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는 섬 같지 않은 섬이다. 하루에 두 번 물길이 열려야 들어갈 수 있는 제부도와 달리 대부도는 북쪽으로는 시화방조제로 들어갈 수 있고 남쪽으로는 탄도방조제를 통해서 육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어느덧 도착해 있기에 딱히 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마련이다. 제부도에 비해 유명세에서 밀리는 대부도로서는 억울할 만 하다. 하지만 8km에 달하는 시화방조제를 달리는 시원함은 대부도가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1. 대부도 그랑꼬또 와이너리
대부도는 큰 대(大) 언덕 부(阜)로 이루어진 이름이다. 풀자면 큰 언덕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랑꼬또(Grand Coteau)라는 이름도 그와 같다. 멋들어진 블어지만 우리말로 풀면 큰 언덕이라는 말이고 한자로 하면 대부가 된다. 대부도 포도를 주원료로 하는 와인에 어울리는 이름이 아닐 수 없다. 누가 지은 이름인지 센스 만점이다. 현재는 와인샵과 전시관에서 다양한 와인을 만나볼 수 있지만, 조만간 캠핑장이 완성되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와인을 즐길 수도 있겠다. 와이너리 뒤로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무료로 시음해볼 수도 있었는데 당분 높은 대부도 포도라서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지난 2012년 1월 청춘불패 팀에서 직접 담근 포도주도 만날 수 있다.
2. 영흥도 수산물직판장
대부도에서 선재도를 지나면 영흥도에까지 이르게 된다. 특히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는 미니 서해대교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 영흥대교 끝자락에 수산물직판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정찰제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어느 집으로 들어가나 같은 가격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요란한 호객행위가 없다. 당연히 분위기도 소란스럽지 않아 좋다. 또한, 바로 옆자리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이층으로 따로 이동하는 번거로움도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3. 선재도 윈드빌
선재도와 영흥도에는 특색있는 펜션들이 많다. 그중에서 윈드빌을 선택한 것은 길가에 있어 찾기 쉽고 바다로 바로 이어져 있으며 물길이 열리면 나타나는 목섬과도 가깝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바닷가로 향하던 길을 폐쇄시켜 놓아서 바다로 접근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단체 손님이 들어 소란스럽기까지 했다. 선재도에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최악의 펜션이 되어버렸다.
4. 목섬
선재대교 끝자락에서 보이는 섬이 바로 목섬이다. 제부도처럼 하루에 두 번 물길이 열리면 들어갈 수 있는 섬으로 규모가 작아서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저녁 석양 무렵이나 이른 아침에 찾기에도 좋다. 하지만 선재도에서는 목섬으로 향하는 모든 길목을 차단하고 오직 정해진 입구로만 들어가게 만들었는데 순전히 입장료 수입을 챙기기 위해서다. 영원한 처녀이길 바랬던 은교처럼 선재도는 몇 년 전과 달리 더 이상 순결하지 않은 섬이 되어버린 듯하다.
5. 탄도항
대부도 남쪽에 위치한 탄도항은 누에섬으로 유명한 곳이다. 제부도처럼 하루에 두 번 물길이 열리면 들어갈 수 있는데 이곳에는 특히 등대를 올라가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정상 누에섬은 들어가지 못했고 대신 탄도항 수산직판장에서 바지락 칼국수로 늦은 식사, 이른바 브런치를 하게 되었는데 맛도 좋고 양도 많아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선재도에서 망쳤던 기분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 있을 정도였다.
6. 안산어촌민속박물관
누에섬에 다녀오면 좋겠지만 그럴만한 시간은 안돼도 얼마간의 시간이 남는다면 탄도항 수산직판장 바로 앞에 있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에 들르는 것도 좋다. 바닷가 어촌 생활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서해안 갯벌의 소중함과 함께 고단했던 어민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줄 것이다. 입장료 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