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서 쇼핑은 빠질 수 없는 코스인가 보다. 출발할 때 무쇼핑임을 그렇게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가이드는 딱 두 군데만 들르겠다고 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카파도키아에 있는 터키석 매장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스탄불에 있는 가죽의류 매장이었다. 그때마다 가이드 체면도 있고 하니 들어가서 딱 10분만 둘러보고 나와달라고 부탁하는 걸로 봐서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음을 의미하는 듯도 하다.
어쨌든 사람의 심리라는 게 견물생심이 아니던가. 가격의 적정선은 제쳐두고라고 일단 보고 나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주위에 비교할만한 대상이 없으니 더하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사람들도 화려한 터키석 장신구들을 보면 그 매력에 이끌리지 않을 수 없다. 한 사람이 사게 되면 다른 사람도 용기를 내게 되고 그렇게 서로가 하나씩 두 개씩 장만하게 되는 것이다. 가이드가 데려가는 곳에서는 바가지일 테니 아무것도 사지 않겠다는 다짐은 그렇게 무너지고 만다.
터키석 매장에 들어가면 중앙에 있던 여직원이 큰 소리로 외친다. “제가 먼저 설명해 드릴 테니 설명 먼저 들으세요” 어눌하지만 한국말이다. 그 여직원의 요지는 이렇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에도 터키석은 있다. 그것도 가짜는 아니다. 하지만 터키에서 나는 터키석이 제일 화려하다. 여기는 시장이 아니므로 그냥 주지 아니다. 품질보증서까지 첨부하고 영수증도 준다” 뭐 대충 그런 말이다. 한국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본 듯 그야말로 물 흐르듯 청산유수처럼 이어진다.
다른 곳과 가격을 비교할 수 없으니 전체적으로 비싼지 싼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면세점이니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과 비자카드로 결제하면 10% 할인받을 수 있다는 점은 알려주었다. 실제로 일행 중에서 어머니께 드린다며 십자가 목걸이를 구입했는데 터키석 팬던트와 금으로 된 체인을 포함해서 80 달러에 샀다. 그것도 무려 120달러에서 40달러나 깎은 가격이었다. 나중에 이스탄불 공항 면세점에서 선물을 사려고 고를 때 차라리 이때 터키석을 살 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공항 면세점에는 터키 여행에 어울면서 괜찮기까지 한 액세서리를 찾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에서 가이드가 인도하는 쇼핑 코스에서 물건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는 순전히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산사람은 산사람대로 후회하고 못 산 사람은 못 산 사람대로 후회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봐서 이런저런 요령이 생긴 사람을 제외하고 말이다.
초아
2017년 2월 28일 at 11:33 오후
견물생심이라 보고 안 살수는 없을것 같고..
한참을 고민해야겠네요.
journeyman
2017년 3월 2일 at 11:14 오전
그러게요. 가까운 곳이면 달려가서 사면 되는데 먼 곳이다 보니 생각만 깊어집니다. 그러고도 후회를 하게 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