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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먹는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가봤더니

경해루

사람의 마음이 참 요상하다. 대한민국 땅끝보다 조금 더 내려가서 점심으로 먹는다는 게 기껏 짜장면과 짬뽕이었으니 말이다. 평상시에도 자주 먹는 메뉴일뿐더러 완도가 아니라 전국 그 어디에서도 생각나면 먹을 수 있는 바로 그 메뉴가 아니던가. 다소 허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짜장면이라고 다 같은 짜장면이 아니고 짬뽕이라고 다 같은 짬뽕이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난 7월 제주도에 갔을 때 마라도에 들어가면 해물짬뽕을 먹어보려고 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태풍의 여파로 풍랑이 높게 일었기에 마라도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했고 해물짬뽕도 맛보지 못 했다. 어쩌면 그때의 아쉬움이 완도에서도 중화요리집으로 이끈 것인지도 모른다.

완도에서 경해루라는 중식당을 찾은 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그저 내비에서 찾아준 식당일 뿐이었다. 맛이나 유명세 등과 관계없이 그저 짜장면과 짬뽕을 먹기 위해 들어간 곳이었다. 그런데 이 집 콧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점심시간을 훨씬 넘어 두 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바빠서 요리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며 가급적 짜장면과 짬뽕 중에서 골라달라고 한다. 나머지 메뉴는 시간이 꽤나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유세를 부리나 했더니 방송국과 각종 일간지에서 격찬한 중화요리집이기 때문이었나 보다.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점심시간을 지났기에 대기행렬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어느 기사에는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우연히 들어간 집이 특별한 맛집이라면야 그처럼 반가운 일도 없을 테지만 맛집이라는 허울을 쓴 곳도 많기에 일단 먹어봐야 판단할 수 있는 일이었다.

가족이 함께 나선 길이었으니 탕수육도 같이 주문하려 했으나 주문받는데 워낙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니 그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쟁반짜장과 사천짜장을 시켰고 처음의 엄포와는 달리 약 20분 정도 만에 나왔다. 다른 중국집이라면 왜 이렇게 늦냐며 몇 번씩이나 닦달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 집에서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고 여기게 되니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다.

그럼 맛은 어떨까? 줄 서서 먹을만한 맛이었을까? 글쎄 모르긴 몰라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쟁반짜장은 비벼져서 나오므로 일일이 비벼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정도의 장점이 있고 사천짬뽕의 경우 약간 느끼한 매력이 있다는 점 외의 다른 특이한 점은 없었다. 그렇다고 섬이라는 특성을 반영해서 해물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기대했던 거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게다가 나중에 네이버 검색으로 찾아보니 경해루에 대한 내용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해남과 완도 여행에 대한 간단한 여행기를 올렸던 내 블로그 포스트 하나(대한민국 땅끝의 감동, 해남-완도 2박3일 여행기)만 달랑 나올 뿐이었다. 줄 서서 먹는 집이라며? 방송 3사가 극찬한 맛집이라며? 도대체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2 Comments

  1. 김수남

    2016년 8월 26일 at 8:10 오후

    네,그런 일이 계셨군요. 하신 말씀에 큰 공감이 됩니다.가족 분들이 함께 여행하시는 행복한 모습이 그려집니다.좋은 글 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journeyman

      2016년 8월 29일 at 11:29 오전

      감사합니다. 늘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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