤이다. 아이프 호프역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산악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경사가 급하기도 하지만 눈이나 얼음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일반 레일이 아니라 톱니바퀴 형식의 레일로 설치되어 있다.

아이프 호수역에서 갈아탄 등산 열차는 추크슈피츠플라트 역까지 운행한다. 여기에서 추크슈피체까지는 다시 케이블카를 타야 하는데 아이프 호수에서 추크슈피체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도 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경치는 추크수피체와 아이프 호수로 이어진 케이블카가 더 좋을 것 같다. 등산 열차를 타고 올라갔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아이프 호수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도 있다고 하는데 그러려면 막차 시간에 늦지 않도록 스케줄 조절이 필요하다.

등산 기차를 타도 오른편으로 멋들어진 호수의 경치와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아이프 호다. 주위가 삼림으로 둘러싸인 푸른 빛의 호수다. 시간만 된다면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으나 막차 시간이 촉박한 상태여서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에 가서도 알프 호수를 들르지 못해 아쉬웠었는데 추크슈피체에 와서도 시간 때문에 아이프 호수에 들르지 못하다니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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