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꼼수인가, 통큰 결단인가? 매거진M

지난해 이맘때, 파격적인 제안이 있었다. 영화 주간지를 1년 동안 무료로 보내준다는 것이었다. 2천원 상당의 잡지였으니 가격으로만 따지면 10만원에 달한다. 조건은 단 하나. 그 기간 동안 중앙일보를 보라는 것이었다. 이쯤 되면 중앙일보 구독에 대한 사은품으로 생각하겠지만, 이번에는 그렇지도 않았다. 중앙일보까지 무료였으니 1년 동안 무려 28만원에 달하는 선물 공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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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2천원이나 하는 주간지를 정말 무료로 보내줄까? 다른 의도는 없는 걸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정말 중앙일보까지 무료로 넣어줄까?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한번 신문을 보기 시작하면 끊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뒤탈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는 건지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래야만 영화 주간지를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중앙일보는 ‘뉴스위크’라는 주간지를 폐간하고 메가박스와 함께 ‘매거진M’이라는 주간지를 새로 만들었는데 이 ‘매거진M’을 받아볼 수 있는 방법이 중앙일보 구독 외에는 없었다. 시중에서 판매하지 않으니 돈 주고도 살 수 없었고 오직 중앙일보와 함께 받는 방법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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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을 신청받던 메가박스 홈페이지에 의하면 중앙일보는 1년간만 무료로 제공하고 그 이후에는 재연장에 대한 여부도 묻지 않고 바로 끊어준다고 했다. 나중에 중앙일보를 보라고 권유하지도 않고 1년이 넘었다고 구독료를 내라고 강요하지도 않겠다는 말이었다. 1년 후의 일이니 그때 가서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런지 알 수 없는 일이나 어쨌든 ‘매거진M’이라는 잡지에 대한 욕심으로 중앙일보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매거진M’을 보려면 반드시 중앙일보를 보게 만드는 전략은 중앙일보 독자층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매거진M’에 대한 발송비를 줄여보겠다는 의미도 있었다. 기존에는 우편으로 발송하는 탓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으나 중앙일보와 함께 보낼 경우에는 중앙일보 독자도 확보하고 잡지 발송 비용도 줄이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다. 전문용어로 일타쌍피라고 하던가. 꼼수이기도 하고 결단이기도 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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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중앙일보의 꼼수(또는 결단)는 먹힌 것으로 보인다. 비록 무료독자이고 일시적이기는 해도 중앙일보 독자가 대폭 늘어났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매거진M’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잡지라고 하기에는 발행면수도 많지 않았거니와 내용도 그리 알차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차라리 기존 ‘무비위크’를 제공하는 편이 만족도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받았으리라.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매거진M’은 잡지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고 이제는 시중에서 2천원에 팔리고 있다. 돈 내고 사 볼만한 잡지는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어쨌든 중앙일보 독자에게는 50% 할인해 준단다. 그럼 여기서 제기할 수 있는 의문 하나. 이럴 거면 뭐하러 멀쩡한 ‘무비위크’를 폐간시켰을까? 여전히 중앙일보의 얕은 꼼수인지 통큰 결단인지 헛갈리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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