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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이보다 더 막장은 없다, 투마더스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이보다 더 막장은 없다, 투마더스

투마더스2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고 한다. 그 어떤 장벽도 사랑의 힘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국경은 넘기 힘들다는 상징적인 뜻으로 쓰였다. 이동이 손쉬운 유럽과 달리 우리처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위로는 함부로 넘어갈 수 없는 환경에서는 그 의미가 더 크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루어 가는 사랑은 감동적이기도 하고 눈물겹기도 하다.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고 축복하는 것도 그 때문일게다.

그 어려운 환경에는 나이 차도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활동했던 이주노(67년생)는 23살 연하의 아내를 신부로 맞았다. 장모와는 불과 두 살 차이고 장인과도 네 살 밖에는 차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중견 배우 이한위(61년생)와 변우민(65년생)도 각각 19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기도 했다. 그러니 많은 나이 차는 더 이상 흉이라고 할 수도 없다. 사랑한다면, 그리고 극복할 수 있다면 그들의 선택을 지탄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아무리 사랑에 조건이 없다지만 이 정도 되면 사랑이라고 보기 힘들기도 하고 막장의 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투 마더스(Adore, Two Mothers, 2013)’에서 그 상대가 엄마 친구이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의 친구에 대한 동경이나 관심은 있을 수 있다.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함께 지내왔으니 누구보다 친근하고 편한 상대일 수 있다. 모친에 대해서 품는 무의식적인 성적 애착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의 변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는 못하다. 이안이 좋아하는 상대가 엄마의 친구인 로즈이고 이안의 친구 톰이 좋아하는 상대 역시 엄마의 친구인 릴인 탓이다. 즉 이안은 톰의 엄마를 흠모하고, 톰은 이안의 엄마를 마음에 둔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왔기에 톰과 이안은 친구가 아니라 형제와 같은 사이였고 톰과 이안에게 릴과 로즈는 엄마 친구 이상의 존재였다. 그러니 그들을 범한다는 것은 마치 엄마를 범하는 것과 다름이 아니었다.

만일 영화가 그들이 사랑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나 그들의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게 그리기라도 했더라면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안타까움이라도 느꼈을 텐데 영화는 그러한 부분에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는 느닷없는 이안의 키스를 톰의 엄마인 로즈가 받아들이고 남편이 있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안과 잠자리를 갖고 만다. 정신줄을 놓을 만큼 술에 만취한 상태도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신상태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들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로즈의 아들 톰과 이안의 엄마 릴이다. 이안과 엄마의 충격적인 정사를 목격한 톰은 그 길로 로즈를 찾아가서 그녀의 몸을 탐하려고 한다. 릴은 거부하지만, 톰으로부터 이안과 로즈에 대한 얘기를 듣고는 못이기는 척 몸을 허락하고 만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10여 년간 독수공방해온 처지라지만 급격하게 무너지는 그녀의 심경변화를 이해하기도 힘들다.

또한, 로즈에 대해 진심이 느껴지는 이안과 달리 홧김에 릴을 찾아간 톰에게서는 진심을 느끼기도 힘들다. 그저 엄마의 불륜에 대한 반발이자 자신의 성적 욕구 해소 차원으로 보일 뿐이고 릴 역시 톰을 섹스 토이로만 생각하는 듯 보인다. 아무리 홀로 지낸 세월이 길다고 한들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아들 친구이자 친구 아들과 살을 섞는다는 설정은 역겹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야동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이 버젓이 극장에서 상영되는 셈이다.

이 영화는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볼거리 하나는 훌륭하다. 톰과 이안은 매일마다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고 릴과 로즈의 집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그림처럼 서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매연으로 가득한 서울이 갑자기 갑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용은 막장이지만 영상은 그럴듯하고 포스터 역시 로맨틱하다. 그렇다고 속지는 말자. 저절로 욕이 튀어나오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될 테니…

투 마더스(Adore, Two Mothers, 2013)
드라마 |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 111분 | 2013.08.22 개봉 | 감독 : 앤 폰테인
출연 : 나오미 왓츠(릴), 로빈 라이트(로즈), 자비에르 사무엘(이안), 제임스 프레체빌(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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