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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대한민국 최남단 섬, 마라도의 배신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대한민국 최남단 섬, 마라도의 배신

마라도

육지에서는 해남. 바다에서는 마라도.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최남단이다. 무인도에 가까운 마라도보다는 볼거리가 다양한 우도가 더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제주까지 와서 마라도를 안 보고 갈 수는 없는 일. 첫날 첫 방문지였던 ‘생각하는 정원’ 다음 코스로 마라도를 선택한 것도 그래서였다. 여기에 마라도의 명물이라는 해물짬뽕을 맛보려는 의도도 없지 않았다.

마라도로 향하는 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마라도 근해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이고 다른 하나는 마라도를 오가는 여객선이다. 유람선과 여객선의 차이는 유람선의 경우 마라도에서 1시간 반정도 머무를 수 있지만, 여객선은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유람선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1시간 반 간격으로 하루 4회 운항하고 여객선은 9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역시 4회가 운항된다.

유람선이나 여객선이나 장단점이 있는데 유람선의 경우 마라도에서 머무는 시간은 짧지만 정해진 배를 타고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여객선의 경우 마라도에서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나올 때는 줄을 서서 배를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즉 마라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여객선이 낫고 안정적인 배편을 원한다면 유람선이 낫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마라도는 끝내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지막 배인 2시 배를 예약했으나 풍랑이 높아 운항이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하늘은 맑았으나 바다에는 꽤 높은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고 멀리서 봐도 배가 기우뚱하는 모습이 보일 정도였다. 육지에서 보기만 해도 멀미날 지경이었으니 차라리 결항이 다행이다 싶었지마는 한편으로는 제주까지 와서 마라도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기도 했다.

그런 아쉬움은 선착창 오른편으로 펼쳐져 있는 송악산 아래 바닷가에서 풀고자 했는데 이곳은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해안가 절벽에는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들이 17개 정도가 남아있는데 대장금 후반부에서 장금이가 어느 여인의 출산을 돕는 장면이 그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다만 나처럼 대장금을 보지 못한 입장에서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

이곳의 모래는 자갈이 부서져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검은깨처럼 생긴게 입자가 곱고 부드러웠다. 그 색깔이 너무 검어서 석탄이나 연탄처럼 검은색이 묻어나는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그런 일은 없다. 다른 바닷가와 달리 검은 모래를 걷는 기분도 참신한 편이다. 백사장(白沙場)이 아니라 그야말로 흑사장(黑沙場)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좋은 곳에서 개통한 지 한 달 된 아내의 스마트폰을 바닷물에 빠트렸다는 점은 반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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